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in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24.12.06 7시반 조형균 시라노, 나하나 록산, 임준혁 크리스티앙, 이하 원캐. 시라노 삼연 총첫공. 시라노 초재삼연 28차 관극. 시라노가 돌아왔다! 그렇지만 나의 시라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사랑했던 극으로 돌아오지도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넘버들도 돌아오지 못했다. 눈물은 흘렸으나 5년 전, 7년 전의 감정과는 사뭇 달랐다. 어떤 재회는 벅차올랐고 어떤 변화는 헛헛함을 자아냈다. 빈틈없이 꽉꽉 채워 넣은 개연성은 이해도와 피로도를 동시에 높였다. 새롭게 추가된 설정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느라 흥분했지만, 나의 영혼을 뒤흔들던 시라노가 돌아오지 않았음에 못내 슬퍼졌다. '달토끼였던' 관객으로서, 초연과도 재연과도 다른 극이 되어버린 삼연의 시라노가 반갑고..
긴긴밤in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2관, 2024.11.29 8시이형훈 노든, 이정화 펭귄, 박근식 앙가부/웜보, 이규학 치쿠.관극을 안 하다 버릇하니 예매창을 뺀질나게 들락날락거리는데도 실결까지 도달하지가 않더라. 마지막 티켓팅까지 망하고 나서야 경각심을 가지고 결제를 질렀고,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오랜만의 댕로 방문에 익숙한 카페를 택해 여행기를 쓰는데 더 익숙한 얼굴이 찾아왔다. 덕분에 반가운 얼굴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객석에 앉을 수 있었다. 지금 내 곁의 사람들이 누구인가에 대한 생생한 사례가 된 이 만남으로 인해 극이 더 풍성하게 다가왔다. "혼자가 된다는 건 죽음보다 무서운 거야""나한테는 노든이 나의 가장 반짝이는 것이에요"아기 펭귄을 키운 코뿔소. 동물들이 주인공인 원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in 예스24스테이지 3관, 2024.10.11 8시 곽동연 에스터, 박정복 밸, 정재원 무대조감독. 고기기 자첫자막. 올해 첫 관극이 연극 였기 때문에, 라는 극 제목을 보자마자 반드시 관극하리라는 결심을 했더랬다. 원래 1차 오픈 때 자리를 잡아 뒀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관극이 늦어진 편이다. 오랜만에 보는 고정페어여서 안정감 있는 호흡을 볼 수 있었다. 간만에 앉은 중블 1열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지켜보고 함께 호흡할 수 있어 즐거웠고. 자리가 너무 가까운 나머지, 낡은 의상을 털 때 날리는 먼지와 열렬한 대사 처리로 튀는 배우들의 침까지 4D로 체험했다. 역시 자리가 좋아야 관극에 몰입이 잘 된다. 를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극이다. 하지만 그 ..
미오 프라텔로in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김도빈 치치, 박영수 스티비, 조풍래 써니보이. 또치치, 슈티비, 풍써니. 슈또풍. 티켓링크 피처링 회차. 미오 자첫자막. , , 라는 마피아 3부작의 존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관극하게 됐다. 믿고 보는 슈또풍을 선택했기에, 단순한 서사 속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에 보다 빠져들 수 있었다. 작품은 기대보다 아쉬웠지만, 관극 자체는 무척이나 즐거웠다는 뜻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찰나를 뚜렷하게 구분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맛깔나게 재미를 끌어내는 능숙함이 어찌나 만족스럽던지. 개인적으로 귀에 꽂히는 넘버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다만 엮여있는 다른 극에서 이 넘버들이 어떤 편곡과 음역대로 활용되는지 궁금해지긴 했다. 특히 가 궁금해짐. 가능하면 같은 ..
홍련in 대학로 자유극장, 2024.08.23 8시 김이후 홍련, 이아름솔 바리, 임태현 월직차사, 신창주 강림, 정백선 일직차사. 개막하자마자 제대로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객석에 앉기까지 꽤나 고단했다. 매진 행렬의 이유는 극이 시작되자마자 이해됐다. 이 극의 유일한 단점은 극장이다. 자유극장 리모델링 대체 뭘 한 거냐고요. 무대 위의 배우가 앞사람에게 완전히 가려지는 경우가 반복되면, 관객은 정말로 극을 온전하게 마주했다고 할 수 있나? 단차로 관극이 망쳐지는 경험을 할 때마다 빡치고 참담하다. 좋은 작품들이 매번 이 극장에 올라와서 서글프고. 극은 정말 괜찮게 뽑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고 배제당하고 심지어 죽임 당하기까지 하는 이 시대의 모든 우리들이 꼭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