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테르 in 광림bbch홀, 2020.09.16 3시 카이 베르테르, 김예원 롯데, 이상현 알베르트, 김현숙 오르카, 송유택 카인즈, 이하 원캐. 지난달 알앤디 첫콘을 관극할 떄만 해도 세상이 이토록 괴로워질 줄 알지 못했고, 한 달만에야 가까스로 치킨홀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힘겨운 현실 너머 무대 위의 발하임이 잔인할만큼 지나치게 눈부셔서, 1막 내내 펑펑 눈물을 쏟았다. 따뜻한 색감의 조명과 풍성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오케스트라,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무대가 마음을 벅차게 했다. 심장을 뛰게 만드는 대극장 특유의 풍만함과 비현실적으로 다정한 이야기가, 띄어앉기와 마스크로 쓸쓸해보이는 객석 전체를 아우르며 위로를 건넸다. 공연을 사랑하기 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통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 in 예스24스테이지 2관, 2020.08.09 6시 전미도 클레어, 정문성 올리버, 성종완 제임스. '러블리함'의 대명사 미도클레어가 돌아왔으니 만나러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초연에서 만났던 그대로 사랑스러움을 온몸으로 뿜어내는 미도클을 보며 두시간 내내 너무 행복했다. 일부러 문미도 회차로 맞춰갔는데, 안정감 있는 두 배우의 합이 극을 더 매끈하게 풀어냈다. 이 페어를 초연 연출로 만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번 시즌은 스크린과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무대 구성이나 소품 배치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초연보다 디지털화 되어 있었다. 근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있지만, 버려진 힐퍼봇들이 모여사는 아파트에는 다소 아날로그한 감성이 더 어울린다. 오케를 무대 위쪽으로 올린 것도 집중..

오페라의 유령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20.08.08 2시 조나단 록스머스 팬텀, 클레어 라이언 크리스틴, 맷 레이시 라울, 베벌리 차이앗 칼롯타. 내한 오유 자다섯.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 막공. 코로나로 인해 공연중단이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공연 연장이 되었으며,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오페라의 유령이 무대 위에 존재하는 국가였다. 이 극을 처음 제대로 마주한 날의 짜릿한 전율은, 공연이라는 예술을 사랑하는 한 영원히 온몸으로 기억하리라. 웅장하고 아름답고 강렬한 오케스트라 선율을 배경으로 번쩍이는 샹들리에의 조명. 무대 틀을 감싸고 있던 천이 걷히며 바닥에 떨어져 있던 무대의 막들이 하나씩 저마다의 속도로 올라가는 장면. 구전설화 속에 고요히 잠들어있던 이야기가 바로 그 ..

오페라의 유령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20.07.26 2시 조나단 록스머스 팬텀, 클레어 라이언 크리스틴, 맷 레이시 라울, 베벌리 차이앗 칼롯타. 내한 오유 자넷. 알고있음에도 재차 새롭고 익숙함에도 매번 놀라운 이야기가 무대 위에 있다. 오버츄어가 얼마나 웅장할지, POTO가 얼마나 압도적일지, 뮤옵나가 얼마나 아름다울지, 올아이가 얼마나 반짝거릴지, 노리턴이 얼마나 농염할지, 피날레가 얼마나 애틋할지, 안다. 그럼에도 눈부시게 황홀한 아름다움은 온몸을 사로잡으며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바로 그 공간, 바로 그 찰나에만 존재하는,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 두려움마저 압살해버리는 지독한 아름다움에 휩싸여 헤어나지 못하던 크리스틴이 온전하게 이해되는 극강의 유혹. 이 무대를, 공연이라는 장르를..

오페라의 유령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20.07.18 7시 조나단 록스머스 팬텀, 클레어 라이언 크리스틴, 맷 레이시 라울, 베벌리 차이앗 칼롯타. 내한 오유 자셋. 오랜만에 초대 당첨이 됐는데 무려 중블 4열 정중앙을 받아서 감격스러웠다. 공원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자둘 이후 한달만의 자셋 관극이었는데, 장기간 거의 원캐로 이어진 공연 때문인지 조나단팬텀의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감정선과 굵직굵직한 디테일은 여전했고, 피날레 장면의 노선이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겨서 신선했다. 게다가 지난 관극에서 살짝 불호였던 클레어크리가 이날 너무 훌륭해서 행복했다. 오유 자첫에서는 라울에게 집중했고, 자둘에는 팬텀에게 공감했는데, 자셋에서는 크리스틴에게 몰입했다. 관극마다 새로운 관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