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헤이그는 을사조약의 부당함과 일본의 침략을 폭로하기 위해 고종의 특명을 받은 이상설, 이준, 이위종이 특사로 파견된 도시이다. 일정이 허락한다면 혹은 조금 길게 유럽에 머물 수 있다면, 헤이그에 꼭 들리는 것을 추천한다. 이준 열사 박물관은 작지만, 우리의 가슴을 울리기에는 충분하다. 헤이그는 사실 Den Haag(덴하그)라고 불리는데, 네덜란드의 실질적인 수도로 국가 정치의 중심지이다. 중앙역에서부터 인터넷에 상세하게 설명하는 대로만 찾아가면, 익숙한 국기가 휘날리고 있는 것이 눈에 딱 들어온다. 머나먼 타국에서 태극기를 발견했을 때의 익숙함과 기쁨이란!! 한글로 또렷하게 적혀있는 명패. 입구에 들어가서 한 층 위로 올라가면 태극기와 이준 열사의 흉상이 있다. 헤이그 특사와 관련하여 매우 자세..
한국 민박집에서 만난 두 언니들과 나와 친구, 넷이서 동행한 잔세스칸스. 2012년 1월 1일, 새해 첫 날에 방문한 작고 평온한 마을이었다. 간이역 느낌의 기차역에서 내리면,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 없이 그냥 함께 따라 걸으면 된다. 조용한 마을에 초콜렛 공장이 하나 있어 모든 길에 달콤한 초콜렛 냄새가 진동을 한다. 조금 걷다 보면 다리 초입에 잔세스칸스 지도가 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평범한 네덜란드 일상집들이다. 집 바로 앞에 보트가 정박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맞은편에는 잔세스칸스를 대표하는 커다란 풍차 네 개가 보인다. 멀리서 보니 꽤 작아보인다. 야, 여기가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가 맞구나!!!!! 다리를 건너 풍차 근처로 오면 일반 가정집은 없고 전부 다 기념품 샵 혹은..
유럽에 대한 로망이 없는 사람이 많을까? 운 좋게도 나는 교환학생이라는 이름으로 반 년 동안 유럽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국이라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오랜 역사를 지니고 그 유산들을 대부분 유지 및 보호하고 있는 유럽에 대한 동경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유럽을 선택했다.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를 선택했다. 학교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유럽 중간에 위치해서 교통편이 좋다는 이유가 컸다. 학교는 로테르담이었지만, 서울에서 직항이 있는 암스테르담으로 먼저 가서 며칠 여행을 한 뒤에 로테르담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양손에 한가득 짐을 끌고 기대를 가슴에 품은 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네덜란드로의 출국과 한국으로의 입국을 책임져준 KLM 항공 비행기를 탈 때면 항상 두근거리며 설레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