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틸다 in 디큐브아트센터, 2022.10.07 7시반 하신비 마틸다, 주현준 브루스, 구더기팀 정아인 라벤더, 은시우 토미, 정혜람 앨리스, 임동빈 나이젤, 정은서 아만다, 이서준 에릭. 박혜미 허니, 최재림 트런치불, 강웅곤 미세스 웜우드, 차정현 미스터 웜우드, 이하 원캐. 신비마틸다 데뷔 무대! 재연 마틸다 자첫. 기적 같은 아이 마틸다가 돌아왔다. 달라진 공연장 무대 위에 새로운 아이들의 얼굴이 담겼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이야기의 본질만큼은 그대로였다. 3년 하고도 9개월 만인 이 놀라운 극과의 재회는 커다란 설렘만큼 만족스러웠고, 또 벅차게 고마웠다. 일상에서 문득문득 떠올랐던 장면들을, 때때로 의지가 되던 대사와 가사들을, 고스란히 다시 마주할 수 있음이 어찌나 기쁘던지 눈물이 자꾸 차올랐다..

인간의 법정 in 아트원시어터 2관, 2022.10.01 7시 박민성 호윤표, 이재환 아오, 김승용 한시로/서인구, 이상아 오미나/카운슬러. 기회가 닿지 않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켄의 무대를 대학로에서 보게 됐다. 창작 뮤지컬 초연이라서 극의 뚜껑이 열린 다음에 표를 잡을까 했는데, 어쩌다 보니 프리뷰 기간인 켄아오 둘공에 객석에 앉아있더라. 후기를 먼저 보면 표를 잡을 리가 없다는 선견지명이었던 것일까. 캐스팅 공개 이후에 원작 소설을 미리 읽어봤다. 초반 열 장을 넘기기가 몹시 힘들었다. 그럴싸한 논리를 통해 풀어내는 로봇법이 모호해서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의식 생성기 설치 하나로 안드로이드가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이해되지 않은 것도 있고..

엘리자벳 in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2022.09.30 7시 옥주현 엘리자벳, 이해준 죽음, 박은태 루케니, 길병민 요제프, 주아 대공비 소피, 장윤석 루돌프, 김유안 어린 루돌프, 이하 원캐. 10주년 엘리자벳 자첫자막. 개막도 하기 전부터 말이 많았던 이번 엘리 10주년을, 팔아주지 않으려 했다. 뮤지컬에 입덕한 이후로 늘 궁금했던 은케니가 돌아왔기에 이 불매 결심은 가슴을 미어지게 했지만, 그래도 제작사를 비롯한 여러 요소들을 용납하기엔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뭐라도 관극을 하기 위해 하루 종일 새로고침을 하다가 퇴근하며 사옥의 회전문을 나서는 바로 그 순간, 꿀자리가 눈에 들어와 버렸다. 이런 제기랄. 왜 매번 똑같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거야. 난 그저 행복하고 싶은 덕후라고. 좋은 극 ..

서편제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22.09.15 7시반 이자람 송화, 김준수 동호, 김태한 유봉, 채태인 동호모, 최연우 어린송화, 차승수 어린동호, 이하 원캐. 자람준수 판소리 페어 자첫자막. 아는 이야기에 아는 넘버가 잔뜩인 극을 이제야 자첫했다. 문르콘에서 자첫했던 자람신의 송화를 놓칠 수가 없었고, 명성 자자한 김준수 배우도 궁금했다. 덕분에 서편제라는 작품이 추구하는 '소리'를 제대로 감상하고 왔다. 두 배우의 낭창하고 재기 발랄하며 묵직하고 풍성한 소리들이 선연하게 심장에 와닿았다. 온갖 풍파를 삭이고 녹여 제 소리를 찾아낸 자람송화의 두터운 삶과 그 소리를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북을 치고 추임새를 넣는 준수동호의 뜨거운 마음이 오롯이 담긴 마지막 심청가는, 감히 언어로 형용할 수 없을..

미세스 다웃파이어 in 샤롯데씨어터, 2022.09.09 7시 양준모 미세스 다웃파이어&다니엘, 박혜나 미란다, 김산호 스튜어트, 김나윤 완다, 임기홍 프랭크, 영오 안드레, 설가은 리디아, 윤준상 크리스, 김가온 나탈리, 이하 원캐.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를 워낙 즐겁게 봤던지라, 이 극을 챙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꽤 오래전 영화이고 코미디 극이라서 약간의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여러 요소들을 시대에 맞게 다듬고 수정한 창작진의 노력 덕분인지 다행히 불편한 부분은 없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자연스럽고 마땅하다 긍정하고, 포기하는 대신 그 이후를 바라보는 변화와 성장을 포용하는 극의 따뜻한 시선이 포근했다. 눈 감고도 찾을 수 있는 객석에 앉아 익숙한 음감의 뒷모습을 보며 믿고 보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