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in 예스24스테이지 1관, 2022.10.22 5시반 최재웅 세르주, 박은석 마크, 박정복 이반. 초연 웅범철 페어를 워낙 재미있게 봐서 다시 보게 된다면 역시 웅범을 택하겠다고 생각한 극인데, 히보 은어윈에 치이는 바람에 은마크 회차를 열심히 산책했다. 그러다 혼자 동동 떠있는 중블 H열 왼쪽을 냉큼 주웠고, 일주일 만에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마크의 동선이 무대 왼쪽에 많은 덕분에 은마크 회색 정장과 까만 와이셔츠 착장을 100분 내내 맘껏 볼 수 있어서 몹시 만족스러웠다. 초연 당시의 범마크는 어그로를 정말 심하게 끌어서, 마크의 사상에 좀 더 가까운 관객마저 세르주의 복장 터지는 마음을 격하게 공감하도록 만들었다고 기억한다. 범마크가 극렬하게 세르주의 허영을 비난하고 비웃는 만큼, 웅르주 ..
테레즈 라캥 in 드림아트센터 1관, 2022.10.22 3시 선민 테레즈, 동현 로랑, 이진우 카미유, 이혜경 라캥 부인. 초연부터 궁금했던 작품이어서, 재연이 돌아오자마자 보고 싶었던 배우들로 맞춰서 관극하고 왔는데, 그냥 봤다는데 의의를 둔다. 원작 소설과 영화도 나중에 챙겨만 봐야지. 무대에서 울고 절망하는 인물들을 보며 대체 관객으로서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 건지 난감한 경험은 오랜만이었다. 바스러질 것 같은 예민한 이들이 감당하지 못한 일을 벌인 뒤 후회하고 부정하며 끝내 광기에 사로잡히는 이야기는, 너무 많다. 아름다운 집에서 달아나고 싶었던 테레즈와 그 집의 모든 걸 빼앗아 소유하고 싶었던 로랑. 인간의 욕망과 그에 따른 선택으로 인한 파멸을 그려내는 창작진의 과한 자기도취가 몰입을 방해..
브론테 in 대학로 자유극장, 2022.10.20 8시 강지혜 샬럿, 김려원 에밀리, 이아진 앤. 글을 쓰는 여성들은 언제나 옳다. 여성이 감히 글을 쓴다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던 시절에도 여성들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을, 꿈을 멈추지 않고 써 내려갔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의지, "폭풍우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신념. 그 걸음들이 모이고 쌓여 지금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닿는다. "해뜨기 전 찬란한 새벽"처럼. "써 내려가 써 내려가" 졔샬럿의 확고한 목표는 묵직하고 려밀리의 명료한 신념은 찬란하며 아진앤의 단단한 믿음은 다정하다. 브론테이기에 모두가 글을 사랑했지만, 브론테임에도 모두의 글은 다를 수밖에 없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탄생한 세계들이 부딪히고 평화는 찢겨진다, 필연적으로. 자유롭게..
히스토리 보이즈 in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2022.10.15 2시 박은석 어윈, 정상훈 헥터, 윤승우 데이킨, 김리현 포스너, 강찬 스크립스, 구준모 럿지, 이하 원캐. 이지현 린톳, 견민성 교장, 이예준 락우드, 홍준기 악타, 김원중 팀스, 김준식 크라우더. 히보 자첫자막. 영국의 국립 고등학교를 잠시 방문하고 나왔더니 대한민국이 먹통이 되어 있었다. 주사용 메신저의 부재는 다소의 불편함만을 초래했지만, 며칠간 빈 페이지만 뜨는 티스토리의 오류는 분노와 걱정을 끌어안게 만들었다. 텍스트를 긁어서 파일로 백업을 하고는 있지만, 작년인가부터는 그조차 까먹고 있었기에 초조했다. 다행히 복구는 되었으나, 또다시 본질적인 고민을 마주하고 있다. 블로그 옮겨야 하나. 아무튼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후기를 쓰지 ..
마틸다 in 디큐브아트센터, 2022.10.07 7시반 하신비 마틸다, 주현준 브루스, 구더기팀 정아인 라벤더, 은시우 토미, 정혜람 앨리스, 임동빈 나이젤, 정은서 아만다, 이서준 에릭. 박혜미 허니, 최재림 트런치불, 강웅곤 미세스 웜우드, 차정현 미스터 웜우드, 이하 원캐. 신비마틸다 데뷔 무대! 재연 마틸다 자첫. 기적 같은 아이 마틸다가 돌아왔다. 달라진 공연장 무대 위에 새로운 아이들의 얼굴이 담겼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이야기의 본질만큼은 그대로였다. 3년 하고도 9개월 만인 이 놀라운 극과의 재회는 커다란 설렘만큼 만족스러웠고, 또 벅차게 고마웠다. 일상에서 문득문득 떠올랐던 장면들을, 때때로 의지가 되던 대사와 가사들을, 고스란히 다시 마주할 수 있음이 어찌나 기쁘던지 눈물이 자꾸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