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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호러쇼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2018.09.25 7시 공연





마이클리 프랑큰 퍼터, 백형훈 브래드, 이지수 자넷, 김찬호 리프라프, 최현선 마젠타, 전예지 콜롬비아, 지혜근 스캇/에디, 조남희 나레이터, 김은수 록키. 마랑큰, 지수자넷, 켱브래드, 현선마젠타, 찬맆랖, 예지콜롬비아. 록호쇼 이번 시즌 자첫. 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연출과 노선과 동선이 꽤 많아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전반적으로 더 풍성해지고 혼란스러워지고 적나라해져서 작년보다 원작의 키치함이 더 잘 살아났다. 팬텀들과 주조연 배우들이 다들 깨알같이 무대 위에서 잔망 떠는 디테일이 많아서 눈이 열 개쯤은 더 있었음 했다. 더 노골적으로 음탕함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마랑큰과, 구석에서 자꾸 예기치 못한 애드립을 하며 훅훅 치고 들어오는 찬맆랖과, 풀린 눈을 휘둥그레 뜨다가도 휙휙 눈빛이 변하는 현선마젠타가 진짜 외계인 같았다. 뉴팬텀들도 사랑스러워서 자꾸 눈이 갔는데, 얼굴 분장은 작년이 더 취향이지만 올해 버젼이 기괴한 표정을 훨씬 드라마틱하게 표현해서 좋았다. 



※스포있음※



홀리워터 특유의 분위기가 무척 잘 살아 있는 록호쇼 오버츄어 사랑한다. 첫 장면 싸픽에서 앞쪽 객석 오른쪽 문으로 등장하던 마젠타가 무대 위에서 등장한다. 무대 오른쪽에서 리듬체조 하고 나머지 일곱 팬텀은 무대 왼쪽에서 연석으로 붙어 있는 영화관 의자 밀면서 들어온다. 객석에 등 돌리고 쪼르르 일렬로 앉아서 크레딧 올라가는 것을 감상하다가, 검표원 마젠타에게 한 장씩 티켓을 건네고선 퇴장한다. 팬텀들 덕에 왁자지껄한 영화관 분위기가 살았고, 평범한 바퀴 달린 의자가 아니라 영화관 의자에 몸을 구기고 잠에 빠지는 마젠타 덕에 오프닝이 훨씬 생동감 있게 살아나서 좋더라. 베티의 결혼식도 처음에 부케를 놓치고 브래드가 화면을 정지시켰다가 부케를 다시 던지게 하는 등 극중극 느낌이 들도록 연출이 다소 바뀌었고, 결혼식 주인공도 남앙/여앙이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남앙/남앙이었다. 브래드 자동차도 보다 크고 쾌적하게 업그레이드 됐다. 저 불빛~ 하며 손전등 비추는 콜백 새로 생겼고. 저런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하겠냐는 물음에 이런저런 콜백 쏟아지니까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고 당황하던 남희나레이터ㅋㅋㅋ 음산하고 기괴한 저택에 거미가 새로 생겼고, 자넷이 옷을 걸도록 계단 너머로 팔 뻗는 사람이 여팬텀이 아니라 나레이터로 바뀌었다. 타임워프 댄스가 살짝 바뀌어서 관극 내내 헷갈렸다. 록호쇼에서 오피석 앉은 게 처음이었는데, 무대 위 배우들과 몹시 가까워서 마치 4d 관극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더욱 신났다.  



마음껏 환호를 난사하게 되는 Sweet Transvestite 마랑큰 등장! 중간 인터벌에 환호 소리 엄청 커서 한참 동안 극이 멈춰있었다. Say It! 하는 콜백도 많았다. 이 넘버도 동선이 살짝 바뀌어서, 무대 왼쪽 앞에 서서 브래드를 등지고 주저앉았다가 섹시하게 엉덩이를 끌어올리며 일어나는 마랑큰 동작이 없어진 것이 조금 아쉬웠다. 대신 록키에게 비슷한 동작을 하더라. 이번 록키도 노래가 영 만족스럽지 않아 슬펐다. 록키의 마지막 시험이 거기를 세우는 것임을 이번 연출에서 엄청나게 강조해서 음탕하고 잘 어울렸다ㅋㅋ 이와 관련한 손짓이나 표정이나 행동을 상당히 많이 하는 마랑큰. 특히 I can make you a man 에서 가슴부터 쓸어내리며 손을 내리다가 록키 팬티 고무줄을 살짝살짝 들춰보며 미동 없는 그곳에 속상해하는 마랑큰 디테일이 아주 인상적이었다ㅋㅋㅋㅋ 작년에 비해 객석에서 넘버마다 박수가 많이 나오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그래서 핫 패투티가 더 신났다. 





