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다 알바 in 정동극장, 2020.01.30 6시반 이소정 베르나르다 알바, 강애심 마리아 호세파, 이영미 폰시아, 김려원 앙구스티아스, 임진아 막달레나, 정가희 아멜리아, 김국희 마르띠리오, 김히어라 아델라, 이진경 하녀/뻬뻬, 이상아 어린하녀. 타이밍이 맞지 않아 못사로 남았던 우란 초연의 아쉬움을 위로하듯, 기대보다 빠르게 돌아온 재연이 무척 감사했다. 퐁당당 거리두기 때문에 정동극장임에도 우란과 비슷한 숫자의 좌석이 오픈되어 표 구하기가 여전히 힘들었지만, 무한산책을 통해 가까스로 앉을 자리 하나를 구했다. 무대 삼면이 객석을 마주하고 있던 초연과 다르게, 재연은 프로시니엄 무대여서 연출이 사뭇 달라진 것으로 안다. 초연 무대가 궁금하긴 하지만, 무대 양옆의 원근법이 적용된 길쭉한 아치 입..

노트르담 드 파리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20.11.29 2시 안젤로 델 베키오 콰지모도, 로미나 팔메리 에스메랄다, 존 아이젠 그랭구와르, 로베르 마리앙 프롤로, 제이 클로팽,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 페뷔스, 알리제 라랑드 플뢰르 드 리스. 한국 1000회 공연. 시즌 자첫, 노담 자여덟. 외출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으나 한국공연 1000회차를 놓칠 수가 없었다. 작품은 2년 만이고 내한 공연은 5년 만이어서 유난히 설렘이 컸는데,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한 극의 위엄에 내내 압도당하며 관극했다. 자막 없이도 오롯이 전달되는 이야기와 감정이 심장을 울렸고, 무대를 가볍고 자유롭게 누비는 댄서들의 몸짓이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특히 댄서들 한 명 한 명에게 오롯이 집중한 관극은 처음이었는데, 덕분에 ..

젠틀맨스가이드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0.11.20 8시 김동완 몬티 나바로, 이규형 다이스퀴스, 임혜영 시벨라, 김아선 피비, 이하 원캐. 재연 첫공! 초연 때 소소하게 회전을 돌았던 이 극이 2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왔다. 같은 작품을 다시 하는 일이 드문 뎅옵이 초연에 이어 재연도 참여한다는 것이 가장 반가웠다. 유쾌하면서 잔혹하고, 다채로운 인간군상 속 변화무쌍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한 작품이기에 다시 한번 무대에 서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 작품 직후에 양봉을 시작했으니 여러모로 뎅옵 본인에게도 유의미한 극이 아닐까 싶고. 초연과 거의 달라지지 않은 연출과 유머였음에도 키득거리며 즐겁게 관람했다. 앙상블 배우 몇 분을 제외하고는 초연에도 참여했던 배우들이어서 안정감이 남달랐던 덕..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in 충무아트센터 블랙, 2020.11.17 8시 정운선 자야, 강필석 백석, 윤석현 사내. 백석과 자야와 길상사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삼연에서야 만나게 됐다. 백석의 시에서 차용한 가사들이 다정하고 친근하여 안정감이 들었고, 피아노 반주가 편안함을 줬다. 문학작품의 한 페이지 같은 색감 조합의 연출이 따뜻했는데, 자야의 절망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주황색과 푸른색을 섞어낸 아득한 연보라가 무척 아름다웠다. 극 전반에 걸쳐 잔잔하게 펼쳐내는 삶이 그윽하고 애틋하여 달큰했다. 하지만 연출은 불호에 가깝다. 텅 빈 무대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소품 등으로 인해 배우들이 마임을 하고 관객은 극적허용으로 상상해야만 하는 장면이 지나치게 많았다. 배우의 마임이 ..

고스트 in 디큐브아트센터, 2020.11.06 8시 박지연 몰리, 김우형 샘, 김승대 칼, 박준면 오다 메, 이하 원캐. 원작을 보지는 못했지만, 신선하고 놀랍다는 무대 연출과 좋아하는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자첫했다. 디큐브 2층은 2015년 라만차 10주년 공연에서만 앉아봤는데, 무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와서 보기 편했다. 구조물의 움직임이나 조명기구의 위치 변경 등이 잘 보여서, 저 연출은 어떤 방법을 쓴 것일까 추리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다만 음향은 역시나 1층과 다름없이 아쉬웠다. 대사가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 않아서 1층 객석은 웃음이 터졌는데 2층은 고요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고, 주연 세 사람이 각기 다른 가사로 삼중창을 부르는 부분도 전달력이 떨어졌다. 음향 불만을 언급할 필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