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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16.12.24 3시 공연
류정한 몬테크리스토/에드몬드 단테스, 린아 메르세데스, 최민철 몬데고, 이종문 파리아 신부, 임준혁 알버트, 조순창 빌포트, 장대웅 당글라스, 난아 루이자, 최서연 발렌타인. 류몬테/류드몽, 린아메르, 미남몬데고, 종문파리아. 류린미남 세미페어막, 류몬테-종문파리아 페어막. 류몬테 6차.
공연일 전날 취소마감시간 5시 즈음에 풀린 보유석을 발견하고 바로 실결해버렸다. 연말이 다가오니 슬슬 류배우님 막공이 실감이 나기 시작하고,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님을 새삼스레 느꼈기 때문이다. 충무 보유석이 아마 7열, 8열, 12열 인가보다. 중블 7열 왼쪽 몇 자리는 끝까지 안 풀리는 좌석인 것 같은데, 덕분에 시야 탁 트이고 좋았다. 이 외에도 여러모로 이날 공연은 관극하길 너무너무 잘했다. 류배우님이 짱짱한 목소리로 저음을 엄청 풍부하게 많이 써주셨다♡ 중간중간 여러 번 전율이 이는 순간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저음과 카랑카랑하고 깨끗한 고음을 선물처럼 양껏 들려주셨다. 물론,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은 커튼콜이었지만ㅋㅋㅋㅋ 악역3인방이 계단 위에 짠 등장하는데, 순창빌포트는 산타모자를 썼고, 대웅당글라스는 산타모자에 작은 트리를 들었고, 미남몬데고는 앙증맞은 머리띠를 하고 내려왔다ㅋㅋㅋㅋㅋㅋ 너무들 귀여우심ㅋㅋㅋㅋㅋ 조순창배우 노래하다가 현웃 터지시고ㅋㅋㅋㅋ 린아메르는 그냥 나오셨길래 트리오의 서프라이즈였나 싶었는데, 류몬테가ㅋㅋㅋㅋㅋㅋ 몬테 의상에 올화이트 산타모자를 쓰고 나오셔서ㅋㅋㅋㅋㅋㅋㅋ 지옥송을 부르시는데ㅋㅋㅋㅋㅋㅋㅋ 넘나 귀여우신 것ㅋㅋㅋㅋㅋㅋ "용서는 바라지마" 부분 쯤에 풋 웃으시고는 마지막 인사하면서 모자 팍 벗고 2-3열 쯤에 던져주셨다ㅋㅋㅋ 어후 하면서 고개 절레절레 하시고, '메리크리스마스' 라고 입모양으로 인사해주셨다. 와중에 트리 꼭대기 별 떨어뜨린 대웅당글라스 귀여우시고ㅋㅋㅋㅋㅋ 퇴장할 때 오케가 캐롤을 연주해줘서 마지막까지 연휴 같았다. 한동안 크리스마스, 하면 이 커다란 선물 같던 커튼콜 장면이 떠오를 것 같다.
