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타이밍이 잘 안 맞아서 이제야 겨우 1차로 보고 왔다. 실은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아까워서 계속 미룬 이유도 있고. 흐엉. 호빗1이 나온지 벌써 2년이나 지났단 말이야.....?!ㅠ 이제 12월을 무슨 낙으로 기다리나...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해서 (특히 위 두사람, 마틴 프리먼이랑 리처드 아미티지) 한참 빠져서 보다가도 문득, 살짝 겁 먹은 듯한 표정이나 광기에 찬 표정에 배우들 얼굴이 번뜩이는 것을 새삼 인지하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끝이 없는 욕심의 비극적인 결말을 알면서도 계속 그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인간의 잔혹한 역사가, 답답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했다. 헛된 것에 피를 흘리는 탐욕이 어찌나 날 것 그대로인지. 이번 영화에서 유난히 피터잭슨이 '자캐덕질하다 망했다'는 혹평을 많이 받고..
2014년도 1분기 일드, 실연 쇼콜라티에. 초콜릿 덕후인 나로서는, 지나칠 수 없는 드라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쇼콜라티에 애인을 사귀고 싶다는 헛소리를 하곤 했는데,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그 헛소리에 진심이 조금 더 담겨버렸다. 맛있는 초콜렛으로 예술을 창조해내는 직업이라, 정말 멋지잖아? 쇼콜라티에인 주인공 쇼타 역은 아라시의 마츠모토 준이 맡았다. 딱히 내 취향은 아닌데, 유명한 드라마에 워낙 많이 출연했다보니 아주 익숙해진 얼굴이다. 게다가 근래에 미모가 눈이 부실 정도라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참고로, 작년에 나온 영화 에서 마츠준의 리즈정점을 확인할 수 있다^^b 딱 멍뭉이상. 염색한 머리색이 예뻐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외모찬양을 너무 하는 것 같으니 이쯤에서..
무척 현실적인 장면들을 통해 보여주는, 비현실적일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 70년을 훌쩍 넘기는 긴 세월 동안 내내 서로를 아끼고 애틋해하는 두 분의 사랑이 참 예쁘고 아름다웠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나 존댓말도 그렇고, 같은 색의 고운 한복을 맞춰 입고 서로의 손을 꼭 잡고서 길을 걷는 모습도 보는 내내 입가에 절로 미소가 피어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히 신드롬 수준의 흥행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는 이보다 더 깊은 차원에 있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특히 한국인이라면, 지나온 자신의 인생 속에서 소중했던 사람들 혹은 과거의 여러 기억들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무던한 시선으로 담백하게 평범함을 보여줌으로써 '상실'이라는 개념을 일상 속에 녹여냈기에, 특별한 수사적 기법 ..
잔잔한 일본 드라마. 급격한 이야기 전개는 없고, 그저 물 흐르듯 하루하루 지나가고 있는 일상을 보여줄 뿐이다. 뭔가 그럴듯한 스토리가 나올 듯 하다가도, 덤덤하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 끝을 스치며 사라져버린다. 그러니 지루할 법도 한데, 1회부터 4회까지 다만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쭈욱 보게 된다. 그냥 마음이 따뜻하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곳곳에 묻어있다. 특히 집 안에 위패를 모시는 문화와, 직접 향을 피우는 장면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점이 좋았다. 화려하지 않고 단정히 정돈되어 있는 모습을 비추는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식당의 메뉴. 겨우 샌드위치 하나와 스프 한 그릇 세트가 1200엔이라니...... 일본 물가가 비싸다는 것을 절감하게 하는 가격이긴 한데, 그만큼 좋은 재료를 쓰는 거겠지, 하..
요새 영화만 엄청 보고 있다. 일본영화는 대개 취향이 아니라서 대충 평이 나와 맞겠다 싶은 것만 보는 편이다. 심야식당 같은 '요리가 주된 내용인' 일본 영화나 드라마는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분위기인 '달팽이 식당'을 보게 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부터, 그 음식을 먹는 손님의 표정과 식감이 생생히 느껴지는 소리까지 너무나 매력적이다. 저절로 입에 침이 고인다. 저런 식당이라면 비싼 돈 들여서라도 한 번쯤 가보고 싶다, 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를 정도다. 인생의 필수요소라는 의식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식(食). 히키코모리처럼 꽁꽁 싸매고 있던 사람을 세상 밖으로 꺼내오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는 "맛있는 음식"의 힘이란 얼마나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