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5.16 2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라만차 시즌 총막. 류동키/세류반테스 자열셋, 류수진 페어 자여섯. 무사히 총막까지 도달했다는 안도감과 이날이 지나면 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을 시작해야 한다는 막막함을 끌어안은 채 객석에 앉았다. 마지막 공연답게 배우들 하나하나는 물론이고 오케스트라까지도 열과 성을 다해서 이 순간에 임하고 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덕분에 짙은 아쉬움보다는 가벼운 시원섭섭함을 끌어안은 채 이번 시즌 최후의 무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막공에서는 늘 그러했듯, 정석적인 노선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세류반테스와 유쾌한 애드립을 선물하는 류동키 덕분에 즐거웠다. 나름 담담하던 평정..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5.08 3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정원영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열둘, 류공주 자다섯/자막. 공주돈자 200회 공연! 햇살영주 페어막. 예정했던 전관이 취소되었는지 일반 예매로 풀린 덕분에 충무에서 공주돈자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고 보낼 수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주돈자의 200회 공연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맹렬한 분노와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던 알돈자가 돈키호테로 인해 흔들리고 절망하며 끝내 변화하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매끄러웠다. 다 똑같아 넘버 마지막 소절에서 끝내 눈물이 차오르는 것이나, 우물씬에서 침을 뱉고 돌아섰다가 "근데, 아씨," 하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게 ..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3.31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이훈진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아홉. 자칫하면 표를 날릴 수도 있던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어찌저찌 해치우고 미뤄서 늦지 않게 객석에 앉았다. 지난 시즌까지 더하면 벌써 15번째 관극임에도, 마치 처음 만나는 듯한 설렘을 장면 곳곳에서 느낀 날이었다. 도지사에게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던 원고가 세르반테스에게는 값비싼 자산이라는 첫 장면의 차이가 평소보다 강렬히 와 닿았고, 극중극을 끝낸 뒤 돌려받은 원고를 꽉 끌어안는 순간 다 함께 만들어낸 이야기가 어둡고 희망 없던 지하감옥을 환하게 밝히는 인상을 받았다. 이날 무대 위 라만차의 기사들이 모두 영광을 좇는 사람들이었기에 더욱 심금..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3.25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여관주인/도지사. 류동키 충무 첫공, 자여덟. 대전예당의 무대와 객석 간 거리가 워낙 멀었기에, 2주만에 보는 건데도 한 달만에 만난 것 같은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충무가 샤롯데보다 가로로 넓은지라, 중블 1열 왼통에 앉았는데도 샤롯데 사블통 정도의 체감이었다. 무대가 높고 단차가 좋아서 중블 3-4열이 딱 좋을 것 같긴 하다. 음향은 깔끔하긴 한데 답답했다. 오케 반주와 목소리가 모이며 어우러지는 게 아니라 넓게 퍼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케 진짜. 대전에서 화해했다고 믿었건만, 오버츄어 "빰바밤" 하고 시작하는 첫음부터 맥아리가 없는데다가 맨옵라 부분에서 관악기 삑사..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28 7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이훈진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여섯이자 샤롯데 막공. 맨오브라만차 800회 공연. 이날이 800회라는 것을 공연 10분 전에 알았는데, 그래서인지 배우들이 이야기를 유난히 정성껏 쌓아 올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따뜻하고 다정하게 위로를 건네는 이날 공연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다. 풍성하고 황홀한 류동키의 1막 마지막 임파서블 드림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며 벅찬 감동과 희망에 전율케 했고, 목소리들이 하나씩 모여가는 2막 마지막 임파서블 드림은 공간에 함께한 모든 이들과 함께 극을 완성해내는 기쁨과 짜릿함을 선사했다. 그리고 샤롯데에서 듣는 커튼콜의 마지막 임파서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