※스포있음, 류몬테 디테일 위주※
이날 류드몽은 확실히 어리고 맑았다. 메르랑 듀엣 부른 뒤 짐 챙기고 배에서 내려오는데 도도도 내리막 뛰어내려오는 속도 안 줄이고 그대로 모렐선주 배에 머리를 박아버렸다. 축배 넘버는 좋은데 가사나 애드립이 너무 촌스럽다. 탭댄스야 뭐 말할 것도 없고. 병사들에게 끌려가면서 계속 무고함을 어필하는 류드몽. 다시 무대로 돌아오면서도 억울하단 표정으로 뭐라뭐라 말하고 있다. 빌포트의 추궁에 "전 증오하는 사람 같은 거 없습니다, 검사님" 하고 대답한다.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앉을 때 겉옷 의자에 안 깔고 앉도록 의식하시는 버릇, 사랑한다. 감옥 들어와서 창 밖 하늘을 올려다보고 울컥하고 이곳저곳 살피다 기도하기 위해 조심스레 앉아 성호를 긋는다. 언제나 그대 곁에. 목소리가 무척 시원시원하다. 후반부에 "항상 또 영원히" 파트의 높은 음을 스타카토로 끊어서 부르는 거 넘나 킬링포인트다. 아무 소식도 없는 건가요 넘버 초반에 린아메르 목소리 먹어서 조금 아쉬웠고, 꽃다발은 받아 들어 바라보다가 옆에 내려놓았다. 하루하루 죽어가 넘버에서 독보적으로 귀에 꽂히는 목소리. 성호를 평소처럼 절박하고 다급하게 긋는 게 아니라 조심스럽게 온 마음을 담아 긋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케가 부음감님이셨던 거 같은데,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러웠다. 오케 사운드가 크게 들리는 편이었는데, 박자가 평소와도 조금 다른데다가 오케가 배우를 맞춰주는 게 아니라 배우가 오케를 맞춰가더라. 언제나 그대 곁에 랑, 2막 하루하루 죽어가 맆에서 심했고, 지옥송 후반부에서 류몬테가 평소보다 급하게 들어간 부분도 있었다...
종문파리아와의 막공. 자둘이었는데, 원희파리아랑 디테일 자체가 다른 거였다. "이리 와 봐" 하는데 류드몽이 절레절레 하니까 오라고 보채고, "이상한 짓 안할 거죠?" 라는 류드몽 말에 살짝 웃으면서 걍 꺼내라고 했다. "알려 주지 않을 꼬얌!" 을 하지 않는 등 원희파리아보다 msg가 적다. 진실을 알고 난 뒤 부르는 류드몽의 분노에 찬 넘버 너무 좋다. 우리가 왕이 된다면, 울먹이며 "신부님 사랑해요" 하고 껴안는 류드몽. 병사 앙 둘이 자루 들고 계단 오르는 부분에서 늘 위쪽에서 무대 가운데로 이동하는 시체주머니를 본다. 무서워 보인다.... 암튼 꾸물꾸물 움직이던 자루가 찍찍이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반으로 갈라지고 류드몽이 와이어 매단 채 위로 수영한다. 해적선 씬. 이날 처음으로 왼블 쪽에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류드몽의 모습을 나름 잘 볼 수 있었다. "나 한 때는 좋은 여자 만나," 하고 이어지는 넘버가 정말 좋았다. 자코포와의 결투 장면은 늘 귀여우시고ㅎㅎ 자세 확 낮추고 양손을 들어 이소룡 자세 취하시는 것도 좋다. 이어지는 동작에 크게 영향력 있는 자세는 아니지만. 자코포를 이기고 나서 술통 위에 앉은 뒤 그물침대를 내어주라는 말과 함께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해적선 위에서, 가볍게 한숨을 쉬고 이제야 한 고비 넘겼다는 표정을 짓는 디테일 좋았다. 친구가 되고 싶다는 자코포 말에 "니가 감히?" 라는 류의 입모양을 하다가 찌푸린 얼굴 확 풀면서 활짝 웃어주시는 거 넘나 좋다. 면전에서 보면 심장 떨어질 것 같은 표정. "친구," 라고 한 번 더 강조하시고, 손 잡은 뒤에 억지로 웃는 척 하면서 김선 앙 뺨을 복수하듯 툭툭툭 치고 손을 탈탈 털면서 루이자에게 간다. 