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뮤 입덕 이래 가장 적은 횟수의 관극을 했다. 이 정도면 연뮤덕이라는 자칭을 내려놓아도 될 듯하다. 아마 앞으로도 소소하게 새로운 극이나 궁금한 극 위주로, '일상'이 아닌 '취미' 수준의 관극을 하지 않을까. 아, 올해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류정한 배우님 공연을 단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것. 이게 다 진절머리 나는 레베카 이후 차기작을 주지 않으신 덕분이므로. 올해는 신작 뉴캐 좀 볼 수 있으려나. 올해 첫 관극은 고도를 기다리며. 일테노레가 올해였다니. 이외에도 소소하게 관극을 하며 백수 라이프를 즐겼다. 국회 가서 기후 관련 세미나도 참석하고. PT는 올해 1월까지 받았구나. 취직한 이후로 살이 또 n킬로 쪄서 큰일이다. 올해 목표는 정상체중 복귀! 노회찬 재단의 정치학교도 올출석 개근상을 ..

타인의 삶in LG아트센터 U+스테이지, 2024.12.28 7시 윤나무 게르트 비즐러, 정승길 게오르그 드라이만, 최희서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 김정호 브루노 햄프 외, 이호철 그루비츠 외, 박성민 우도 외. 연극 관극 후 바로 영화를 봤더니 장면들이 더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 위에서 다양한 장소들을 표현하는 연출의 중요성도 새삼 느꼈고. 영화와 약간씩 다른 부분이 보이는 것도 재밌다. 예를 들면 드라이만이 받은 선물이 영화에서는 악보였는데 연극에서는 LP판이다. 피아노를 직접 치는 장면을 넣을 수 있는 영화와 다르게, 연극에서는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이외에도 1인 다역을 위해 소품이나 의상뿐만 아니라, 걸음걸이와 말투, 목소리 등을 바꿔내는 방식이..

베로나의 두 신사in 여행자극장, 2024.12.23 7시반 유혜림 프로테우스, 김하연 발렌타인, 안미혜 줄리아, 유채온 실비아, 이하 원캐. 박하진 공작, 김은희 안토니오/수리오, 박정민 란스, 김수정 스피드, 정인혜 판티노/에글러무어, 황수연 루체타. 허시어터 뉴스레터 소개글 보고 바로 예매한 작품. 극 소개 문구에 가 언급되어 있어서 창조주도 어렵지 않게 모시고 올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여성 국극에서 따온 영감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고전의 한계를 여러 가지 요소를 통해 비판하고 넘어선다. 성별의 제약이 없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선이 옅은 덕분에, 1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오롯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n막 n장을 안내하며 장면을 시작하는 연출과 "셰익스피어 형님이 부여한 역할..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in 예스24스테이지 3관, 2024.10.11 8시 곽동연 에스터, 박정복 밸, 정재원 무대조감독. 고기기 자첫자막. 올해 첫 관극이 연극 였기 때문에, 라는 극 제목을 보자마자 반드시 관극하리라는 결심을 했더랬다. 원래 1차 오픈 때 자리를 잡아 뒀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관극이 늦어진 편이다. 오랜만에 보는 고정페어여서 안정감 있는 호흡을 볼 수 있었다. 간만에 앉은 중블 1열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지켜보고 함께 호흡할 수 있어 즐거웠고. 자리가 너무 가까운 나머지, 낡은 의상을 털 때 날리는 먼지와 열렬한 대사 처리로 튀는 배우들의 침까지 4D로 체험했다. 역시 자리가 좋아야 관극에 몰입이 잘 된다. 를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극이다. 하지만 그 ..

일리아드in 예스24아트원 2관, 2024.07.20 3시 최재웅 나레이터, 드럼 서수진 뮤즈. 전캐를 찍었던 극이 돌아왔으니 재연을 한 번은 봐야겠다 싶어서 객석에 앉았다. 초연에 비해 작아진 무대와 달라진 뮤즈가 조금 생경했지만, 여전히 능숙하게 관객과 이야기를 쥐락펴락하는 웅나레의 안내에 편안하게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웅나레가 내뱉는 첫 소절에 전율이 일었고, 트로이의 찰나를 설명하기 위해 다른 전쟁의 사례를 끌어오다가 끝내 인류사의 대형 전쟁들을 나열하고 마는 장면에서 눈물이 치밀어 올랐다. 초연보다 더 강하고 뜨겁게 내뱉는 이름 하나하나가 심장에 박힌다. 3년 전보다 더 늘어난 대사에 아득한 절망이 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과거의 내가 초연 후기를 잘 써놨더라.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