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2014.07.30 개봉) 드물게도 아빠가 영화보자는 제안을 먼저 하신 영화.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수 있는 '명량'의 흥행은, 중장년층의 이러한 호감과 관심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역사 속 현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더 극적이었다. 해전 자체를 생동감있게 살려낸 전투씬이 훌륭했지만, 투박하고 거칠던 당시의 칼부림 전투를 아주 현실감 있게 그려낸 장면이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적인 배우들 연기가 어색함이 없어 몰입하기 좋았다. 다만 백성을 끌어들여 담아낸 장면들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인위적이어서 불편했다. 과한 슬로모션은 감동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 지루하고 산만했다. 특히 속편을 예고하는 마지막 장면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
어째 후기들이 묘하게 이끌려서 결국 개봉 이틀만에 보고 왔다. 그리고 꽤 만족스럽다!! 사전 정보는 거의 없이, 강동원이 한복입고 화보 찍었다더라- 정도의 감상만 듣고 갔는데,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들이 많았다. 일단 스포일 없이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런닝타임이 좀 길다. 지루한 건 아닌데, 중간중간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내용을 chapter 4개로 나눠 제목을 둔 것이나, 캐릭터 소개 장면, 삽입된 음악과 그 타이밍 등이 만화적, 아니 2D적 느낌을 풍긴다. 원작 소설이 있어 그걸 영화화한 느낌이랄까. 원작을 영화로 '잘' 만든 것 같다. (물론 내가 알기로 원작은 없다.) chapter를 나눠서 그런지, 스토리 흐름이나 이야기 전개의 호흡이 유려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분명한 캐릭터였다..
물질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대상과 사랑할 수 있을까? 이는 공상과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인공지능과 사람 간의 다양한 감정을 다룬 영화는 꽤 많다. 최근에 개봉한 '그녀 (her)' 는, 오로지 목소리만을 소통수단으로 사용하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평이 좋아서 며칠 전에 관람했다. 런닝타임이 꽤 길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리 극적인 사건 없이 잔잔히 흘러가는 영상 때문에 지루해할 관객이 많을 듯하다.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10분마다 폰으로 시간을 확인해서 거슬릴 정도였다. 같이 본 친구도 좀 짧았으면 더 집중력 있었을 것이라 평하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 영화다. 연출이나 영상미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많은 장면에서 분위기 및 흐름에 어울리도록 빛의 양이나..
2012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옥랑문화상'을 받았지만, 삼성그룹의 영화제 후원 중단 등의 외압으로 한참을 빛보지 못하다가 2014년에 와서야 가까스로 개봉을 하게 된 영화, . 얼마전 개봉하여 화제가 됐던 영화 과 같은 맥락에서, 하지만 전혀 다른 전달 방식으로 부조리의 실태를 고발한다. 재개관한 아리랑 시네센터 3관에서 텅빈 영화관에 혼자 앉아 삼성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당시 그들이 매일 겪었던 작업방식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빼곡하게 담긴 스케쥴러를 눈에 담았다. 편하게 대화하듯, 혹은 그저 자신의 경험을 독백하듯, 잔잔히 과거를 이야기하는 그들의 목소리에는 이제 거대그룹에 대한 이악문 배신감보다는 체념이 더 짙게 배어있는 듯해 가슴이 아파왔다. 시각보다는 청각을 활용하여 극적인 ..
몇 년전에 방영했던 추리 드라마를 이제야 봤다. 오노 사토시의 연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었는데, 나름 신선했다. 사쿠라이 쇼나 니노미야 카즈나리, 마츠모토 준의 출연작은 꽤 봤는데ㅋㅋㅋㅋ 아, 아라시 팬은 아님. 아라시의 노래는 거의 모르긴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아라시 콘서트는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정말 라이트한 감정을 지닌 한 사람이다. 이 생각의 시작은 우연히 아라시 콘서트 영상을 스치듯 본 이후로, 그들의 무대매너나 연출 같은 것들이 훌륭해서 팬이 아니어도 꽤 재미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생각한지가 벌써 몇 년 전인데, 역시 한국에서 콘서트 여는 건 메리트가 없는지 내한을 안하고 있다는 게 함정^_ㅠ 일본열도 전국투어만 해도 수입 짭짤할 거 아니까ㅠㅠ 이래저래 해외팬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