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야 in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2023.02.25 7시 문태유 빵야, 정운선 나나, 이하 원캐. 오대석, 이상은, 김세환, 김지혜, 진초록, 송영미, 최정우. 첫공 평이 워낙 좋아서 건축탐탐 강의 수강하러 마곡까지 가는 김에 자첫자막을 하기로 했다. 예매 당시 제일 앞이었던 g열을 잡았는데 객석에 들어가 보니 실3열이라서 깜짝 놀랐다. 잡동사니 가득한 소품실이라는 공간에서 발견되어 회고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의 정취가 다정하여 슬펐고 담백하여 처참했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빵야의 역사가 괴롭고 처절한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극중극과 그 바깥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세상의 모든 총은 슬퍼" 실재했던 사실을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오만한 행위의 위험성을, 나나는 ..
실비아, 살다 in 대학로 TOM 2관, 2023.02.15 8시 박란주 실비아, 이지숙 빅토리아, 문지수 테드, 김수정 루이스 보셔 외, 이민규 알바레즈 외, 고쥬니 그리고. 초연 때부터 궁금했던 작품이어서 냉큼 재연 프리뷰를 보고 왔다. 자첫 전에 시놉시스를 열심히 읽는 편이 아니라서, 글을 쓰는 여성 실비아에 대한 작품이라는 정도만 알고 객석에 앉았다. 그런데 제 자리가 이벵석이라니요! 들어오기 전에 캐슷보드 봤냐며 "누구 나오는지 알죠?" 하는 멀티 역의 김수정 배우님 질문에 머리가 하얘졌다. 어버버 거리고 있다가, 빅토리아 이름 꼭 기억하라며 배우님이 건네주는 빅토리아 생수병을 받아 들었다. 극 시작 전의 이벤트였기에 조금쯤 더 들뜬 마음으로 이야기의 시작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
이프덴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3.01.23 7시 정선아 엘리자베스, 에녹 루카스, 조형균 조쉬, 최현선 케이트, 임별 스티븐, 김찬종 데이빗, 이하 원캐. 살면서 "만약" 이라는 가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갈림길 앞에서 하나의 길을 선택하여 걷다가 문득 "그때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으리라. 이 극은 그 상상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 두 친구 중 누구를 따라갈 것이냐는 작은 선택 하나로 인해, 리즈와 베스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마치 평행우주처럼. 리즈와 베스의 삶이 다르기에 주변 인물들의 삶 역시 서로 다르다. 리즈와 베스의 인생이 점점 달라져 어긋날 때, 문득 뒤돌아 과거를 돌이켜보는 그의 고민과 후회와 갈등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단 한..
그때도 오늘 in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 2023.01.21 2시 오의식 남자1, 양경원 남자2. 초연 당시 실결까지 했었으나 연이 닿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재연이 돌아온 덕에 2023년 첫 관극을 하게 됐다. 50프로 탐셀이기도 해서 창조주를 모시고 갔는데, 양경원 배우의 찰떡같은 연기에 몹시 만족스러워하셨다. 두 배우 모두 다양한 지역의 사투리들을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다소 밋밋할 수 있었던 텍스트를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 의상과 분장, 어조와 동작만으로 인물이 완연히 달라지는 경험을 95분 내내 가열차게 할 수 있어 즐거웠다. "사투리는 참 음악 같지 않습니까? 가끔 뜻은 몰라도, 한민족 어디서 누가 들어도 다 아는, 음악 같지 않습니까?" 1920년대 주재소의 학생들, 194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