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로망스 in 예스24스테이지 3관, 2021.06.06 2시 임진섭 장선호, 김태한 이중섭, 서예림 전혜린, 원종환 박인환, 조진아 성여인, 신창주 채홍익.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꿈꾸고 있는 세상이 있는 법이다. 예술가든, 예술가가 아니든. 험난한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버린 이 시대의 청춘이, 낭만이 있던 60여 년 전 예술가들의 다방에 불시착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꾸기 시작하게 된다. 공무원 선호의 말과 행동에 공감이 되기에 몰입하게 되고, 1956년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로망이 있기에 동경하게 된다. 시대를 초월한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지만, 끝끝내 제 삶의 철학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점도 낭만적이다. "아이야, 내 삶이 거기 없듯이 니 삶..
레드북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1.06.04 7시반 차지연 안나, 송원근 브라운, 홍우진 로렐라이, 김국희 도로시&바이올렛, 원종환 존슨&앤디, 김승용 헨리&잭, 이하 원캐. 트라이아웃도 초연도 개인 사정으로 놓쳐서 아쉬웠던 이 작품이 홍아센에 재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비록 고대했던 율안나가 오지 않아서 속상했지만, 그래도 캐스팅이 전체적으로 훌륭해서 기대가 컸다.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는지 티켓팅에 패망해서 표가 한 장도 없었는데, 총첫공 직전에 중블 6열 중앙을 주워서 바로 실결해버렸다. 만족스럽게 관극 했던 젠가 재연 첫공과 한 자리 차이여서 일말의 희망을 걸었건만, 역시 홍아센이 홍아센했다. 그나마 오른쪽이 거리두기 좌석이어서 오른편 시 야은 뚫려있..
그을린 사랑 in 엘지아트센터, 2021.05.27 7시 남명렬, 이주영, 이원석, 황은후, 이진경, 우범진, 하준호, 백석광. 이 극도 작년에 예매를 했었는데 시국 때문에 엎어져서 강제로 취소를 당했었다. 그래서 다시 올라온다고 했을 때 재고 없이 예매를 했고, 3시간 45분이라는 악독한 런닝타임을 기꺼이 감내하기로 했다. 길지만 흡입력 강한 작품이었고, 동시에 굳이 이렇게 길게 끌어가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장면장면의 호흡은 딱 적당한데, 고민하고 번뇌하는 장면에서 개개인의 독백 같은 대사들이 과하게 반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 지점이 이 극의 핵심을 짚어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판단한 연출이겠지만. "우는 게 아니라 네 삶이 내 얼굴에 쏟아지는 거야" 나왈의 어머니 지안의 탄식 속..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in 예스24스테이지 1관, 2021.05.26 8시 김주호 표도르, 조풍래 드미트리, 김재범 이반, 유현석 알료샤, 박준휘 스메르, 김인애 피아니스트. 러시아 고전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로 종일반을 하고 싶어서 매진 회차를 열심히 산책한 끝에 1층 뒷자리를 가까스로 주워 객석에 앉았다. 도스토옙스키의 을 원작으로 한 이 극이 필경 취향이리라 믿었는데, 생각보다 아쉬움이 남았다.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과 탄식이 여러 차례 터져 나왔으나, 전체적인 구성과 연출은 흡입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각자의 서사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예측 가능하여, 결국 배우 개개인의 역량과 노선에만 의존하는 극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 탓도 있다. 감정을 곱씹고 가사를 되짚어보니 오히려 이야기의 매력이 피어오르더..
그레이트 코멧 in 유니버셜 아트센터, 2021.05.26 3시 케이윌 피에르, 이해나 나타샤, 이충주 아나톨, 방진의 엘렌, 이하 원캐. 작년부터 기대가 큰 작품이었는데, 시국 때문에 한 번 엎어지고 다시 올라와서 고마웠다. 다만 걱정이 됐다. 톨스토이의 를 원작으로 한 19세기 모스크바 배경에, 무대 위 객석이 있는 공연이라니. 취향저격일 극임이 뻔해서 자첫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마지막 티켓팅이 도래했고, 막공주 자첫자막을 결정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코멧석에 입장하여 자리에 앉자마자 깨달았다.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초반에 관극 했으면 필경 열심히 회전 돌았으리라. 극 시작 직전부터 시작된 아코디언 연주에 이어 Prologue의 흥겹고 중독성 넘치는 가사과 안무가 행복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