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 in 한전아트센터, 2020.01.26 2시 민우혁 자호, 한지상 자걸, 박민성 마크, 김대종 아성, 유지 페기, 이하 원캐.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창작뮤지컬을 굳이 챙겨보고 싶지는 않았으나, 늘 필모를 챙겨보던 배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자첫자막을 하게 됐다. LED를 활용한 화려한 영상 연출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그 점은 확실히 충족시켰다. 타이밍 맞게 움직이는 무대 위로 아름다운 야경, 홍콩 시내의 정경, 바닷가, 푸르른 하늘 등이 선명한 고화질로 눈앞에 펼쳐졌다. 미닫이 형태로 본무대를 들락날락하는 무대 하나에는 문이 있었는데, 인물의 등퇴장을 엇갈리게 만듦으로써 효과적인 장면 구성을 가능케 했다. 다만 이 무대가 왼쪽으로 들어갈 때 아래쪽 바퀴의 드르르륵 거리..
벤허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9.09.13 8시 한지상 유다 벤허, 박민성 메셀라, 린아 에스더, 이병준 퀸터스, 임선애 미리암, 이지훈 어린 티토. 이하 원캐. 공연이 너무 좋으면 말도 글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장면마다 감탄과 전율을 거듭하다 보면 결국 세세한 디테일은 휘발되고 오로지 그 짜릿한 카타르시스 만이 잔상처럼 남아 잠 못 이루는 밤을 선사한다. 이토록 훌륭한 공연을 놓치지 않았다는 기쁨과, 무대를 넘어 객석까지 아우르는 벅찬 생동감을 만끽한 행복에 젖어 밤새 감정을 곱씹게 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레전공. 회전을 돌아도 만나기 쉽지 않은 바로 그 레전공을, 벤허 재연 자체첫공 관극에서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이대로 이번 시즌을 자체막공해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킹아더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19.03.20 8시 한지상 아더, 간미연 귀네비어, 장지후 랜슬롯, 박혜나 모르간, 김찬호 멜레아강. 이하 원캐. 입덕 이후 4년 동안 꽤나 많은 공연들을 만나며 매번 후기를 남기고 있지만, 이렇게 말문이 턱턱 막히는 관극은 처음이다.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오는 지경이라서, 말 그대로 언어를 잃어버린 듯한 기분마저 든다. 당황이나 난감 혹은 분노 같은 분명한 색감의 감정이 아닌, 이 극의 조명 색감처럼 형용이 불가능한 기분에 휩싸여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갈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이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굳이 정돈하려 들자니 시작부터 막막하고 아득하다. 극을 여러 번 곱씹어봐도 더이상의 관극은 없을 듯하니, 스포 없이 간략하게 자첫자..
젠틀맨스가이드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19.01.13 2시 김동완 몬티, 한지상 다이스퀴스, 이하 원캐. 뎅몬티, 한스퀴스. 뎅한페어 7번째 공연이자 페어막공. 젠가 및 뎅핝 자셋자막. 오피 2열이라니. 뎅옵을 이토록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에 공연 내내 시선을 떼기 어려웠다. 게다가 장면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연기가 훨씬 풍성하고 다채로와져서, "안 질려, 널 보는 게" 라는 몬티 대사를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다. 9명의 인물들을 완벽하게 구분하여 톤과 음색을 전부 다르게 만든 목소리가 매번 경탄스러운 한스퀴스도 늘 그랬듯 훌륭했다. 페어막다운 참사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임기응변과 애드립 덕분에 더 유쾌한 상황이 만들어져서 즐거웠다. 커튼콜에서 페어막공이라 아쉽다는 듯한 표..
젠틀맨스가이드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18.12.21 8시 김동완 몬티 나바로, 한지상 다이스퀴스. 이하 원캐. 임소하 시벨라 홀워드, 김아선 피비 다이스퀴스, 김현진 미스 마리에타 슁글. 윤지영, 장예원, 선우, 윤나리, 윤정열, 김승용, 황두현. 젠가 및 뎅한페어 자둘. ※스포주의※ 01. 관객을 향한 경고 (A Warning to the Audience) 경쾌하고 매력적인 오버츄어 끝, 블랙코미디의 서문을 여는 앙상블의 넘버. 넌 왜 이렇게 앞열을 잡았냐며 오피 1열 관객에게 눈을 부릅뜨며 묻는 장예원 배우와, 저음으로 포인트를 넣는 윤정열 배우가 매번 시선을 강탈한다. 개인적으로 황두현 배우 음색을 좋아해서 귀담아 듣는다. 02. 너는 다이스퀴스 (You're a D'ysquith)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