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 세븐틴★ 2004년 12월의 어느 날. 수차례의 호명 끝에 비로소 수상을 인지하고 감격에 눈물을 쏟던 이들을 기억한다. 데뷔 7년 차에 처음으로 대상을 받은 그들의 벅찬 얼굴이,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떨리는 목소리가, 다 함께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하던 어깨동무가,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해에 입덕한 늦덕이지만 그들과 함께 기쁨의 순간을 공감하며 공유할 수 있음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 마음을 19년 만에 다시 경험하게 될 줄이야. 세븐틴을 이토록 아끼게 될 줄 몰랐지만, 역시 사랑은 불시에 피어올라 점차 거대한 불길이 됐다. 마음에 스며든 찰나의 애정이 퍼지고 번지며 끝내 일상을 가득 물들이고 말았다. 심장 한 켠을 내어주며 그들의 행복과 기쁨을 바랐다. 고생과 우여곡..
거창한 글을 쓰기에는, 한 달 남짓한 덕질 기간이 사뭇 민망하다. 그러니 갓 입덕하여 모르는 게 많은 큐빅이라는 대전제 하에 주관적인 멤버별 단상을 남겨본다. ※팩트 오류가 아닌 한, 비난조의 이견 피드백은 안 받겠다는 뜻입니다※ 움짤이 많아서 포스팅이 무거울 수 있는 점 참고 바라며, 세븐틴이 자주 택하는 공평한 나이순 정렬로 갑니다. 2023년의 초여름을 가득 채워준 그대들에게 감사를 보내며. #1 에스쿱스 세븐틴의 리더이자 맏형. 다만 본인의 원래 성향은 지도자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장난기와 애교가 많고 옆사람에게 엄청 치대는 등, 사랑 많이 받고 자란 동생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또한 꼭 필요할 경우가 아니면 굳이 나서고 싶지 않아하기도 한다. "정한이 있어서 너무 좋아." 하지만 13명이라는..
이제와 새로운 아이돌을 잡는 것도 모자라서 블로그 포스팅까지 하게 되다니, 인생사 무엇인가. 2d에서 3d로 넘어갔다가 모든 덕질의 종착지라는 연뮤까지 도달했음에도, 기어코 돌아오고야 말았다. 사실 거창하게 돌판에 다시 뛰어들었노라 자처하기에는 다소 어정쩡하게 굴고 있긴 하지만, 여기 또 발을 담궜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 충격이 심하다. 예, 대충 세븐틴 입덕했다는 뜻입니다. 아직 캐럿은 아니다. 애정이 싹터 입덕을 선언할지언정, 누군가의 팬을 자처하며 특정 팬덤에 스스로를 포함시키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덕질과 팬질은 농도가 다르다는 면에서 엄연히 다른 행위가 아닐까. 현재 나의 입지는 세븐틴 콘서트 가고 싶은 큐빅 정도. 큐빅은 세븐틴 자체컨텐츠인 고잉세븐틴 예능 구독자 애칭이나 근래는 입덕부정기..
01.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2017) - 김은주 사유는 오직 남성만의 전유물이기에, 남성만의 영역으로 규정지어진 철학이라는 학문에서 여성은 내내 배제되어 왔다. 생각하고, 그래서 의문을 갖고, 그리하여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던 여성들은, 이질적이고 옳지 못한 존재로서 박해당하고 삭제되어왔다. 이 책은 20세기 '여성 철학자'들의 '철학'을 소개한다. 문장이 다소 어렵지만, 스피박의 지적처럼 "쉽게 읽히는 글의 기만성 (p.64)" 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소개된 여성 철학자 여섯 명은, 기존 기득권의 것이 아닌 자신들만의 언어로 삶을 이해하고 인간을 바라보며 세상을 논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인간과 삶, 죽음을 긍정하고, 기존 철학이 단정지은 단일성을 비판하고 거부한다. "스피박은 (...
01. 체공녀 강주룡 (2018) - 박서련 강주룡, 조선 최초로 체공 운동을 벌인 노동운동가. 격변의 시대 속에서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낸 이 인물의 이야기가 몹시 생동감 넘친다. 평범한 여성이자 노동가인 동시에, 비범한 의지와 걸출한 행동력을 지닌 운동가이다. 당연하기에 요구해야만 하는 권리를 위해 스스로를 내던지며 싸워본 사람. 두렵기도, 막막하기도 하지만, "제 온 열과 성을 다바쳐 파업에 참여하는 것이 삼이를 위한 길이고 옥이를 위하는 길이며 저 자신을 위한 길인 것 (p.179)" 임을 깨달았기에 주저함은 없다. 그래서 강주룡은 말한다. "내 동지, 내 동무, 나 자신을 위하여 죽고자 싸울 것입네다. (p.181)" 그리고 행한다. 결사를 각오하고 대중을 위하여 죽음을 거부하지 않는다. 강주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