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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주절/Deeply

SMG 안사요

누비` 2016. 7. 26. 17:53


덕질이란, 마음 상하는 일을 마주하고 매번 고통스러워 하면서 결국 나가떨어지기 직전까지 스스로를 갉아먹는 길을 자발적으로 걷는 것이다. 더럽고 치사한데 악착같이 붙어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현타를 느끼면 탈덕 혹은 휴덕의 길로 다행스럽게 빠져나가는 거고, 아직 거기까지 감정이 털리지 않았으면 이 악물고 분노하며 버티는 거고. 어느 분야에서 어떤 컨텐츠를 좋아하느냐는 관계 없다. 행복하고 즐겁기만 한 덕질을 목격한 역사가 없고, 애초에 무언가에 대한 애정은 필히 그에 대한 실망이나 불안, 외부요소 등으로 인한 부정적 전개가 발현될 수밖에 없음을 전제한다.  



그래서 거르는 버릇이 생겼다. 결국 인생의 중심은 '나'니까, 감정적으로 휘둘릴 지언정 매몰되어 지나치게 아파하지는 말자. 행동하여 변화할 수 있는 일에는 가능한 선의 참여를 하되, 내 손 밖의 일이면 최대한 열내지 말고 비판하고 무시하자. 이왕이면 무시만 하고 그 쪽은 쳐다도 보지 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증이 나서, 그냥은 못 넘어가겠고 몇 자만 적어보려 한다. 아니 대체 누가 콘서트를 3주 전에 공지하고 티켓오픈 하냐고 시발!!!!!!!



포우 콘서트 얘기다. 막공일에 당장 3주 뒤의 날짜와 공연장만 덩그라니 던지고선 아무런 내용, 심지어 출연진조차도 제대로 공지하지 못했다. 제정신인가? 앵콜 혹은 특별 '공연'이 아니라, '콘서트' 다. 장르가 다르고 공연장이 다르다. 대체 어떤 콘텐츠로 어떤 구성을 하여 어떻게 170분을 채워나가실 건지? 일반 가수 콘서트의 티켓값으로 책정한 가격을 고스란히 받겠다면서, 관객에게는 어떤 정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 날짜에 이미 스케쥴이 있는 주연배우만 둘이었고, 덕분에 아직 확정도 되지 않은 스케쥴 변경을 걱정하고 우려해야만 했다. 그리고 본인 오피셜로는 일언반구도 없었던 다른 주연배우는 표팔이 용의 개인콘서트가 아니냐며 어그로들에게 후려치기나 당해야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공지. 이틀 중 하루를 줄였더라. 주연배우들은 개인소속사 등을 통해 출연여부를 공지했고, 티켓오픈 일정 따위나 알리고 있던 포우 제작사, 쇼미디어그룹의 공계는 부랴부랴 출연자명단을 공개했다. 안유진 배우와 마이클리 배우를 제외한 주연배우 전부 및 앙상블. 그리고 Special Guest.



욕 좀 하자. 아니다. 속으로만 하겠다. 어차피 글로는 제대로 전달 안 될 분노다. 삼카홀이라며. 포우콘이 7시반 시작에 인터 포함 170분이면, 삼전홀에서 7시 시작 노담 저녁 공연 끝나고 마이클리 배우 오겠네. 트리플 캐슷 중에 한 명은 차기작 넘어갔고 다른 한 명은 해외 일정이라서 토요일 2공연, 일요일 2공연, 월요일 1공연, 총 5연공을 해야 하는 배우다. 이미 확정되어 있던 빡빡한 일정 속에 당신들이 뭔데 멋대로 일을 새로 집어 넣어? 좁디 좁은 연뮤업계 악용하는 게 뻔히 보이는 갑질인데, 이걸 아는 뮤덕들이 미쳤다고 차후 댁들 작품 아끼고 애정해 주겠어? 최재림 배우는? 토욜 낮공, 일욜 밤공의 재포 스케쥴이 조율이 안 되서 결국 포우콘 일요일 공연을 눈물 훔치며 포기했다는 게 너무나 명백하게 눈에 보이는데 당신들 행동이 이해가 가겠냐고. 우리 오빠는? 한가해? 일단 10월 예정인 컴백 맞추려면 한창 앨범 준비 해야 하고, 예능도 찍어야 하고,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쉬어야 하거든? 맘 같아선 뎅옵한테 항공티켓 하나 쥐어주고 8월 말에 들어오라고 빌고 싶은 심정이다. 



일 못한다, 일 정말 못한다, 하면서도 뭔가를 하긴 하니까 꾹꾹 참았던 짜증이 마지막의 피날레로 아주 정점을 찍었다. 어떤 제정신 박힌 대표가 초연 배우들 울면서 막공소감 하는데 그 앞에서 재연 일정 얘기 뿐만이 아니라 제작사 다음 작품 좀 사랑해달라며 초대권 뿌리냐고? 오슷도 재연에 내준다고 하면 덕들이 좋아하겠냐고. 지금 대부분의 포우 회전문러들이 재연 때 이 배우들 절대 오지 말라고, 이 배우 그대로 다른 좋은 작품 가서 그 때 보자고 말하는 건 알고 있나? 처음에는 스토리의 구멍과 연출이 채우지 못한 한계점 등으로 인한 작품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제작사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이 부각되어 반발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나? 정말 어지간하면 나름 공개된 이런 공간에서 상대에게 반말 찍찍 날리며 빈정대지 않는데, 정말 해도 너무 한 모습에 선을 좀 넘어봤다. 레드 관대 사태 즈음 이때싶으로 올린 페북글도 묘하게 쎄해서 신용이 안 갔는데, 역시 내 감은 참 잘 맞는 편이다. 덕장사 하실 줄 모르면서 왜 그렇게 입을 터셨어요. 회전문러 많아지니까 신나서 본모습 다 내보이지나 마셨으면 이렇게까지 반감 안 생기고 내년 재연도 그럭저럭 괜찮으셨을텐데. 



막공 끝나면 즐거운 마음으로 소소하게 뎅옵 브이앱 정리하고 영상 돌려보며 포스팅 하려고 했는데, 그냥 안녕이다 안녕. 배우들 정말정말정말 수고 많으셨고, 음감님 감사했고, 극을 같이 달리던 관객들도 진심으로 수고 많으셨다. 그게 다다. 앞으로 만나지 맙시다, 쇼미디어그룹. 멀리 안나가요. 



(+) 7/27 추가


마이클리 배우 공식팬카페로 불참 공지가 떴다고 한다. 비판의 근거가 충분히 합당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정 없이 이렇게 팩트 추가만 한다. 마음 놓고 일욜 마그랭 잡아놓은 거 보러 갈 거고, 쇼미는 역시 안 산다. 애정하는 배우들이 이 제작사와 일하는 일이 부디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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