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25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이훈진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다섯, 류공주 자셋. 이 극이 건네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심장을 벅차오르게 만든다. 동시에 극 내내 반복적으로 폭력과 억압이 영혼을 지치게 만든다. 비단 2막의 그 장면뿐만이 아니라, 노새끌이들이 행하는 모든 형태의 희롱과 괴롭힘이 끔찍하고 역겹다. 그 추행을 힘겹게 밀치고 뿌리치는 알돈자의 저항이 괴롭고 힘들다. 관극을 거듭해도 무뎌지지 않는 이 불편함이 마땅하기에 더 속상하다. 주제에 담긴 가치가 중하다고 해서, 수단의 폭력성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악이 활개 치는 세상을 두고 볼 수 없는 미친 기사의 정의를 위해 약자를 학대하는 불의를 반드시 전시해야..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17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이훈진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넷. 완벽한 레전공은 아니었지만 온전하게 심장을 울린 공연이었다.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을 비판하고 경계하면서도, 결국 그 현실에 발목이 붙들려있는 지식인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내보이는 세르반테스였기 때문이다. 지독히 공감하고 절절히 이해할 수밖에 없는 무력감과 절망이 너무도 익숙하고 가까워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리를 박차고 걸음을 옮기는 의지와 용기가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관극의 여운이 길고 짙다. ※스포있음※ 이날 극 초반의 세류반테스와 류동키는 이번 시즌에서 만나본 것 중 가장 젊고 불완전했다. "이상주의자, 엉터리 글쟁이 그리고 고..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11 2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김지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셋. 2월 한 달 동안 고작 9회차라니! 지방공과 연장공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그래도 강제로 취소당했던 모든 표들이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퐁당퐁당이어서 앞자리 잡기는 또 어찌나 힘든지. 류동키와 알돈자 트리플 배우들의 페어첫공을 챙겨야 했기에 적당한 자리에 앉는 것으로 타협했다. 알돈자 배우들이 각기 다른 노선이어서, 류동키의 노선은 물론이고 극 전체의 질감도 완연히 달라지는 것이 즐거웠다. 간만에 도는 회전문이 너무나 재미지다. 극중극의 돈키호테와 극중극 바깥의 극작가 세르반테스가 혼재된 공연이었다. 무대 위의 관객인 지하감옥의 죄수들에게 가까이 ..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03 8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이훈진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이하 원캐. 류동키 첫공. 이 무대를 얼마나 간절히 기다려왔던가. 역병으로 인해 개막 연기를 거듭하며 실망과 좌절이 계속되었으나, 길고 길었던 기다림 끝의 만남은 더없이 달콤하고 벅찬 영광이었다. 무대 위 배우들은 열과 성을 다해 온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고, 무대 아래의 관객들은 모든 찰나를 오롯이 눈과 귀와 마음에 담았다. 절반 밖에 채울 수 없던 좌석과 함성을 쏟아낼 수 없는 커튼콜이 속상하긴 했지만, 공연장에서 그 공간과 시간을 공유한 모든 이들의 마음은 모자람 하나 없이 충만했다. 작년 6월 이후로 참 많이도 그리워했던 류배우님이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내내..
맨오브라만차in 디큐브아트센터, 2015.10.11 2시 공연 아, 자막해야겠다....ㅋㅋ 팬은 연예인을 닮는다더니 류번복의 미학을 벌써 보고 배웠나보다. (그러니까 지킬 진짜 딱 한 번만 더 해주세요ㅠㅠ) 이렇게 말해 놓고 또 막공주 되면 양도 받고 싶어서 손이 드릉드릉 할 것 같긴 한데, 일단 들고 있던 막공표는 취소했다. 2층은 이제 안 올라갈래...... 류정한, 린아, 정상훈. (류동키/세류반, 린돈자, 상훈초) 오늘은 전반적인 극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1층 왼블에 앉았더니 지난 관극 때는 보지 못했던 류동키의 표정과 극의 연출에 집중할 수 있었다.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와닿았고, 조금 더 짙은 여운이 남는다. ※스포있음※ 라만차에서 가장 인상 깊은 연출은 '색'이다. 침대씬을 보며 새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