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06 7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이하 원캐. 류동키 자둘. 이룰 수 없는 꿈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몸을 던지는 라만차의 기사가, 그 의지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둘시네아가, 유난히도 시리게 아프고 찬란하게 눈부신 날이었다. 특히 2막 후반부의 처절하고 아름답고 고통스럽고 벅차오르는 모든 장면들이 짙고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첫공만큼 좋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산산조각 내며 첫공을 뛰어넘는 멋진 무대를 선사한 류동키 덕분에 가득 차오른 전율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이렇게 완벽한데 공연이 고작 한 달뿐이라니. 퐁당퐁당으로 공연장 절반만 오픈되어서 자리를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습관적..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03 8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이훈진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이하 원캐. 류동키 첫공. 이 무대를 얼마나 간절히 기다려왔던가. 역병으로 인해 개막 연기를 거듭하며 실망과 좌절이 계속되었으나, 길고 길었던 기다림 끝의 만남은 더없이 달콤하고 벅찬 영광이었다. 무대 위 배우들은 열과 성을 다해 온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고, 무대 아래의 관객들은 모든 찰나를 오롯이 눈과 귀와 마음에 담았다. 절반 밖에 채울 수 없던 좌석과 함성을 쏟아낼 수 없는 커튼콜이 속상하긴 했지만, 공연장에서 그 공간과 시간을 공유한 모든 이들의 마음은 모자람 하나 없이 충만했다. 작년 6월 이후로 참 많이도 그리워했던 류배우님이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내내..
드라큘라 in 샤롯데씨어터, 2020.06.07 7시 류정한 드라큘라, 임혜영 미나, 강태을 반헬싱, 이예은 루시, 이충주 조나단, 김도현 렌필드, 이하 원캐. 삼연 드라큘라 총막. 류큘 막공. 류큘 21차 관극. 류임 10차 관극이자 페어 전관. 짹, 시라노 초재연, 프랑켄에 이어 다섯번째로 류배우님의 총막을 관극했다. 양옆 배우들과 눈빛을 교환한 뒤 멋지게 뛰어내리는 류큘과 그에 맞춰 폴짝 뛰어오르는 배우들. "한국 뮤지컬 역사 상 가장 짧은 무대인사를 하겠다"며 말이 길어지는 사람은 오케에서 랖앺랖 전주를 깔아주기로 했고, 덕분에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큐시트를 넘겨보고 계속 다른 큘들에게 소곤소곤 속닥속닥 말을 거는 귀여운 류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며 행복하게 이 극을 보내줬다. 예기치 못한 어려..
드라큘라 in 샤롯데씨어터, 2020.06.06 2시 류정한 드라큘라, 임혜영 미나, 손준호 반헬싱, 김수연 루시, 진태화 조나단, 김도현 렌필드. 류큘 세미막. 류큘 20차, 류임페어 9차 관극. 류배우님 세미막 레전의 법칙에 맞게 강렬하고 매혹적인 공연이었다. 커튼콜까지 피날레의 여운에 젖어있던 적은 더러 있었지만, 눈물까지 멎지 않았던 건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처절하고 애틋하고 마음 시린 피날레의 여운이 지독히도 짙어서, 커튼콜 내내 마음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쏟았다. 스포있음 5/16 공연처럼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디테일이 많았다. 제 양손을 계속해서 내려다봄으로써, 자신이 행한 수많은 선택에 대한 번뇌와 회의가 가시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났다. 프블. 가사에 맞춰 손을 내려..
드라큘라 in 샤롯데씨어터, 2020.05.29 8시 류정한 드라큘라, 조정은 미나, 강태을 반헬싱, 이예은 루시, 진태화 조나단, 조성린 렌필드. 류큘 자열아홉. 류선녀 페어세미막. 류선녀 자여섯이자 자막. 확실히 이 극은 미나에게 많이 좌우된다. 구멍이 많고 설정이 부족한 이 고정된 서사 안에서, 드라큘라는 개연성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미나는 그 서사를 매력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미나의 노선에 따라 이야기의 질감이 달라진다. 류배우님을 좋아해서 드큘 위주로 관극을 하고 있긴 하지만, 초반에 관극할 때는 미나와 루시의 욕망과 선택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는 했다. 기존의 규범 속에 머물렀을 때 얻을 수 있는 "완벽한 인생"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머리가 가슴을 이기지 못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