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지 못한 올해 여름휴가가 머지 않아서 연초에 다녀온 간사이 여행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번에 가는 곳 역시 일본이기에 이 여행기를 마무리지어야 다녀온 다음 편하게 후기를 남길 수 있으니까. 1월 설연휴에 다가온 간사이 여행의 마지막날 일정은, 히메지였다. 새해 벽두부터 일본의 성을 방문한다는 게 영 꺼림칙했으나,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서 그냥 관광지 구경왔다고 생각하며 잘 돌아다녔다. 아침 일찍 오사카에서 기차 타고 한참을 이동하여 도착한 히메지. 역에서 나와 조금 걸으면 탁 트인 정경이 펼쳐진다. 어쩐지 베르사유가 떠오르는, 중심지와 조금 떨어진 '성' 의 모습에 괜히 옛 시대가 상상이 되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고고하게 요새처럼 서있는 담백한 하얀 색의 성이 생경했기에, 처음 마주하는 것에 대한..
간사이 첫 번째 여행기 읽다가 갑자기 뒷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져서 시작하는 두 번째 여행기. 내 글은 적어도 나에게는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지만, 그 글을 내가 직접 쓰고 나서야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함정이자 난관이다ㅎㅎ 다른 글은 그냥 마음이 동할 때 확 시작하면 되는데, 여행기는 사진을 정리 및 편집하는 과정이 필요하여 시간과 정성을 조금 더 요한다. 기차 시간을 미리 확인해두었기에, 시간에 맞춰 역사에 도착했다. 네1동 까페에서 킨켄샵에 대한 글을 읽긴 했는데 못 찾아서 그냥 특급권(4,260엔)을 구매했다. 나고야 킨테츠 역에서 오사카 남바 역까지 2시간 11분 소요. 기차에서 먹을 벤또도 하나 샀는데, 전반적으로 일본 벤또가 크게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매번 묘하게 불만족스러워...
올해의 여러 긴 휴일 찬스들 중 단 하나의 휴가계획도 세우지 못해서 초조해있던 찰나, 그냥 질러버릴까, 하는 충동이 생겼다. 교환학생 시절이라면 그게 일상이었겠지만, 지금은 직장인인 터. 슬슬 운을 띄워보고 하루쯤 연차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패키지와 자유여행 사이에서 온종일 고민하다가 결국 하던 대로 하기로 했다. 가보지 못했던 곳, 그래도 익숙한 곳. 일본. 그것도 간사이. 3년반 전 교토만 가보았으니 그 이외의 도시들을 가보기로 했다. 특가는 아니지만 잔여석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제주항공을 찾아내어 나고야 in 간사이 out 으로 항공권을 질러버리고, 아고다에서 휘리릭 호스텔까지 싸게 예약했다. 이제 일정이 문제였는데, 계획 세우기 너무 귀찮아서 하루를 통으로 보낼 수 있는 유니버셜을 갈까 한참 ..
일단은 11월 제주여행의 마지막 포스팅.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에는 '숲'이 최고라는 말에, 사려니길로 향했다. 아침 9시쯤 도착하니 주차장에 자리가 많아서 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사람도 많지 않고! 이런 길이 쭈욱 이어진다. 비로 젖은 길이긴 하지만 신발이 망가질 정도의 진창까지는 아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말그대로의 '숲'은 처음 만난 것 같다. 절물이나 교래 같은 여타 휴양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유한 정체성이다. 걷는 내내 새로운 경험에 신기함을 느꼈다. 숲은 모든 소음을 집어 삼킨다는 말이 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소리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안내소에서 딱 3km 떨어진 곳을 반환점 삼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옷을 잘못 입고 가서 산책이 평소보다 힘들었지만, 생각을 텅 비우고..
광란의 빗길야간운전을 하고 온 다음날은 아침 일찍 사려니길만 다녀오고 숙소에서 푹 쉬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책이 있길래 그것도 읽으면서. 그리고 그 다음날, 도시락까지 챙겨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다. 절물자연휴양림! 여기는 주차료까지 포함해서 입장료를 계산한다. 아반떼를 끌고 간 나는 3,000원. 지도 확대샷. 일단 메인도로를 쭉 걸어올라가 약수를 마신 뒤에, 생이소리길을 조금 걷다가 3Km의 너나들이길을 걸어 입구로 걸어내려온 다음, 삼울길을 걸으며 피톤치드 향을 듬뿍 마셨다. 전부 해서 1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올라가는 길에 있던 연못. 절과 물이 있어서 '절물'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는 절물휴양림. 물맛은 깔끔했다. 차에 빈 물통이 있는데 깜빡하고 안 가져온 실수를 자책하며ㅠ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