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9.08.17 7시반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류라노, 지연록산, 런티앙. 재연 류라노 자둘. 2년하고도 일주일 전, 초연 시라노 후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영혼을 팔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면 류배우님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음성을 감히 요구하고 싶다고. 배우님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당연하게도 이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했다. 류라노가 넘버의 첫 음을 입에 올리는 순간, 벅차오르는 황홀함에 휩싸인 채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입덕 5년차 정도면 익숙해질만도 한데, 매번 그 익숙함 이상의 어마어마하고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시니 항상 새로이 치일 수밖에 없다. 팬텀 초연에서 덕통사고를 느..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9.08.11 6시반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김용한 크리스티앙. 이하 원캐. 재연 류라노 첫공이자 자첫. 초연을 사랑했던 관객으로서, 아주 많이 바뀌리라 예고된 재연을 편하게 기다리기는 쉽지 않았다. 사전에 풀린 포스터의 분위기나 변경된 가사들의 뉘앙스, 라이브 연주의 부재 등이 우아하고 세련된 초연을 지나치게 가벼운 재연으로 둔갑시킬까 두려웠다. 차곡차곡 누적되던 막연한 섭섭함의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어려운 생각의 전환뿐이었다. 초연과 재연은 완전히 다른 극이다. 시라노가 전하는 메시지나 극의 주제는 동일하겠지만, 표현방식이나 구성은 동일할 수 없다. 인정을 하고 나니, 재연 첫 관극을 시라노와의 재회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유쾌함에..
시라노in 엘지아트센터, 2017.10.08 7시 공연 류정한 시라노, 린아 록산, 임병근 크리스티앙, 이창용 드기슈, 홍우진 르브레. 류라노, 린록산, 빙티앙, 용기슈, 홍브레. 류린빙. 류린페어 자첫자막 및 류라노 10차, 시라노 12차 관극. 류라노 막공이자 시라노 총막공. 기억은 시간이 지날 수록 옅어짐을 아주 잘 알기에, 총막을 기준점 삼아 극세사 디테일을 쪄봤다. 동선이나 대사를 세세하게 적는 와중에 기억 안나는 건 수기 리뷰에 폰 메모 등을 참고하느라 글 완성하는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렸다. 딱 12시간 걸렸구나. 시라노를 잘 떠나보내기 위해 소요한 소중한 연휴의 마지막 날이, 아쉽지 않다. 미래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고마워하리라 믿으며ㅋㅋ 금주 중에 시라노 정산 포스팅도 작성할텐데, 총막..
시라노 in 엘지아트센터, 2017.09.30 7시 공연 류정한 시라노, 최현주 록산, 임병근 크리스티앙, 주종혁 드기슈, 홍우진 르브레. 류라노, 블리록산, 빙티앙, 주기슈, 홍브레. 류블리빙 페어막. 류블리 세미막. 시라노 10차, 류라노 8차 관극. ※스포있음※ 지난 관극 때보다 치기와 고집이 강한 시라노였다. 거인을 데려와 넘버 직전에 "찌그러져 산다" 던가 "찬양시를 쓰라" 는 말에 진심으로 분노했고, "하하하" 하면서 웃는 것 또한 평소보다 덜 과장스러워서 오히려 냉정하고 단호하게 느껴졌다. 초반 가성이 단단하고 담백하여 넘버 가사 하나하나가 텍스트 그대로 전달되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느낌이 극 전반에 걸쳐 이어졌는데, 1막 피날레 얼론에서도 절망 끝에 짓씹듯 각오를 재차 다진다거나..
시라노 in 엘지아트센터, 2017.09.22 8시 공연 류정한 시라노, 최현주 록산, 임병근 크리스티앙, 주종혁 드기슈, 김대종 르브레. 이하 원캐. 류라노, 블리록산, 빙티앙, 주기슈, 대종르브레. 류블리빙. 류라노 7차 및 시라노 9차 관극. ※스포있음※ 1막에서는 유난히 기분이 좋아보이는 류라노의 노래와 표정을 마음껏 즐기다가, 2막 순앤가스콘부터 격침 당했다. 큰 코라는 컴플렉스나 그로 인해 성취하지 못한 '사랑' 이라는 감정보다, 인간 시라노 개인의 '삶' 에 대해 더 비중을 둔 이날 노선이 완벽히 취향이었다. 크리스티앙의 죽음에 무너져내릴 듯한, 길 잃은 아이 같은 헤매는 표정으로 이젠 말할 수 없다며 "절대," 하고 울음과 절망 가득한 목소리르 꾹꾹 눌러 부르던 류라노. 마치 1막 얼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