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퀴리 in 충무아트센터 블랙, 2020.02.21 8시 리사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 이봄소리 안느 코발스키, 김찬호 루벤 뒤퐁, 김지휘 피에르 퀴리, 김아영 조쉬 바르다/이렌 퀴리, 이하 원캐. 장민수 폴 베타니/병원장, 주다온 아멜리에 마예프스키/루이스 보론스카, 조훈 마르친 리핀스키/닥터 샤갈 마르탱.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한 마리 퀴리의 여정을 담담하고 부드럽게 풀어내는 이 극은, 안느라는 인물을 통해 마리의 의지와 절망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라듐이라는 새로운 원소를 찾기 위한 과정과 그로 인해 파생된 문제에 집중한 이야기의 구성은, 다양한 인물을 맡은 앙상블 배우들의 역할을 통해 한층 다채롭게 표현된다. 마리를 "폴란드의 별"이라 호명하는 폴란드 출신 노동자들은 전부 각자의 이름을 지니고..

미드나잇 : 앤틀러스 in 아트원씨어터 2관, 2020.02.18 8시 유리아 비지터, 황민수 맨, 김금나 우먼, 김미로, 신동민 멀티. 믿나 자첫. 초재연을 놓쳐서 아쉬웠던 이 극이 젠더프리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예매를 했다. knock, knock, knock, 문을 두드리는 율지터가 무대를 날아다니는 모습에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라이브 연주가 강렬하고 매끄러운 음악을 생동감 넘치게 풀어냈고, 반주와 효과음의 박자에 맞춰 휙휙 변하는 조명이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매력적으로 살려냈다. 세련된 위압감은 율지터가, 불안한 광기는 금나우먼이, 처절한 변명은 민수맨이, 다양한 상황과 인물은 멀티 배우들이 감각적으로 표현하며 이야기를 클라이막스로 이끈다. 멈춰버린 시간의 묵직한 침묵을 보다 ..

여신님이 보고계셔 in 유니플렉스 1관, 2020.02.14 8시 한보라 여신님, 조성윤 한영범, 박준휘 류순호, 강기둥 신석구, 홍우진 이창섭, 조풍래 조동현, 진태화 변주화. 여보셔. 이 유명한 극을 지금껏 보지 못했기에 이번 육연은 꼭 챙겨보리라 다짐했다. 자첫자막 관극을 고를 때 늘 그러했듯 꼼꼼하게 캐슷을 따져 표를 잡았는데, 마음 아픈 일로 당일 캐슷 변경이 됐다. 성두섭 배우 자첫은 미뤄지게 되었으나 마음을 잘 추스리고 다른 무대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무대 위 배우들 모두 남다른 다짐을 하고 나왔는지 초반부터 연기가 단단하더라. 유려하게 흐르는 전개 사이사이의 애드립과 재치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내내 웃었고, 각자의 이야기와 예견된 결말이 애틋하고 가슴 아파서 펑펑 울었다. 커튼콜 촬영이..

여명의 눈동자 in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020.01.30 8시 최우리 여옥, 오창석 대치, 마이클리 하림, 한상혁 동진, 김진태 윤홍철, 임선애 동진 모, 김승후 대운, 이하 원캐. 대극장 무대 위 나비석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던 이 극이 재연으로 돌아왔다. 초연 당시 여러 악조건들로 인해 텅 비어버린 무대를 오로지 배우들이 꽉꽉 채워냈고, 그 열정을 향해 관객들은 뜨거운 응원과 함성을 쏟아냈다. 이 단단하고 애틋한 교감이 여명이라는 극을 다시 돌아오게 한 큰 힘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무대 연출이 있었다면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궁금해했던 초연의 장면들은 세종대극장 무대 위에서 아낌 없이 펼쳐졌다. 무대의 규모와 배우들의 숫자, 다양한 소품 및 조명 연출 등 달라진 모든 것들이 새롭고 아쉽고 재미있었다..

영웅본색 in 한전아트센터, 2020.01.26 2시 민우혁 자호, 한지상 자걸, 박민성 마크, 김대종 아성, 유지 페기, 이하 원캐.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창작뮤지컬을 굳이 챙겨보고 싶지는 않았으나, 늘 필모를 챙겨보던 배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자첫자막을 하게 됐다. LED를 활용한 화려한 영상 연출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그 점은 확실히 충족시켰다. 타이밍 맞게 움직이는 무대 위로 아름다운 야경, 홍콩 시내의 정경, 바닷가, 푸르른 하늘 등이 선명한 고화질로 눈앞에 펼쳐졌다. 미닫이 형태로 본무대를 들락날락하는 무대 하나에는 문이 있었는데, 인물의 등퇴장을 엇갈리게 만듦으로써 효과적인 장면 구성을 가능케 했다. 다만 이 무대가 왼쪽으로 들어갈 때 아래쪽 바퀴의 드르르륵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