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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주절/Deeply

EMK 보이콧

누비` 2016. 4. 7. 22:02


상식이 통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기본적인 통념이 존재하는, '정상적인' 사회를 늘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그 작디작은 기대를 산산히 무너뜨린다. '사람'이 주축이 되는 일에 '돈'이 개입되는 순간, 소중한 가치들이 퇴색된다. 바꾸려면, 역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간간히 언급했듯, 입덕 10개월 만에 제대로 된 현타를 맞고 꽤 긴 기간 동안 관극을 하지 않고 있다. 기대작들의 예매를 패스하기도 하고, 때로는 취수료를 물어가며 취소까지 해가면서 일정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쥐고 있던 마타하리 표들을 미련 없이 포기해버렸다.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 그저 씁쓸할 뿐이다. 



고백하자면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쥐고 있는 카드사할인 2장만 보고 그 이후로 잡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뻔뻔하기 그지 없는 제작사의 행태를 마주한 순간 머릿 속 무언가가 툭 끊겼다. 아, 내가 안이했구나. 예외를 두고, 핑계를 대고, 자기합리화를 하면, 그 이후 어떤 행동이든 설득력이 떨어지겠구나. 완벽한 보이콧이 필요하구나. 행동하고, 반발하고, 실행력을 보여줘야 하겠구나. 팬의 권리이자 소비자의 권리, 그보다 더 소중한 상식적인 사회를 위해서, 정신을 차려야겠구나. 그래서, 행동했다. 



반드시 보이콧에 동참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잘못됐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의 상황이 엄청나게 잘못된 문제라는 점을 절대로 잊지 않고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적어도 공연을,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깊은 고민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만두련다, 호갱짓. 문제가 되는 뮤지컬 모차르트 뿐만이 아니라, 그 공연을 올리는 제작사 EMK의 모든 극들을 보지 않겠다. 이 작은 움직임의 가장 크고 중요한 목표는 딱 하나다. 하차. 목표가 달성된다면 보이콧은 중단할 생각이다. 아마도. 물론 이번 모촤는 제외다. 결코 보지 않겠다. 좋아하는 배우가 한가득이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전과자, 그것도 가장 악질적인 성범죄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기용하는 업계 행태를 더이상 방관하지 않겠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맞지만, 절의 행태가 사회까지 새카맣게 물들여버리면 떠나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고쳐야지. 바꿔야지. 바로잡아야지.  



행복하게 덕질하고 싶다. 다들, 그래서 이렇게 행동하고 있다. 듣고, 대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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