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 재연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08.10 ~ 2019.10.13 벨쥐락의 여름과 함께 시작된 시라노의 이야기는 가을의 나날들을 맞이하며 종언을 고했다. 마치 2년 전처럼. 시라노의 당당함에 위로받았고, 단단함에 위안을 얻었으며, 끝끝내 지켜낸 삶과 의지에 다시 용기를 끌어모았다. 어두운 무대를 오로지 존재감 하나로 가득 채워내는 류라노의 거인을 데려와 넘버는, 죽음의 신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내 영혼 속에 남아 영원히 살리라. 진심을 다해 사랑했고, 더없이 존경했고, 끝없이 감사했다. 회차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마주하고 만끽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 행복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던 시라노 재연을 미련 하나 없이 잘 보내줄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 1차 190811 류..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10.13 6시반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류라노 자열다섯 관극. 재연 시라노 총막. 막공에서 큰절을 하는 류배우님 루틴을 까맣게 잊고 있을 정도로 막공이 오랜만이어서, 성큼성큼 걸어나와 객석을 향해 절을 하는 류배우님의 모습에 새삼스레 울컥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로 시작되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로 마무리 된 무대인사도 너무나 감사했다. 무대인사 내내 울고 박수 치고 웃고 환호를 보내느라 드물게 허용된 류배우님 무인을 촬영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만족스러운 총막이어서 행복하다. 초연 시라노는 재연이 돌아오리라는 기약이 없어서 미련이 많이 남고 아쉬웠는데, 재연 시라노는 반드시 돌아올 삼연을 고대하며..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10.11 8시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재연 류라노 자열넷. 류라노 세미막. 류배우님의 세미막은 늘 약속된 레전공이기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상상하고 그려온 시라노라는 인물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류라노의 노선과 연기에 새삼스레 감탄하고 열망하고 반할 수밖에 없었다. 본공연의 처음과 끝까지, 더 나아가 커튼콜의 마지막 자세까지 흠 잡을 곳 하나 없이 완벽한 공연이었다. 큰 틀의 노선을 단단히 받쳐주는 디테일들을 차곡차곡 쌓고 촘촘하게 엮어내어 마침내 온전하게 완성된 시라노를 고스란히 심장에 끌어안은 채, 무대 위 마지막 순간까지 시라노 그 자체로써 존재한다. 이 배우를, 이 배우가 표현하는 인물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10.05 3시 류정한 시라노, 나하나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재연 류라노 자열셋. 류하나 페어 막공. ※스포있음※ 사람은 언제 죽는가. 마지막 숨을 토해내는 그 순간만을 유일한 죽음으로 명명하기에는 어폐가 있으리라.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내던 사람들은 저마다의 죽음을 마주하게 되고, 그 죽음의 형태가 삶이 어떠했는가를 증명한다. 이날의 류라노는 각기 다른 태도로 두 번의 죽음을 맞이한다. 예측할 수 없었던 첫번째의 죽음 앞에서 절망으로 침잠하지만, 스스로 굳게 믿는 의지를 결코 버릴 수 없었기에 다시 칼을 빼어든다. 영혼의 일부가 죽어버린 채로 세상 모든 거인들과 맞서 싸워야 했던 15년의 세월 끝에 재회하게 된 죽음의 신을, 류라노는 반가이 맞이한다. ..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09.29 6시반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재연 류라노 자열둘. 류지연런 네 번째 공연이자 자넷. 가열차게 프랑켄슈타인 회전으로 새로운 경험들을 잔뜩 했던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2019년 덕질 목표를 하나 세웠다. 류정한 배우님 사인받기. 꿈 정도는 크게 꿔보자 싶었지만, 예상했던 대로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기한을 내년으로 미뤄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기대조차 하지 못했던 상황이 도래했다. 사인회라니. 구전설화 정도로만 들어왔던 류배우님의 사인회가 실제로 열린다니. 당첨운이 제로에 수렴하는 스스로를 잘 알면서도 여섯 시간 전부터 공연장에 가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열정은 있었지만 요행은 없었고, 당첨운은 없었지만 인복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