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의 일정은 지브리 박물관, 딱 하나!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일정이기도 했다. 월요일 아침은 특식이라 가격이 싸길래 숙소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다가 이동 시간이 길어져서 지브리 박물관으로 가는 미니버스를 놓칠 뻔했다. 다행히 캐리어를 질질 끌면서 전력질주 했기에 잡아탈 수는 있었다. 월요일 오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을 가지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것을 상기해보면 이상할 건 없지만서도. 동화적인 느낌의 외관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입장하면 티켓을 확인하고 캐리어를 맡아준다. 덕분에 가벼운 차림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내부는 촬영이 금지였지만, 밖으로 나가는 통로에 있는 저 고양이버스는 관리자들이 딱히 제재..
이틀이나 지나서야 찍은 아사쿠사의 아사히 맥주 건물. 왼쪽으로 가면 숙소가, 오른쪽으로 가면 카미나리몬이다. 모스버거에서 아침을 먹고, 바로 옆의 도토루 매장에서 각자 음료 한 잔씩 시켜 마셨다. 느긋하게 시부야 역에 도착해서 일단 하치코 동상을 구경했다. 생각보다 귀엽고 아기자기했다. 친구와는 두세개의 상점을 같이 둘러보고, 각자 흩어졌다. 일본 자유여행 일정 중 가장(!!ㅋㅋ) 중요했던 일본뮤지컬 공연이 바로 이 날 있었기 때문에, 아예 따로 다니자고 사전에 이야기를 해 두었었다. 시부야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은 바로 만다라케♡ 입구가 작아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입간판이 크게 써있어서 매의 눈으로 발견! 매장이 지하였기에 계단을 내려가는데 정말 조명이고 거울이고 얼마나 음산하던지ㅋ ..
여행을 오니 사랑하던 아침잠도 마다하며 저절로 몸이 일찍 깨어났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이 날의 이른 출발은 하루 종일의 겪게 될 고행을 스스로 자초한, 전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었다ㅠ 아사쿠사에서 꽤 떨어져 있는 코엔지에 도착하니 허기가 엄청 져서, 역 근처의 음식점에 들어갔다. 마침 그곳의 알바생이 한국분이셔서 어렵지 않게 주문을 하고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을 많이 간다는 것이 정말이었구나!!!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ㅋㅋ 세 번째 날 역시 날씨가 너무 좋았다. 사실 코엔지는 '헌 옷' 가게들이 많다는 정보를 책에서 입수했기에 일정에 넣었는데,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결국 옷가게는 단 하나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대신에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에서 ..
숙소 근처 도토루 매장에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아사쿠사 카미나리몬으로 향했다. 평일 아침이었는데도 일본인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카미나리몬 앞에서 북적대며 저마다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수학여행을 온 교복 입은 학생들 무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눈부신 날씨에 절로 흥이 났었다. 정확히 무슨 건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늘어진 버드나무가 매력적이었다. 카미나리몬의 뒷모습 양 옆에 잔뜩 들어선 온갖 가게들을 지나치면, 센쇼지 신사로 들어가는 문이 나타난다. 건물의 새빨간 색이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던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역시 빨간 옷을 입은 모자상과 불상. 신사 안에는 백엔에 점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백엔을 자발적으로 함에 넣고, 여러 개 놓인 스테인리스 통 하나를 들고 흔..
겨울의 추위가 조금은 익숙해지고 차가운 바람이 새삼스레 쓸쓸하다고 느껴질 때면 언제나 생각나는 곳이 있다. 순간순간 찾아드는 그곳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찡하고 울려올 때가 있다. 즐거운 기분으로 가득한 채 행복하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나오게 되는, 그런 여행을 했던 곳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해온 가족들과의 국내여행 덕분에 '여행'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불편함보다는 신기함이, 몸이 힘들어 지치는 것보다는 마음이 신나서 행복한 것이 항상 더 컸다. 하지만 여건 상 국외여행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결국 대학생이 되어서야 자유여행으로 외국에 나가게 되었다. 그 첫번째 여행지는 바로, 도쿄였다. 와이페이모어에서 비수기 덕분에 싸게 비행기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