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극 섬:1933~2019in 정동극장, 2024.06.05 3시 백은혜 마리안느&고지선, 정인지 마가렛&백수선, 박슬기, 안창용, 김지혜, 이시안, 김리현, 신진경, 박세훈, 이민규, 정소리, 김승용 목소리들.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배제되고 밀려난 이들에게도 저마다의 이야기와 목소리가 있다. 강제로 침묵해야 했던 이들은 분명히 존재함에도 존재하지 못했다. 나도 여기 있다는 절규 어린 외침은 여전히 다수의 외면과 권력의 억압으로 짓눌리고 있다. 소위 말하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리는 마땅한 권리를 요구할 뿐인데도, 특권이니 시혜니 하며 온갖 멸시와 혐오가 쏟아진다. 극 후반부의 토론회 장면은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한 톨의 과장도 없는 위선 가득한 언어적,..

초선의원in 대학로 자유극장, 2024.05.12 2시 김준원 최수호, 윤지현 이명제, 김려은 민현수, 강신철 유격수, 정형렬 이석규, 도예준 문송면, 유일한 사장, 문수아 기자, 유태온 노동자. 초선의원 재연 총막. 초연 당시 놓쳐서 아쉬웠던 극인지라 총선 끝나고 꼭 챙겨보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 유야무야 예매를 미루다가 총막 전날이 다가오고 말았다. 이대로 보내면 두고두고 찝찝할 것 같아서 총막으로 자첫자막이라는 극악무도한 선택을 감행했다. 유쾌한 톤으로 툭툭 던지는 묵직한 이야기가 벅차고 힘겨웠다. 힘겹게 국회를 통과시킨 법률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하나에 휴지조각이 되고 마는, 36년 전과 다름 없는 작금의 현실이 아찔하다. "학생도 잘 살고 노동자도 잘 살고여성도 잘 ..

SEVENTEEN TOUR 'FOLLOW' AGAIN TO SEOULin 서울월드컵경기장, 2024.04.28 5시 드디어! 본다! 세븐틴! 작년 5월 십오야로 입덕할 때만 해도 가벼웠던 큐빅의 마음은, 무거워졌다가 튕겨 나왔다가 다시 깊어지기를 반복하며 자발적으로 단련되어 갔다. 음악의 신 활동을 챙기며 함박웃음을 짓고, 마마와 골디에서의 첫 대상 수상을 실시간으로 마주하며 벅찬 감정을 끌어안기도 했다. 기대가 드높았던 나나투어에 아쉬움을 느끼며 '십오야 입덕 나나투어 탈덕'의 기로에 서있던 즈음, 팔로우 콘서트 앵콜 오피셜이 떴다. 인더숲2나 나나투어 위버스 구매는 했어도 캐럿 멤버십 가입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입덕부정기 무지 길다. 이제 큐빅을 넘어 준캐럿이라 자칭하면서도, 여러 가지 이유..

파과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4.03.20 8시 구원영 조각, 김재욱 투우, 최재웅 류/강박사, 이재림 어린 조각, 김태한 해우, 이하 원캐. 구병모 작가의 소설 를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익숙한 배우들이 포스터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이 창작 초연극에 대한 기대가 꽤나 컸다. 근래 몹시 바빠진 현생에도 불구하고 잠시 짬을 내어 객석에 앉았건만,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작품성에 몹시 실망하고 말았다. 개막일부터 쏟아진 불호 후기에도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건만, 공연 시작 5분 만에 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지나 연출 특유의 과한 요소들이 곳곳에 묻어나는 건 둘째 치고, 원작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왜곡된 해석이 불편함을 넘어 불쾌했다. '노년'의 '여성' '킬러'를 주..

비 Bea in LG아트센터 U+스테이지, 2024.02.18 3시 김주연 비, 강명주 캐서린, 김세환 레이. 보고 싶었던 극이라서 냉큼 프리뷰를 잡았다. 객석 입장이 늦어지는데 현장 공지가 얼렁뚱땅이라서 답답했다. 캐서린 배우 부상으로 다른 배우가 오고 있다, 이렇게 듣고 기다리는데 한참 있다가 캐슷 변경 없이 30분 지연 시작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공연 후반부쯤 되어서야 캐서린 배우 턱의 살색 테이핑이 눈에 밟히더라.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작품인데, 다들 아프지 마시길. 발랄하고 경쾌하지만 안락사라는 소재가 소재인만큼 결코 가볍지 않은 극이다. 침대 위에서 방방 뛰고 장난스럽게 말을 맞받아치는 주연비의 사랑스러움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죽음으로써 자유롭고 싶은 비의 부탁이, 아니 그의 요구가,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