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오브라만차 in 대전 예술의 전당, 2021.03.14 2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정원영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시즌 자일곱. 류공주 자넷. 류빅터를 따라 지방공 류랑을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더라. 역병만 아니었더라면 작년 여름에는 맨덜리를 쫓아다녔을 텐데. 대전 예당에서의 관극은 처음이라 기대가 컸는데, 깨끗하고 선명하게 오케스트라 라이브의 전율을 전하는 음향이 최고였다. 대사 부분은 울림이 좀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음향이었다. 중블 2열임에도 샤롯데 6-7열 정도인 거리감이 아쉬웠으나, 2주 만에 새로운 극장의 무대에서 만난 류동키가 잔뜩 신이 나있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행복했다. 청아하고 반듯한 철야기도와 풍성..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28 7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이훈진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여섯이자 샤롯데 막공. 맨오브라만차 800회 공연. 이날이 800회라는 것을 공연 10분 전에 알았는데, 그래서인지 배우들이 이야기를 유난히 정성껏 쌓아 올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따뜻하고 다정하게 위로를 건네는 이날 공연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다. 풍성하고 황홀한 류동키의 1막 마지막 임파서블 드림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며 벅찬 감동과 희망에 전율케 했고, 목소리들이 하나씩 모여가는 2막 마지막 임파서블 드림은 공간에 함께한 모든 이들과 함께 극을 완성해내는 기쁨과 짜릿함을 선사했다. 그리고 샤롯데에서 듣는 커튼콜의 마지막 임파서블 ..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25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이훈진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다섯, 류공주 자셋. 이 극이 건네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심장을 벅차오르게 만든다. 동시에 극 내내 반복적으로 폭력과 억압이 영혼을 지치게 만든다. 비단 2막의 그 장면뿐만이 아니라, 노새끌이들이 행하는 모든 형태의 희롱과 괴롭힘이 끔찍하고 역겹다. 그 추행을 힘겹게 밀치고 뿌리치는 알돈자의 저항이 괴롭고 힘들다. 관극을 거듭해도 무뎌지지 않는 이 불편함이 마땅하기에 더 속상하다. 주제에 담긴 가치가 중하다고 해서, 수단의 폭력성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악이 활개 치는 세상을 두고 볼 수 없는 미친 기사의 정의를 위해 약자를 학대하는 불의를 반드시 전시해야..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17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이훈진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넷. 완벽한 레전공은 아니었지만 온전하게 심장을 울린 공연이었다.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을 비판하고 경계하면서도, 결국 그 현실에 발목이 붙들려있는 지식인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내보이는 세르반테스였기 때문이다. 지독히 공감하고 절절히 이해할 수밖에 없는 무력감과 절망이 너무도 익숙하고 가까워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리를 박차고 걸음을 옮기는 의지와 용기가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관극의 여운이 길고 짙다. ※스포있음※ 이날 극 초반의 세류반테스와 류동키는 이번 시즌에서 만나본 것 중 가장 젊고 불완전했다. "이상주의자, 엉터리 글쟁이 그리고 고..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11 2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김지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셋. 2월 한 달 동안 고작 9회차라니! 지방공과 연장공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그래도 강제로 취소당했던 모든 표들이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퐁당퐁당이어서 앞자리 잡기는 또 어찌나 힘든지. 류동키와 알돈자 트리플 배우들의 페어첫공을 챙겨야 했기에 적당한 자리에 앉는 것으로 타협했다. 알돈자 배우들이 각기 다른 노선이어서, 류동키의 노선은 물론이고 극 전체의 질감도 완연히 달라지는 것이 즐거웠다. 간만에 도는 회전문이 너무나 재미지다. 극중극의 돈키호테와 극중극 바깥의 극작가 세르반테스가 혼재된 공연이었다. 무대 위의 관객인 지하감옥의 죄수들에게 가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