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2.22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윤공주 루시, 민경아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셋. 류공굥 페어자둘. 원래 가지 않으려던 회차였는데 말도 안 되는 꿀자리들을 잡아버려서 운명이겠거니 객석에 앉았고, 덕분에 이 경이로운 레어공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전 공연들과는 사뭇 다른 표정과 몸짓과 대사톤과 박자의 변주를 통해 신선한 지킬과 하이드를 선사하시는 류배우님께 어찌 다시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도무지 난 모르겠어, 배우님 덜 사랑하는 법. 나중에 후회는 소용없으니 지금 이 순간 온 마음으로 애정을 쏟아부을 수밖에. 워낙 바뀐 게 많은데다가, 커튼콜에서 왼쪽 눈을 찡긋하며 윙크를 해주셔서 상당한 기억이 휘발되어버렸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주말 연공 관극과 뒤섞이..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2.19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윤공주 루시, 조정은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둘. 류공조 페어삼공/자셋. 2주 만의 관극이 최애 류공조 페어라서 오랜만에 흥미진진하게 이 극을 마주했다. 원미솔 음악감독은 류지킬 첫공 이후 거의 두 달만에 만난 것 같은데, 초반까지는 배우에게 딱딱 맞춰주는 박자에 비로소 대극장 오케를 듣는다는 감격에 겨울 정도였다. 사골 끝나고 류지킬이 주사기를 허공에 톡톡 움직일 때 뾰로롱 하는 효과음 맞은 게 처음이라구요. 하지만 트랜스 초반에 배우 박자 무시하고 무작정 달려 나가기 시작하더니 2막은 결국 정신이 없을 정도로 빠르더라. 컨프롱 안 그래도 힘든데 넘버 초반 반주를 그렇게 달리면 어쩌라는 거죠? 조명도 따라가기 벅차 하는 ..
마우스피스 in 아트원씨어터 2관, 2021.12.08 8시 김여진 리비, 전성우 데클란. 초연을 놓쳐서 무척 아쉬웠기에 재연이 돌아오자마자 냉큼 관극을 하고 왔다. 이 연극은 타인의 인생을 극이라는 양식의 틀과 규칙에 맞춰 새로운 이야기로 가공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또 오만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경고한다. 온갖 실존 인물들을 파헤쳐 자극적인 불행포르노 위주의 창작뮤지컬을 쏟아내고 있는 근래의 공연 창작진들은 이 작품을 반드시 보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감히 단언한다. 아니, 비단 연뮤만이 아니라 불과 40년 밖에 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현대사를 왜곡하여 현실의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인 상처를 새로이 입히고 있는 따위의 드라마에 제작/투자/참여하는 모든 이들 또한 필히 이 극을 보고 반성해야만..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2.05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윤공주 루시, 민경아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하나. 류공굥 페어첫공. 동일한 극을 연일로 관극 하는 건 지양하는 편이지만, 자리가 너무 좋아서 포기할 수가 없었다. 12/4 공연의 색달랐던 류지킬 노선을 유지하려나 싶었는데, 2주 전에 만났던 노선과 유사한 결로 다시 돌아갔더라. 4일이 레어공이었던 게 분명해서 양일 다 챙겨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4일 노선은 지난 후기에 정리했으니, 이 후기는 평소처럼 디테일 위주로 나열하면서 새로운 부분에 대해서만 언급을 해보도록 하겠다. 일단 공주루시 찬양부터 하고 시작해야지. 워낙 사랑하는 배우라서 이번 지앤하도 믿고 보고 있는데, 이날 공주루시가 대레전이었다. 노원부터 감정선이..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2.04 2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아이비 루시, 최수진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 류과숮 페어 자첫. 자체적인 인터미션을 보내고 2주 만에 샤롯데를 다시 찾았는데, 류지킬 노선이 확 달라져 있어서 흥미진진했다. 비슷한 듯 달라진 디테일도 많았는데, 내일도 관극 예정이므로 자잘한 것들은 다음 후기에 남길 예정이다. 오늘 류지킬은 아주 냉철하고 냉랭하며 철저한 과학자였다. 파사드 시작할 때 여앙이 넘어지는 걸 보고 짧게 한숨을 내뱉는 건 처음 봤다. 잠시 머뭇대는 사이 귀족들이 그를 세게 내치며 지나가자 그제야 버럭 화를 내더라. 사람들을 관찰하는 표정도 이전에는 미세하게 인상을 찌푸리는 등의 감정 표현이 없지 않았는데, 이날은 정적인 얼굴로 내내 날카롭게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