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에서 발발한 이번 성추행 사건과 관련하여 일독할만한 기사가 있어서 기록용으로 남겨본다. 문제의 정확한 지점을 명확하게 짚어낸 글이기에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다. 사회 어디에서나 목격할 수 있는, 권력기반에 근거한 폭력과 억압은 반드시 수면 위로 드러나야 하고 결단코 사라져야 한다. 그저 공연을 사랑할 뿐이었을 관객들이 느낄 수밖에 없는 회의감과 허탈함을 함께 느끼고 있지만, 동시에 결코 피할 수 없는 이 사회의 적폐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임을 통감한다. 즐겁자고 하는 덕질이지만, 결국 그 덕질 역시 이 현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기억하고, 시정을 요구하며, 더 나은 한 걸음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 라는 말이 빛 바래지 않도록, 부디..
가뜩이나 힘든 월요일 아침부터 믿을 수 없는 스케쥴을 확인하고 오전 내내 멘붕이었다. 현업으로 정신 없는 와중에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풀려있는 회차 중 가능한 예대를 모두 걸었고, 12시에야 건승에 올라온 공지를 통해 확답을 받았다. 많이 속상하고 아쉽다. 조기하차라는 소식 자체가 아쉬운 것도 있지만, 결론을 전달 받은 시점과 과정 때문에 마음이 조금 상했다. 연예인 (가수든 배우든 예술업계에서의 '공인'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함) 과 팬의 관계가 사적이거나 지나치게 친밀할 필요는 절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암묵적으로 서로에게 요구되는 매너와 배려는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다. 오늘 일은, 팬으로서 존중받지 못했다는 기분이 든다. 뮤덕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막공' 의 여부 뿐만이 아니다. 조기하차를 미리 알..
덕질이란, 마음 상하는 일을 마주하고 매번 고통스러워 하면서 결국 나가떨어지기 직전까지 스스로를 갉아먹는 길을 자발적으로 걷는 것이다. 더럽고 치사한데 악착같이 붙어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현타를 느끼면 탈덕 혹은 휴덕의 길로 다행스럽게 빠져나가는 거고, 아직 거기까지 감정이 털리지 않았으면 이 악물고 분노하며 버티는 거고. 어느 분야에서 어떤 컨텐츠를 좋아하느냐는 관계 없다. 행복하고 즐겁기만 한 덕질을 목격한 역사가 없고, 애초에 무언가에 대한 애정은 필히 그에 대한 실망이나 불안, 외부요소 등으로 인한 부정적 전개가 발현될 수밖에 없음을 전제한다. 그래서 거르는 버릇이 생겼다. 결국 인생의 중심은 '나'니까, 감정적으로 휘둘릴 지언정 매몰되어 지나치게 아파하지는 말자. 행동하여 변화할 수 있는 일에는..
상식이 통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기본적인 통념이 존재하는, '정상적인' 사회를 늘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그 작디작은 기대를 산산히 무너뜨린다. '사람'이 주축이 되는 일에 '돈'이 개입되는 순간, 소중한 가치들이 퇴색된다. 바꾸려면, 역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간간히 언급했듯, 입덕 10개월 만에 제대로 된 현타를 맞고 꽤 긴 기간 동안 관극을 하지 않고 있다. 기대작들의 예매를 패스하기도 하고, 때로는 취수료를 물어가며 취소까지 해가면서 일정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쥐고 있던 마타하리 표들을 미련 없이 포기해버렸다.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 그저 씁쓸할 뿐이다. 고백하자면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쥐고 있는 카드사할인 2장만 보고 그 이후로 잡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