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프덴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3.01.23 7시 정선아 엘리자베스, 에녹 루카스, 조형균 조쉬, 최현선 케이트, 임별 스티븐, 김찬종 데이빗, 이하 원캐. 살면서 "만약" 이라는 가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갈림길 앞에서 하나의 길을 선택하여 걷다가 문득 "그때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으리라. 이 극은 그 상상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 두 친구 중 누구를 따라갈 것이냐는 작은 선택 하나로 인해, 리즈와 베스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마치 평행우주처럼. 리즈와 베스의 삶이 다르기에 주변 인물들의 삶 역시 서로 다르다. 리즈와 베스의 인생이 점점 달라져 어긋날 때, 문득 뒤돌아 과거를 돌이켜보는 그의 고민과 후회와 갈등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단 한..

물랑루즈 in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2022.12.16 7시반 홍광호 크리스티안, 김지우 사틴, 이정열 지들러, 이창용 몬로스 공작, 최호중 로트렉, 심건우 산티아고. 유승엽 베이비돌, 배수정 아라비아, 김주영 라쇼콜라, 이하 원캐. 전성혜 니니. 물랑루즈 아시아 총첫! 궁금했던 작품이지만 가격 패기를 보고 놀라서 티켓팅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헤미안석이라며 op석과 중블 1열을 따로 오픈한다길래 눌러나 보자 하고 예매처에 들어갔다. 역시나 눈밭이라 빠른 포기를 하고 바로 총첫공 예대를 이곳저곳에 4개 걸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중 3개가 터졌다!!! 세상에!!!! 덕분에 총첫공을 무려 오피 1열 중앙 부근에서 볼 수 있었다. 관극 가기 전부터 느낀 강한 운명의 예감은 로비의 포토존에서 신나게 사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2.12.14 7시반 박강현 토니, 한재아 마리아, 정유지 아니타, 정택운 리프, 임정모 베르나르도, 이하 원캐. 뮤지컬 계의 고전이나 다름없는 이 극이, 지난 2007년 삼연 이후 무려 15년 만에 라이센스 사연으로 돌아왔다. 류정한 배우님의 데뷔작이자, 작곡가 번스타인의 작품이자, 미드 글리 등을 통해 대부분의 넘버를 이미 잘 알고 좋아했기에 반드시 챙겨봐야만 하는 극이었다. 간만에 대극장 특유의 스케일 큰 군무와 빵빵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고 들으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익숙한 음악과 함께 맞물리는 배우들의 동작이 무대 위 특별한 세상을 펼쳐냈다. 현대판 답게, 이 극은 두 세력의 팽팽한 대립과 그 사이에서 피어난 애틋한 사랑을 소재로 한다. 독특..

테레즈 라캥 in 드림아트센터 1관, 2022.10.22 3시 선민 테레즈, 동현 로랑, 이진우 카미유, 이혜경 라캥 부인. 초연부터 궁금했던 작품이어서, 재연이 돌아오자마자 보고 싶었던 배우들로 맞춰서 관극하고 왔는데, 그냥 봤다는데 의의를 둔다. 원작 소설과 영화도 나중에 챙겨만 봐야지. 무대에서 울고 절망하는 인물들을 보며 대체 관객으로서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 건지 난감한 경험은 오랜만이었다. 바스러질 것 같은 예민한 이들이 감당하지 못한 일을 벌인 뒤 후회하고 부정하며 끝내 광기에 사로잡히는 이야기는, 너무 많다. 아름다운 집에서 달아나고 싶었던 테레즈와 그 집의 모든 걸 빼앗아 소유하고 싶었던 로랑. 인간의 욕망과 그에 따른 선택으로 인한 파멸을 그려내는 창작진의 과한 자기도취가 몰입을 방해..

브론테 in 대학로 자유극장, 2022.10.20 8시 강지혜 샬럿, 김려원 에밀리, 이아진 앤. 글을 쓰는 여성들은 언제나 옳다. 여성이 감히 글을 쓴다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던 시절에도 여성들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을, 꿈을 멈추지 않고 써 내려갔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의지, "폭풍우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신념. 그 걸음들이 모이고 쌓여 지금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닿는다. "해뜨기 전 찬란한 새벽"처럼. "써 내려가 써 내려가" 졔샬럿의 확고한 목표는 묵직하고 려밀리의 명료한 신념은 찬란하며 아진앤의 단단한 믿음은 다정하다. 브론테이기에 모두가 글을 사랑했지만, 브론테임에도 모두의 글은 다를 수밖에 없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탄생한 세계들이 부딪히고 평화는 찢겨진다, 필연적으로.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