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1.06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선민 루시, 민경아 엠마. 류선굥. 류지킬/류하이드 자다섯. 오늘 비로소 이 극을 처음 만났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공연. 이 완전함을 어떻게 글로써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저 입덕 이후 6년 반 동안 바라고 상상해온 바로 그 류지킬과 류하이드를 보고 왔노라 간증할 수밖에. 새삼스럽지만 이 어마어마한 배우에게 다시 한번 반하고 왔노라 감탄할 수밖에. 벅찬 심장을 부여잡고 살아있음을 명징하게 느끼며 행복을 만끽할 수밖에. 완벽하다 생각했던 컨프롱마저 더 좋아질 수 있음에 경탄하며, 라는 극이 곧 류정한임을 온전히 납득했다. 어떤 문장을 적든 이 충만한 기분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겠지만, 늘 그러했듯 그 감정의 편린이라..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1.05 7시반 류정한 지킬/하이드, 아이비 루시, 조정은 엠마. 류과자선녀 페어첫공. 류지킬/류하이드 자넷. 공연을 거듭할수록 더 능숙하게 인물과 상황을 풀어나가는 류배우님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날은 특히 1막 초반의 지킬이 정말 좋았다. 아닛투의 쨍하고 까랑한 목소리가 심장을 떨리게 만들었고, 이사회 직후 답답해하며 제가 본 미래를 응시하듯 허공을 맴도는 눈빛이 마음을 아득하게 울렸다. 사골 시작 직전의 그 희망찬 반짝임을 어찌 글로써 표현할 수 있을까. 올곧고 다정한 가면 안쪽의 위선을 누구보다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바로 이 지킬을 지금껏 상상하고 고대하며 기다려왔다. 마음 깊은 곳에 웅크린 자신의 일부를 부정하지도 뿌리치지도 못해 괴로워하는 지킬 ..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0.29 7시반 류정한 지킬/하이드, 선민 루시, 조정은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셋. 류선민 페어첫공. 드디어! 내가 아주 잘 아는 바로 그 류정한 배우님이 돌아오셨다! 지난주도 좋긴 했으나 오랜만에 이 압도적인 원탑극을 끌고 가는 부담감 때문인지 평소보다 힘이 들어가 있다고 느꼈는데, 이날은 비로소 평소 류배우님의 모습이 오롯이 돌아왔더라. 물론 이런 느낌도 1막 초중반 지킬 한정이지, 하이드는 첫공부터 완벽했지만! 1막부터 디테일을 쌓아가고 감정을 풀어내는 유려함이 몹시 반갑고 기꺼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15만원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컨프롱으로 정점을 찍으며, 마침내 바로 그 류지킬을, 바로 그 류하이드를 온몸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있음을 절실히 실감했..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0.24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윤공주 루시, 조정은 엠마. 류공조 페어첫공. 류지킬/류하이드 자둘. 티몬스테이지. 자둘도 했겠다, 본격적인 후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연출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라는 극을 굉장히 싫어함을 명시하려 한다. 남성의 시선으로 대상화한 여성을 도구화하는 전개와 포르노와 다름없는 불쾌한 연출들로 점철된 이 극이, 아무런 성찰과 변화 없이 다시 무대로 돌아와 2021년 현재에도 여전히 대한민국의 대표 뮤지컬이라 자처하고 있음이 몹시 불편하고 괴롭다. 극 제반과 관련한 불호 후기는 이미 작성한 바 있으니, 극불호의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고 싶다면 브런치 글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이 낡은 극이 과연 언제까지 반성 없이 오만할 수 있을지 아득하..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0.20 7시반 류정한 지킬/하이드, 아이비 루시, 민경아 엠마, 이하 원캐. 류지킬/류하이드 자첫! 후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2015년 팬텀으로 입덕한 이래 장장 6년 동안 간절하고 절실하게 바라왔던 바로 그 소원이 현실로 이뤄진 순간의 전율을, 대체 어떤 문장으로 엮어내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을까. 기사를 읽고 티켓팅을 하고 공연장에 도착해 객석에 앉을 때까지 도무지 실감 나지 않던 이 현실은, 직접 보고 듣는 관극 와중에도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공연이 다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물밀듯이 밀려온 현실감은, 류정한 배우님의 가장 대표적인 필모캐를 드디어 만났다는 감격으로 이어지며 복잡하고 벅찬 감정을 자아냈다. 정말, 만났구나, 류지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