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in 예스24스테이지 1관, 2021.05.26 8시 김주호 표도르, 조풍래 드미트리, 김재범 이반, 유현석 알료샤, 박준휘 스메르, 김인애 피아니스트. 러시아 고전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로 종일반을 하고 싶어서 매진 회차를 열심히 산책한 끝에 1층 뒷자리를 가까스로 주워 객석에 앉았다. 도스토옙스키의 을 원작으로 한 이 극이 필경 취향이리라 믿었는데, 생각보다 아쉬움이 남았다.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과 탄식이 여러 차례 터져 나왔으나, 전체적인 구성과 연출은 흡입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각자의 서사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예측 가능하여, 결국 배우 개개인의 역량과 노선에만 의존하는 극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 탓도 있다. 감정을 곱씹고 가사를 되짚어보니 오히려 이야기의 매력이 피어오르더..

그레이트 코멧 in 유니버셜 아트센터, 2021.05.26 3시 케이윌 피에르, 이해나 나타샤, 이충주 아나톨, 방진의 엘렌, 이하 원캐. 작년부터 기대가 큰 작품이었는데, 시국 때문에 한 번 엎어지고 다시 올라와서 고마웠다. 다만 걱정이 됐다. 톨스토이의 를 원작으로 한 19세기 모스크바 배경에, 무대 위 객석이 있는 공연이라니. 취향저격일 극임이 뻔해서 자첫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마지막 티켓팅이 도래했고, 막공주 자첫자막을 결정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코멧석에 입장하여 자리에 앉자마자 깨달았다.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초반에 관극 했으면 필경 열심히 회전 돌았으리라. 극 시작 직전부터 시작된 아코디언 연주에 이어 Prologue의 흥겹고 중독성 넘치는 가사과 안무가 행복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함께 ..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 in 티오엠 1관, 2021.05.22 7시 김찬호 비지터, 정동화 맨, 김소향 우먼, 김경민 플레이어1, 이나래 플레이어2, 김문학 플레이어3, 김병무 플레이어4, 양찬영 피아니스트. 찬지터, 꽃맨, 향우먼. 믿나 액뮤 자첫자막. 위멮데이. 작년에 믿나 앤틀을 아주 흥미롭게 관극했기에, 동일한 텍스트의 다른 연출인 믿나 액뮤를 꼭 만나고 싶었다. 이번 액뮤가 백암부터 시작하여 꽤 오랫동안 무대 위에 있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자첫이 자꾸만 미뤄졌다. 이러다가는 못사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어서 위멮데이가 뜨자마자 바로 티켓팅을 했고, 분명 객석 전체가 덕덕하리라 믿고 관크 걱정 없이 뒷자리에 착석했다. 마침 캐슷도 연륜 있는 배우들이어서 믿음직스러웠고. 의도한 건 아니었..

검은 사제들 in 유니플렉스 1관, 2021.05.20 8시 조형균 최부제, 이건명 김신부, 박가은 이영신, 이하 원캐. 지혜근, 이지연, 심건우, 김정민, 이동희. 작년 알앤디콘에서 넘버 하나를 미리 들어보긴 했지만 크게 감흥은 없었다. 영화를 굳이 뮤지컬로 만드는 필요성에 대한 의문 반, 구마를 무대 위에 구현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 반으로 기대치조차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동생이 이런 장르의 영화를 워낙 좋아하기에, 2층에서 알앤디 조명샤워나 한 번 해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을 안고 방문한 공연장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멋지게 걱정과 불신을 산산조각내는 멋진 관극이 될 줄이야! 다소 유치하지만 직관적이며 꽤나 혼미하지만 확고한 철학을 향해 나아가는 이 극이 무척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이었다. 이 창작뮤지컬의..

포미니츠 in 정동극장, 2021.05.15 6시 김선영 크뤼거, 김환희 제니, 정상윤 뮈체, 박란주 한나, 오은철 피아니스트, 이하 원캐. 무대 정가운데에 놓인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배우가 직접 연주하는 부분도 있었으나, 대부분 무대 왼쪽 2층에 위치한 피아니스트의 연주였다. 회전무대를 사용하여 피아노가 돌아가기도 하고, 피아노를 중간에 두고 바깥쪽 둘레원이 돌아가기도 한다. 앙상블 배우들이 의자를 끌고 움직이거나 그 위에 앉으며 여러가지 상황과 역할을 가정한다. 무대 안쪽 벽에 낙하산을 탄 피아노들이 비춰지기도, 재능 있는 물고기와 같은 물에서 헤엄치고 싶다며 물 속의 일렁임이 그려지기도, 격렬한 연주에 맞춰 곡선이 하늘하늘 춤을 추기도 한다. 낙하산을 닮은 살이 많은 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