침대씬도 보다 적나라해졌다. 특히 상대에게 비밀로 해달라면서 자넷과 브래드가 기승위 자세를 취하는 부분. 그리고 터치미 넘버가 완전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무대 오른쪽에서 아예 침대가 등장하고 신발을 벗어 던진 자넷이 흰 파자마를 확 벗고 자주색과 검은색 상하의 속옷만 입은 채 노래한다. 더 외설적이고 음탕해져서 장면이 순식간에 흘러가버린 듯한 혼미한 기분이었다. 마랑큰 채찍질에 맞춰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찬맆랖 점프력은 여전했다. 이리와, 하며 자기 뒤에 서서 받쳐주라는 마랑큰 말에 후닥닥 달려가서 그를 받았다가 스프링처럼 다시 밀어 일으켜세우는 찬맆랖과 그 상황을 어이없어 하는 마랑큰까지 너무 웃겼다ㅋㅋ 켱빵 솔로 부분에서 작년에는 마이크 전달해주고 때리는 건 여앙들이 하고 빵 치우는 건 남앙들이 했는데, 올해는 다 남앙들이 했다. 켱빵 노래하는 중간에 롤러 타고 지나가면서 스탠딩 마이크 뺏으려고 하는데, 처음 한 번만 놓친 켱빵이 온갖 멋진 포즈를 취하며 피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빵 던지는 콜백 처음 해봤는데, 작년에는 봉지 안 진짜 빵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스펀지 빵을 주더라. 옆자리 관객이 크로아상 모양의 목베개 빵인형을 던지셔서ㅋㅋㅋㅋㅋㅋ 남팬텀 한 명이 주워서 목에 걸고 몸 앞으로 숙인 채 행복해하고ㅋㅋㅋㅋ 다른 남팬텀이 뺏어서 제 목에 걸고선 "목베개~!!" 하며 신나했다ㅋㅋㅋㅋㅋㅋ 켱빵이 "저두요 저두" 하면서 들이대고ㅋㅋㅋㅋ 관객이 준비해온 빵들을 이것저것 주워 상표명 읽고 팬텀들에게 넘겨주는 켱빵. 넘버 마지막 부분을 끝까지 부르는 게 아니라 끊어서 반복하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었다. 마랑큰과 스캇 박사가 대립할 때 켱빵은 옆에서 물구나무 서기와 옆돌기를 선보였다. Planet Schmanet 에서 자넷에서 취하는 프랑큰의 행동의 함의가 작년에 비해 더 명확하고 적나라하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지나가는 현선마젠타의 풀려있던 동공이, "프랑큰 퍼터!" 하고 짓씹듯 내뱉는 순간에는 형형한 빛을 내뿜어서 인상적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홀리함이 느껴졌던 마랑큰의 Floor Show 나 I'm Going Home 가, 이제는 완전히 혼미해졌다. 금빛 코르셋 의상이 뭔가 교주 같기도 하고. 고잉홈 동선도 좀 바뀐 거 같은데, 팬텀들이 목에 두른 반짝이를 마치 융단 깔아주듯 마랑큰을 향해 내미는 동작이 생겼고 마지막 악수하며 작별인사 하는 것도 일렬로 서서 하는 게 아니라 반원형의 대열이었다. 그 와중에 예지콜롬비아 허그 안해주는 건 동일했고. 레이저 총 난사하는 장면도 콜백이 생겨서인지 더 길어진 느낌이었다. 마지막 싸픽 맆. 졸고 있는 마젠타가 앉아 있는 영화관 의자가 무대 오른쪽에서 등장하고, 나레이터가 깃털을 그의 무릎 위에 올려두고 나간다. 벌떡 일어난 마젠타가 툭 떨어지는 깃털을 발견하고 주운 뒤, 마지막 리프라이즈로 이 어마어마한 극이 종언을 고한다.





객석 호응이 몹시 좋아서 리앵각이었는데 마랑큰이 칼 같이 끊어버렸다. 배우들 대부분 종일반이었고 추석이니 다들 일찍 퇴근하고 싶었으리라 생각은 한다. 비록 리앵이 없었어도 앵콜까지 아주 신나게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다. 작년에 이 극을 여덟 번이나 관극해서 그런지, 오랜만의 만남인데도 반갑고 유쾌하고 즐거웠다. 이번주 주말에 프랑큰 퍼터 성에 재방문할 예정인데, 오슷을 들고 나올 수 있으면 더더욱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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