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연했던 사나이 in TOM 1관, 2021.07.31 6시반 박민성 사나이, 김태오 승돌, 한보라 홍미희, 황성현 황태일, 조은진 김꽃님, 장재웅 고만태. 홀연사 자첫자막. 조명을 받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이들의 이야기. 그럼에도 충만히 생을 살아내는 샛별다방의 샛별 같은 이들의 이야기. 홀연하게 나타났다 홀연하게 사라진 사나이가 남긴 뜨거운 오늘의 가치. "수족관의 금붕어는 그 안에서만 숨을 쉬지 하지만 그의 눈은 저 멀리 바다를 봐" "9초라도 좋다 아주 잠시라도 꿈 꿀 수 있다면" 꿈을 좇는 이야기가 범람하는 시대지만, 이 극의 금붕어는 꽤 오래 기억날 것만 같다. 아주 잠시라도, 그저 꿈꾸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노라 위로하는 이 극을 말이다.

라 레볼뤼시옹 in 자유극장, 2021.07.30 8시 고훈정 홍규/레옹, 김사라 서도/마리안느, 구준모 원표/피에르. 라레볼 자첫자막. 왜 한국의 공연 창작자들은 갑신정변을 사랑하는 걸까. 위로부터의 혁명, 그리하여 삼일천하로 끝나고만 실패한 혁명. 시대를 고민하며 변혁을 꿈꿨으나 교만하고 시혜적이던 당대의 지식인의 한계가 그리도 매력적인 소재인가. 밑바닥에서부터 끓어오르던 민중의 폭발과 비견하여 풀어내기엔 다소 허황되지 않은가. 게다가 "하필이면 이 시대에, 하필이면 이 땅에 태어"나 끝없이 투쟁하고 뜨겁게 타오르던 개인들의 삶에 갑자기 들이닥친 사랑은 애틋한 열렬함이라기 보다는 마지막을 불사르는 치기로 보였다. "언어가 되지 못한 꿈은 목에 칼이 들어오면 기억이 안나거든. 녹아서 사라져버려. 그건 ..

레드북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1.07.18 2시 차지연 안나, 서경수 브라운, 홍우진 로렐라이, 방진의 도로시/바이올렛, 김대종 존슨/앤디, 김승용 헨리/잭, 이하 원캐. 레드북 자둘. 공연중단 후 재개막 첫공. 오피 1열 가변석. 이 자리를 잃을까 어찌나 마음을 졸였던지. 차지연 배우의 확진으로 레드북 공연은 안전을 위해 2주 간 쉬어가기로 했고, 그 기간이 7/6~7/17 이었다. 중단?기간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며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가변석이었기에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을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다. 없는 표라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또다시 행운이 따랐고, 낮공이라는 이유 덕분에 가변석 일괄 취소 대상에서 빗겨 났다. 덕질 중에 이런 요행에 감사할 날이 오게될 줄이야. 이번 시즌 첫공이자..

스프링 어웨이크닝 in 이해랑, 2021.07.15 7시반 노윤 멜키어, 김서연 벤들라, 김현진 모리츠, 신한결 일세, 윤재호 한셀, 문이보 에른스트, 전혜주 마르타, 유효진 오토, 김대식 게오르그, 공예림 안나, 정아인 테아, 이하 원캐. 박석용 성인남자, 류수화 성인여자. 싸 자첫자막. 연뮤 입덕 이후 항상 궁금한 작품 중 하나였다. 앓는 이는 많은데 돌아오겠단 소식은 내내 요원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너무 유명해진 여러 배우들의 등용문 격인 극이라는 점도 흥미를 자극했다. 공연 기간이 정해져 있어도 공연 시작 직전까지 매 회차가 불안하고 불투명한 시국이기에,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기예매 건을 강제취소 당하자마자 자첫일을 앞당겨버렸다. 무대석이 있는데 앉아보지 않을 수가 없으므로 시야를 조금..

비틀쥬스 in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021.07.06 8시 정성화 비틀쥬스, 홍나현 리디아, 유리아 바바라, 이창용 아담, 김용수 찰스, 전수미 델리아. 비틀쥬스 한국 초연 총첫공. 팀버튼 작품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 를 원작으로 하는 이 뮤지컬이 한국 무대에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두근거렸다. 무대 셋업 이슈 때문에 개막이 미뤄진 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기대감이 커졌다. 무대가 얼마나 복잡하고 화려하고 개성 넘치길래 정해진 시간에 못 맞출 정도였을까, 하는 궁금함을 가득 끌어안고 객석에 앉았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 관극과 마찬가지로 세종에서 들었던 강좌에 포함되어 있는 단관이었는데, 관극 일자를 택할 수 있어서 망설임 없이 총첫공에 손을 들었다.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