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새 공연을 안 보니 티스토리 포스팅도 뜸했다. 접근성 등의 사유로 작년과 올해의 여행기를 네2버 블로그에서 쓰고 있는데, 조금 후회 중이다. 줄글을 선호하는 사람으로서 완전히 정착할 수 있을만한 플랫폼을 갈구하고 있지만, 여러모로 쉽지 않다. 이글루스 종료된 것만 봐도. 좋아했던 글들이 디지털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는 사실이 때때로 마음 한 켠을 서늘하게 만든다. 티스토리 망하면 안대.. 망하디마... 아니 근데 티톨 백업 아직도 안되지 않나? pdf로 추출이라도 할 수 있게 해 달라! 예전엔 텍스트만 긁어서 따로 워드에 저장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했지만, 1n년 쓰다 보니 이제 너무 귀찮다고요.. 그래도 어플은 개선되고 있는 듯. 손가락 조금만 삐끗하면 슬라이딩으로 빨간 삭제 버튼 뜨는 것 때문에 매번 ..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in 예스24스테이지 3관, 2024.10.11 8시 곽동연 에스터, 박정복 밸, 정재원 무대조감독. 고기기 자첫자막. 올해 첫 관극이 연극 였기 때문에, 라는 극 제목을 보자마자 반드시 관극하리라는 결심을 했더랬다. 원래 1차 오픈 때 자리를 잡아 뒀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관극이 늦어진 편이다. 오랜만에 보는 고정페어여서 안정감 있는 호흡을 볼 수 있었다. 간만에 앉은 중블 1열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지켜보고 함께 호흡할 수 있어 즐거웠고. 자리가 너무 가까운 나머지, 낡은 의상을 털 때 날리는 먼지와 열렬한 대사 처리로 튀는 배우들의 침까지 4D로 체험했다. 역시 자리가 좋아야 관극에 몰입이 잘 된다. 를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극이다. 하지만 그 ..

미오 프라텔로in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김도빈 치치, 박영수 스티비, 조풍래 써니보이. 또치치, 슈티비, 풍써니. 슈또풍. 티켓링크 피처링 회차. 미오 자첫자막. , , 라는 마피아 3부작의 존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관극하게 됐다. 믿고 보는 슈또풍을 선택했기에, 단순한 서사 속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에 보다 빠져들 수 있었다. 작품은 기대보다 아쉬웠지만, 관극 자체는 무척이나 즐거웠다는 뜻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찰나를 뚜렷하게 구분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맛깔나게 재미를 끌어내는 능숙함이 어찌나 만족스럽던지. 개인적으로 귀에 꽂히는 넘버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다만 엮여있는 다른 극에서 이 넘버들이 어떤 편곡과 음역대로 활용되는지 궁금해지긴 했다. 특히 가 궁금해짐. 가능하면 같은 ..

홍련in 대학로 자유극장, 2024.08.23 8시 김이후 홍련, 이아름솔 바리, 임태현 월직차사, 신창주 강림, 정백선 일직차사. 개막하자마자 제대로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객석에 앉기까지 꽤나 고단했다. 매진 행렬의 이유는 극이 시작되자마자 이해됐다. 이 극의 유일한 단점은 극장이다. 자유극장 리모델링 대체 뭘 한 거냐고요. 무대 위의 배우가 앞사람에게 완전히 가려지는 경우가 반복되면, 관객은 정말로 극을 온전하게 마주했다고 할 수 있나? 단차로 관극이 망쳐지는 경험을 할 때마다 빡치고 참담하다. 좋은 작품들이 매번 이 극장에 올라와서 서글프고. 극은 정말 괜찮게 뽑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고 배제당하고 심지어 죽임 당하기까지 하는 이 시대의 모든 우리들이 꼭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첫 ..

일리아드in 예스24아트원 2관, 2024.07.20 3시 최재웅 나레이터, 드럼 서수진 뮤즈. 전캐를 찍었던 극이 돌아왔으니 재연을 한 번은 봐야겠다 싶어서 객석에 앉았다. 초연에 비해 작아진 무대와 달라진 뮤즈가 조금 생경했지만, 여전히 능숙하게 관객과 이야기를 쥐락펴락하는 웅나레의 안내에 편안하게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웅나레가 내뱉는 첫 소절에 전율이 일었고, 트로이의 찰나를 설명하기 위해 다른 전쟁의 사례를 끌어오다가 끝내 인류사의 대형 전쟁들을 나열하고 마는 장면에서 눈물이 치밀어 올랐다. 초연보다 더 강하고 뜨겁게 내뱉는 이름 하나하나가 심장에 박힌다. 3년 전보다 더 늘어난 대사에 아득한 절망이 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과거의 내가 초연 후기를 잘 써놨더라.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