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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주절/Deeply

류몬테 조기하차

누비` 2016. 11. 28. 14:41


가뜩이나 힘든 월요일 아침부터 믿을 수 없는 스케쥴을 확인하고 오전 내내 멘붕이었다. 현업으로 정신 없는 와중에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풀려있는 회차 중 가능한 예대를 모두 걸었고, 12시에야 건승에 올라온 공지를 통해 확답을 받았다. 



많이 속상하고 아쉽다. 조기하차라는 소식 자체가 아쉬운 것도 있지만, 결론을 전달 받은 시점과 과정 때문에 마음이 조금 상했다. 연예인 (가수든 배우든 예술업계에서의 '공인'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함) 과 팬의 관계가 사적이거나 지나치게 친밀할 필요는 절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암묵적으로 서로에게 요구되는 매너와 배려는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다. 오늘 일은, 팬으로서 존중받지 못했다는 기분이 든다. 뮤덕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막공' 의 여부 뿐만이 아니다. 조기하차를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더 많은 표를 잡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박탈감이 크다. 다분히 주관적인 감정이지만, 팬이라면 이해의 여부를 떠나 그저 자연스럽게 느낄 만한 기분이라고 확언할 수 있다. 



안다. 류배우님도 많이 고민하시고 '최선' 을 위해 노력하셨으리란 것 쯤은, 잘 알고 있다. "배우님께서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심사숙고하시고 내린 결정" 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한다. 다만 황망한 기분으로 "이번 회차에는 배우님이 안 나오시는 게 맞고 4차 오픈 때도 나오실지 안 나오실지 모르나 조기하차는 아니다" 라는 비논리적인 제작사 측의 답변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리 제작사와 조율 중이셨다고 하더라도 조기하차로 이미 마음의 결정을 어느 정도 내리신 상태였다면, 적어도 3차 티켓오픈 일정 나오기 전에는 말씀을 해주셨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만 해주셨다면, 티켓팅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던 기대감 충만한 상태에서 이런 뒷통수 맞은 기분은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이런 포스팅도 굳이 작성하지 않았을 것이다. 충분히 합리적으로 고민하여 내리신 결정에 대해 아쉬움은 느낄지언정 불만을 토로할 여지는 전혀 없었을 터이다. 



제작자가 류배우님을 붙들고 설득하고 있다는 등등의 궁예는 넣어두련다. "여러 가지의 상황으로 조율 중이었" 다는 행간에 있을 다양한 이슈들을 일개 팬인 내가 굳이 세세하게 알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배려를 '기대' 할 수 있고, 그 기대가 어긋났을 때 아쉬움과 섭섭함을 숨기지 않을 '권리' 정도는 주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배우님 면전에 직접 이런 말을 하는 건 무례한 짓이고 그렇게 행동할 생각도 절대 없다. 그런 행동을 하시는 팬도 부디 없길 바라고. 다만 개인적인 생각을 이런 방식으로 피력하는 것은, 관극 후 리뷰를 남기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의견표명 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런 감정이 실질적으로 당사자에게 전달이 되든 안 되든 말이다. 



결론적으로, 나 또한 류정한 배우님이 12월 31일까지의 "남은 몬테크리스토 공연을 잘 마치시고," 새로운 도전인 "준비하시는 새작품에 집중하여 전념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팬이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부디 사소한 배려를 놓침으로 인해 발생하는 씁쓸한 헤프닝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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