난아루이자 노래 정말 좋다. 있을 법한 해적 성격을 잘 살린 캐릭터 노선도 좋아하는데, 괄괄한 인상 때문에 몬테와의 케미가 없는 건 조금 아쉽다. 보물을 찾아낸 류드몽과 자코포의 관계성이 평소보다 친밀했다. "난 더 이상 평범한 선원이 아니야" 하는 대사에서 라만차 지뢰 밟고. 오블 쪽에 시선 두며 "당신 소원 내가 다 이뤘으니 / 잠들어요 편안히" 하고, 위로 올라가서 작은 상자 열어 양 손 가득 금가루를 담아낸다. "세상의 왕 내가" 하며 뒤에 엄청 길게 뽑아주시는 거 넘나 좋다. 몬데고의 집. 준혁알버트의 연기는 갈수록 좋아지는데 노래는 갈수록 아쉽다. 알버트 목에 브로치 안구테러 너무 심하다. 조명 반사해서 앞좌석 시야 어택 엄청 한다. 린아메르는 초반의 그 소녀 같던 얼굴은 어디 가고, 우아하지만 생활고가 뚝뚝 묻어나는 표정이다. 어리광을 부리는 아들을 설득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눈빛 변하면서 발렌타인 언급하는 그 찰나의 디테일이 매번 좋다. 미남몬데고는 메르세데스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배우 인터뷰처럼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여' 메르세데스에게 집착하는 이미지다. 위멮데이 때보다 화를 좀 줄이고 여운 있게 퇴장해서 훨씬 좋았다. 이어지는 린아메르 넘버 깔끔했다. 류몬테의 우리의 별 넘버는 갈수록 좋아지네. 자코포가 머뭇거리니까 다가가면서 "말해보게, 친구" 라고 말해서 심쿵했다. "메르세데스는," 하고 운을 띄우니까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거리다가 "결혼을 했습니다" 라는 말에 무너지는 눈빛. 지옥송!!! 완전 저음으로 다 내려부르는데 좋아 죽을 뻔했다ㅠㅠㅠㅠ 몬데고 옆에서 메르세데스를 쳐다보며 부르는 "지옥의 문 앞에!!" 부터 극강의 분노가 제대로 실렸고. "끔찍한 복수를" 부분 또 올려 불러 주셨다. 아 정말 뭐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넘버였다. 류몬테 지옥송 못 들어본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ㅠㅠ
2막. 가짜 결투씬 하고 박수 쳤는데 영 시원찮으니까 손짓하셔서 커튼콜 수준으로 소리를 질렀다. 네 단계에 걸쳐서 환호를 점점 쌓으니까, "좋았어!" 하시고는 "연기 완전 좋았어," 하며 앙들 극찬해주시는 류몬테ㅋㅋㅋㅋㅋ 이 애드립 되게 좋은 것 같다. 객석에서 박수를 쳐줌으로써 극에 몰입하며 기분까지 좋아진다. 파리에서 화려한 파티를 여는 류몬테. 대웅당글라스의 거대한 배를 손으로 툭툭 만지는 장난을 치는 빌포트와 몬데고. 이날 삼인방이 너무 귀여웠다. 서연발렌타인은 부채를 펼치고 접는 게 아직도 어색해서 불편하다ㅠㅠ 혹시 왼손잡이....세요...?... 류몬테 등장하고 원수들과의 재회. 당글라스에게 "충분히 즐기다. 가세요" 하는 부분 평소와 호흡 살짝 달랐다. 모렐과 당글라스에게 "서로 아는 사이죠?" 하면서 양 손으로 가위 만드는 디테일 이날만 안해서 허전했다. "정의로운 분" 하면서 빌포트에게 덜 웃어주셨고. 그러다가 린아메르와 재회하고 확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 목소리에 종국에는 고개 살짝 떨구고 흐느끼시는데, 덜덜 떨리는 입주변만 봐도 아팠다ㅠㅠ 그 와중에 "착각은 마" 하는 목소리는 너무나 정직하게 단단해서 괜히 류릭 지뢰를 밟았다. 메르세데스의 얼굴을 보고 이미 마음이 많이 풀려버린 데다가, 그 손에 여전히 끼워져 있는 자신이 준 반지를 발견하고는 배신감이 와르르 무너져내린 듯했다.
