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변호사 in 봉산문화회관, 2021.06.25 7시반 안재영 후세 다츠지, 박시원 카누치, 금조 후미코, 김한 박한근, 이규학 박열. DIMF 창작지원작. 총첫. 부산여행 다녀오는 김에 대구에 들러 처음으로 딤프 관극을 해봤다. 리딩도 트라이아웃도 없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극을 만난다는 설렘은 오랜만이었다. 담백하고 깔끔하게 풀어낸 작품이어서 살짝 밋밋한 감은 있었지만, 지나친 감정과잉이 없어서 편안하긴 했다. 하지만 이런 소재를 다루며 관객의 피를 뜨겁게 끓어오르게 하지 못한다는 건 강점이라고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무대 연출이 아주 심플해서 대학로 극장에 올라올 버젼이 사뭇 궁금해진다. 일제강점기에 한일강제합병의 불합리함을 논하며 일제에 저항한 조선인들을 비호한 일본인 변호사의 삶과 의지는 마땅..

위키드 in 부산 드림씨어터, 2021.06.24 7시반 손승연 엘파바, 정선아 글린다, 진태화 피에로, 남경주 마법사, 김지선 모리블. 손썸머 페어막이자 자첫자막. 위키드 라센 자셋자막. 여름휴가 차 부산여행을 오는 김에 위키드 관극을 일정에 넣었다. 하필 이날 낮에 감천문화마을 구경하다가 발목을 삐끗했으나, 이미 서울에서 한 번 놓쳤던 썸머글린다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재관 증빙을 깜빡해서 차액까지 물었지만, 1열 정중앙이었기에 노할인 정가를 감내했다. 부산 드씨 공연장 자첫이었는데, 협소한 로비와 아쉬운 캐슷보드와 이해할 수 없는 화장실 입구의 포토존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무대가 가까운 덕분에 오프닝에서 타임드래곤 움직임을 조종하는 하수 기둥 위 엔지니어를 비롯하여 이후 장면 ..

명동로망스 in 예스24스테이지 3관, 2021.06.06 2시 임진섭 장선호, 김태한 이중섭, 서예림 전혜린, 원종환 박인환, 조진아 성여인, 신창주 채홍익.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꿈꾸고 있는 세상이 있는 법이다. 예술가든, 예술가가 아니든. 험난한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버린 이 시대의 청춘이, 낭만이 있던 60여 년 전 예술가들의 다방에 불시착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꾸기 시작하게 된다. 공무원 선호의 말과 행동에 공감이 되기에 몰입하게 되고, 1956년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로망이 있기에 동경하게 된다. 시대를 초월한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지만, 끝끝내 제 삶의 철학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점도 낭만적이다. "아이야, 내 삶이 거기 없듯이 니 삶..

레드북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1.06.04 7시반 차지연 안나, 송원근 브라운, 홍우진 로렐라이, 김국희 도로시&바이올렛, 원종환 존슨&앤디, 김승용 헨리&잭, 이하 원캐. 트라이아웃도 초연도 개인 사정으로 놓쳐서 아쉬웠던 이 작품이 홍아센에 재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비록 고대했던 율안나가 오지 않아서 속상했지만, 그래도 캐스팅이 전체적으로 훌륭해서 기대가 컸다.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는지 티켓팅에 패망해서 표가 한 장도 없었는데, 총첫공 직전에 중블 6열 중앙을 주워서 바로 실결해버렸다. 만족스럽게 관극 했던 젠가 재연 첫공과 한 자리 차이여서 일말의 희망을 걸었건만, 역시 홍아센이 홍아센했다. 그나마 오른쪽이 거리두기 좌석이어서 오른편 시 야은 뚫려있..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in 예스24스테이지 1관, 2021.05.26 8시 김주호 표도르, 조풍래 드미트리, 김재범 이반, 유현석 알료샤, 박준휘 스메르, 김인애 피아니스트. 러시아 고전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로 종일반을 하고 싶어서 매진 회차를 열심히 산책한 끝에 1층 뒷자리를 가까스로 주워 객석에 앉았다. 도스토옙스키의 을 원작으로 한 이 극이 필경 취향이리라 믿었는데, 생각보다 아쉬움이 남았다.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과 탄식이 여러 차례 터져 나왔으나, 전체적인 구성과 연출은 흡입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각자의 서사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예측 가능하여, 결국 배우 개개인의 역량과 노선에만 의존하는 극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 탓도 있다. 감정을 곱씹고 가사를 되짚어보니 오히려 이야기의 매력이 피어오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