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필경 로마일 것이다. 인간 역사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여 많은 식민지를 거느렸던 국가의 중심지는, 엄청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세월을 완전히 비껴갈 수는 없기에 무너지고 퇴색되어 버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2014년이 되었는데 무려 3년 전의 여행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니..ㅠ 이런 비극이...... 어차피 나 자신을 위한 기록이자 포스팅이기 때문에 심호흡 한 번 하고, 시작해봐야겠다. 이 때 디카가 맛이 가서 갤스로 사진들을 찍었기 때문에 화질이 구린 것도 비극이로구나ㅠㅠ 빅토리오 엠마뉴엘 광장 근처에 잡은 민박에 짐을 두고, 에스뀔리노 언덕을 지나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콜로세움(Colosseo)은 서기..
이태리에서 로마 다음 가는 여행지로 손 꼽히는 베니치아. 너무나 독특하고 아름다워서 단 하루만 방문하더라도 평생 기억하며 떠올릴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3박4일 동안 묵어서, 본섬 이외 세 개의 섬을 다 가봤다.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를 넘어가는데 이태리 기차 파업이 있어서 시간이 조금 지연되었다. 산타루치아 역에 도착해서 '수상버스'인 바포레토를 기다리는데도 꽤 오래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고 잠시 지연되더라도 불만은 전혀 없었다. (누구들처럼) 억압하고 때려부시고 강압적으로 집회를 해산하려는 몰상식한 비민주적인 국가가 아니라면, 이러한 생각으로 파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Plitvicka Jezera)는 정말로 아름다운 국립호수공원으로, 자연스럽게 계단식 돌이 생겨 만들어진 16개의 호수와 100여 개의 폭포로 이루어져있다. 호수는 선명한 에메랄드 빛인데, 물 하단의 석회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근처에 숙소가 있어서 1박을 하는 사람도 꽤 있고, 자그레브에서 버스로 금방이라 당일치기를 하는 나같은 경우도 있다. 아예 크로아티아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있고. 아쉽게도 유럽 여행에서 지중해 쪽은 제대로 가보지 못했다. 그리스도 못 가봤고, 광고로 유명해진 크로아티아 남부 도시들도 생략해야 했다. 아무튼 플리트비체는 여행하다 만난 한 분과 함께 다니며 인증샷도 많이 찍고 산책도 열심히 했다. 나이가 꽤 있어보이시는 중국인, 일본인 단체관광객이 많이 보였..
원래 이태리를 먼저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오늘 점심 먹으면서 '꽃보다 누나'를 보는 바람에 자그레브를 다루지 않을 수가 없었다. 6월 말에 3박했는데, 그 중에 하루는 플리트비체에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보통은 1박 이상은 거의 하지 않는, 한 국가의 수도치고는 작은 도시다. 중앙역에서 자그레브의 가장 대표적인 광장인 반젤라치크 광장까지는 충분히 도보로 갈 수 있다. 다만 짐이 많을 경우에는 트램을 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자그레브가 수도치고 작다는 거지, 실제로 작은 건 아니기 때문에 역으로 이동한다거나 할 경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탁 트여 있는 광장. 저 동상을 마주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관광안내소가 있다. 거기 가서 지도를 받아 유용하게 잘 사용했다. 내 숙소는 왼쪽 골목으..
파리에서 직행으로 가는 기차가 있는 스위스의 수도, 베른으로 먼저 향했다. 밤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는데, 유스호스텔 찾느라 많이 헤맸다. 분명 2인실을 예약했건만, 베른의 백팩커스는 6인실의 한 방인데 침대 네개와 침대 두 개 사이에 있다가 만 벽이 있는 방이었다. 화장실도 여러 방이 공유하는 형태여서 엄마에게 죄송스러웠다ㅠ 대충 짐을 던져주고 호스텔 1층 바에 가서 맥주 한 잔 씩 하고 잠을 청했고, 다음날은 호스텔 부엌에서 냄새 풀풀 풍기며 라면+소면을 김치와 함께 먹었다ㅎㅎ 아침이라 사람 없어서 맘 놓고 먹은 뒤 환기 제대로 하고 나왔다. 그리고 기차역까지 이것저것 쇼핑하며 걸은 뒤 기차를 탔다.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완전히 잠에 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왼쪽 창 가득 툰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