복수송. 이 넘버 너무 좋아서, 그래서 좀 울컥했다. 이런 노래, 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이 훅 치고 들어왔다. "새로운 / 항해의 지평을 ↗ 열어, 드립니다 →" 하고 억양 강조만 바꿔주셨지만 늘 그랬던 매력적인 목소리였다. "더 많이 더 높이" 하는 부분 입모양으로 따라하며 지휘 하시는 것도 항상 그랬듯 좋고. 이런 걸 박제하라고, 엠개야..... 제발.... 중간 웃음소리 크게 들렸고, 마지막 웃음소리도 육성으로 들렸다. 여기 류몬테 마이크 매번 끄던데 연출 지시인 건가..... 그나저나 빌포트는 명예를 추구하는데 돈으로 무너져 내려서 좀 이상하다. 그래도 "18년 전에 니가 나한테 했던 것처럼!! 샤또 디(프)로!" 하는 류몬테 목소리가 너무나 섹시하다. 다 뛰어넘고 자신을 찾아온 메르세데스를 바라보는 류몬테는 이미 알버트를 죽일 생각이 전혀 없는 표정이다. 여기 총 쏠 때 화약 안 터지고 상수 쪽에서 총소리만 났다. 화약 안 터지는 사고가 초반에 비해 잦은 느낌이다. 메르세데스 솔로곡 세월이 지나 넘버 이날 좋았다. 감정 적당하고 완급도 딱 좋았다. 뛰어넘고, "돌아가, 알버트" 하고 호명하는 거 여전히 해주시고, 파리아의 목소리를 들으며 "파리아.... 아베 파리아?" 하는 말투가 생각보다 담담하다. 과거의 나 자신. 이 넘버 정말정말 좋았다. "놀라운 일 많았고" 하면서 시작되는 부분부터 감정선이 예사롭지 않더니, 잔잔한 듯 하면서 다채롭게 감정을 풀어냈다. 다시 그 순수했던 에드몬드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마지막 부분은 그 맑고 깨끗하며 시원한 목소리가 찌든 내 영혼까지 씻어주는 기분이라서 아픈데 행복했다. "그가 마르세유에서 가장 가난한 선원이라고 해도, 그를 선택할 거에요" 라는 린아메르의 말에 굳이 그를 향해 돌아보지 않는다. 이미 그의 진심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놀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 지 모르겠는 미남몬데고와 류몬테의 뒷태를 한참 감상하다보면 싸움이 끝나있다. 자코포의 총에 맞아 떨어지는 그를 향해 달려가며 "몬데고!" 라고 부르는 류몬테 디테일은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모든 걸 잃은 몬데고를 향해 복수는 그만두고 세상을 용서하라는 몬테의 말은 언제 들어도 헛소리 같긴 한데, 그래도 결국 그를 다시 '친구' 의 범주 안에 넣어줬다는 게 저 마지막 부름으로 느껴져서 오히려 몬데고 입장에서는 더 잔인한 느낌이다. 물론 몬데고가 불쌍하다는 감정은 전혀 들지 않는다. 자업자득이니까. 그래도 그의 입장이 '이해' 는 가기 때문에, 분노와 열패감에 휩싸인 감정을 아무 계기 없이 가라앉힐 수는 없음을 잘 안다. 미남몬데고 같은 캐릭터를 더 매력적으로 다듬어서 주인공으로 삼는다면 엄청 흥미진진한 뮤지컬이 나올 것 같은데. 이왕이면 저음 만땅의 넘버들 위주로.
이제 류몬테는 딱 세 번 남았다. 비극적이게도 가지고 있는 표는 두 개. 으으 류몬테 막공 가고 싶어ㅠㅠ 벌써부터 내년 7월까지의 기다림이 아득하게 느껴진다아..... 무대 위의 모습 만으로도 이토록 선물 같은 배우님, 연휴 잘 보내시고 화요일에 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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