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벼운 제주 여행기 마무리.. 많은 것이 예정되어 있던 날에는 폭우가 쏟아지더니, 서울 돌아가야 하는 날에는 푸르른 하늘이 보인다. 이 파랑을 잠시나마 만나고 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헌팅으로 유명하다는 카페 더클리프. 내부는 클럽 같지만 외부 전경이 끝내준다. 대낮이지만 가볍게 생맥 한 잔으로 기분을 내본다. 이 맛에 바다 구경하러 오는 거지. 점심 먹고 가볍게 산책. 산책길 조성이 잘 되어 있어서 좋았다. 이런 소소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음에 다시 한번 마음이 따숩게 차오른다. 이 잔잔한 풍경이 좋아서 제주를 사랑했지. 여전히 구름이 많다. 제주에 들어갈 때는 기체도 엄청 흔들리고 천장에서 우웅 소리가 너무 나서 무서울 정도였는데, 서울로 돌아갈 때는 구름은 많아도 평탄했다. 제주 도착했을 땐 입구..

10년 만의 제주도!! 인 줄 알았는데, 2년 전의 추억이 여행 중에서야 문득 떠올랐다. 정확하게는 산방산 지나가면서 깨달음. 코로롱 이후로 여행을 못 가다가 아부지랑 4박 5일로 다녀온 건데. 심지어 한라산도 올라갔었고, 여행 후기도 썼었는데!!! 몇 년도에 어디를 여행했는지 정도는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었는데, 코로롱 이후로 정신이 쏙 빠져버림. 그냥 나이가 든 건가 싶기도 하고. 도착 즈음부터 흐리멍덩하더니 밤부터 비 내리기 시작. 두 번째 날은 조금만 걸어도 운동화가 다 젖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너무 힘든데 바뀐 일정마저 최악이어서 여러모로 아주 아쉬웠음. 어린애들 몸 갈아 넣는 서커스 이런 것 좀 사라졌으면. 동선도 극악해서 시간 아깝고 체력은 떨어지고 일은 일대로 하고. 엉망이었음. 내 ..

덕친들과 수다 떠는 건 늘 즐겁다. 공유하는 추억들도 많고 공감하는 취향도 비슷하고. 결국 똑같은 이야기로 귀결되며 한숨만 나오고. 저기요 배우님 제발 일을 하시라고요 일을! 무대를 만들 때 아래 말고 위에 있어달라구요!! 이 막막하고 힘겨운 시대에 시라노 안 해주시는 건 진짜 선 넘으셨죠.. 얼론과 가스콘맆 보고 들으며 벅차오르는 심장을 느껴야 하는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을 벌이고 경험하고 행하게 된다는 것.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나, 하는 현타가 문득 전신을 사로잡더라도 결국 스스로 행복하기에 자발적으로 고통 속으로 잠겨 들어가는 것. 그리고 이 좌충우돌이 차후 삶을 지탱해 주는 애틋하고 든든한 사랑으로 남는 것.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해 보는 경험은 영혼에 선연한 흔적을..

하 드디어 마침내 금요일!!!! 너무 하기 싫어서 퇴사했지만 결국 다시 하고 있는 이 일도 일단락 되어 가는 중... 이대로 조용하게 다음주 주말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연말연시 벌써부터 고통스러움. 커리어 변경은 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 거죠. 연차가 높아질수록 고민만 깊어지고.. 후배가 많은 중간관리자 역할도 처음 해보는 거라서 매 순간이 부담스럽다.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가늘고 긴 사원으로 남고 싶어요.. 나에게 관리자의 의무를 부여하지 말아 달라 흑흑 세상이 심란하고 경제가 휘청이니 나도 막막하다. 삶이 재미없다는 푸념마저도 지긋지긋하고. 직업으로 자아실현을 해보겠다는 이룰 수 없는 꿈은 접은 지 오래이건만, 직업 외적의 즐거움마저 잃어버리니 참으로 낙이 없다. 정주하는 공간의 변화를 ..

요새 공연을 안 보니 티스토리 포스팅도 뜸했다. 접근성 등의 사유로 작년과 올해의 여행기를 네2버 블로그에서 쓰고 있는데, 조금 후회 중이다. 줄글을 선호하는 사람으로서 완전히 정착할 수 있을만한 플랫폼을 갈구하고 있지만, 여러모로 쉽지 않다. 이글루스 종료된 것만 봐도. 좋아했던 글들이 디지털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는 사실이 때때로 마음 한 켠을 서늘하게 만든다. 티스토리 망하면 안대.. 망하디마... 아니 근데 티톨 백업 아직도 안되지 않나? pdf로 추출이라도 할 수 있게 해 달라! 예전엔 텍스트만 긁어서 따로 워드에 저장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했지만, 1n년 쓰다 보니 이제 너무 귀찮다고요.. 그래도 어플은 개선되고 있는 듯. 손가락 조금만 삐끗하면 슬라이딩으로 빨간 삭제 버튼 뜨는 것 때문에 매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