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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in 충무아트홀 대극장, 2016.12.02 8시 공연





류정한 에드몬드/몬테크리스토, 린아 메르세데스, 이상현 몬데고, 이종문 파리아 신부, 임준혁 알버트, 조순창 빌포트, 백시호 당글라스, 백주희 루이자, 해빈 발렌타인. 류드몽/류몬테, 린아메르, 상현몬데고, 종문파리아. 류린아 자첫, 류몬테 자셋. 첫 1층 자리. 



자뮤페에 같이 갔던 친구의 흔쾌한 동의로 처음 같이 뮤지컬을 봤다. 다행히 예대가 터져서 뮤지컬 자첫인 친구에게 좋은 자리를 권해줄 수 있었다. 취수료가 10퍼센트였지만^_ㅠ 자뮤페에서 봤던 조정은 배우 때문에 일부러 골라 잡은 회차였는데, 공연 네시간 전에 캐슷 변경 문자가 와서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급성'인후염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반나절 전에는 알았을텐데, 오전 중에 변경공지 하는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싶다. 캐슷변경에 지나칠 정도로 무심하게 구는 연뮤업계 추세도 제대로 역풍을 한 번 맞아야 할텐데. 아무튼 조정은 배우는 푹 쉬어서 얼른 나아주시고, 급하게 대신 무대에 서준 린아 배우에게도 감사와 박수를 동시에 보냅니다. 린아메르 자첫이 앞당겨진 셈이었다. 





※스포잔뜩, 넘버 순서대로



00. 프롤로그


시작할 때 오케사운드 부웅 거리는 건 그냥 충무아트홀 자체의 문제인 거지? 음향 얘기 하기 지겹다. 그래도 세 번의 관극 중 그나마 가장 괜찮았다. 자리 버프도 있었을 테고. 가까이에서 보니까 입모양이 보여서 대충 무슨 말 하는지 알겠더라. "제발 도와주십시오," 뭐 이런 류의 말들이었다. 나폴레옹 편지 받고 무대 하수로 뛰어가는 류드몽. 배가 앞으로 나오기 전 그 옆쪽으로 플래쉬 불빛 보이고 배우들 들어가는 거 보이더라. 류드몽은 배 위 왼쪽에서 두 번째 자리에 서있었다. 



01. 우린 사랑하니까 (When Love Is True)


린아메르는 무척 소녀 같았다. 머리의 리본이 앙증맞음을 더했고,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장난기 넘치고 사랑스런 몸짓들이 매력적이었다. 선녀메르 때보다 덜 쪽쪽거리더라ㅋㅋㅋㅋㅋ 류드몽과 선녀메르는 서로 죽고 못 사는 한몸 같은 연인이었다면, 류드몽과 린아메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소꿉친구처럼 지내며 커서 결혼할 사이임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란 달달한 연인 같았다. 품 속에서 반지를 꺼내 문지르고 쪽 키스하는 류드몽이 "나와 결혼해줄래" 하는 부분 너무 예쁘다. 류드몽이 백허그하고 린아메르가 왼손 들어서 류드몽 뺨을 손으로 쓰다듬는 제스쳐 하는데 마이크 전혀 안 건드리는 거 괜히 신기했다. 현실에서는 결코 할 일이 없는 무대 속에서의 포즈랄까. 이 넘버에서 류배우님 목소리에 살짝 코막힌 맹한 소리가 섞여서 감기초반일까 무척 걱정됐다. 극 전반적으로 노래 자체가 늘 그랬듯 엄청 짱짱했는데, 두어곡 넘버 중간의 고음 부분에서 미묘한 음정을 찍은 부분이 몇 군데 있기도 했고ㅠ 아프지 마세요.. 



02. 축배 (Raise A Glass)


배에서 내려오다가 가방이 난간 장식에 걸려서 당황한 류드몽ㅋㅋㅋ 여기서 류드몽 너무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자신만만하고 어리고 빛나는 전도유망한 청년. 류드몽 목소리 톤이 자첫 자둘 관극 때와 미묘하게 달라진 듯한데 덕분에 캐릭터가 훨씬 깔끔해졌다. 물론 잘생긴 기존의 미청년 목소리가 더 취향이긴 하지만, 이렇게 바뀐 게 더 극에 어울린다. 가발 만지작거리다가 묶은 머리 등쪽으로 휙 넘기고, 선장모자 쓰고 나서 계속 고정 잘 됐는지 만진다. 가발 위에 모자를 얹었으니 얼마나 불편할까. 선장모자 씌워주기 전에 린아메르가 키스하려고 했는데 타이밍 안맞아서 못했다. 신부에게 축복 받을 때 달달한 눈빛으로 메르 바라보다가 맞춰서 성호 긋는 디테일 좋았다. 몬데고와 당글라스 음모 꾸밀 때의 슬로우모션 연출은 정말 취향이 아니지만, 장난스럽게 동작 애드립 하는 류드몽 보는 즐거움은 있다. 류드몽 댄스 능숙하심ㅋㅋㅋ 역시 많이 춰서 몸에 익숙해지는 것 만큼 안정감 있는 춤이 없지. 목마 타고 남앙들보다 더 큰 목소리로 "키스해! 키스해!" 하는 거 넘나 귀엽다. 체포하러 왔을 때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서 옆동네에서 신고 들어왔나봐" 하는 대사 진짜 촌스러운 거 같아. 체포 되어 오통 내려오는데 진짜 행복했다ㅠㅠ 세상에 류배우님이 내 바로 옆에 서서 노래하고 있어!! 이런 느낌ㅋㅋㅋ 순전히 이 장면 때문에 중블 5열통을 고수했는데, 보람이 있었다. 헤헤. 



02A. 심문 (The Interrogation)


순창빌포트 노래 너무나 안정적이다. 1층에서 들으니까 딕션도 엄청 깨끗하고 정확하더라. 심문에 대해 대답하는 류드몽 목소리와 대사도 좋고. 누와르띠에 라는 이름을 듣고 "아버지!?" 하며 정지화면에 핀조명 팍 쏴주는 연출은 과할 정도로 극적이긴 하지만, 이 뮤지컬 자체가 그런 컨셉이니, 뭐. "샤또디로!" 하는 부분 좋다. 복수송으로 이어지는 부분. 끌려가는 류드몽 뒷모습을 보는 빌포트가 정의의 여신 동상이 들고 있는 저울에 손 가져다대는 연출지시 좋다.    



02B. 기도 (Prayer)


감옥으로 끌려와 벽을 치고 무죄를 주장하는 류드몽. 스산한 한기가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공포에 찬 표정을 지은 채 팔을 쓰다듬는 디테일. 구석구석을 바라보다가 다급하기 짝이 없는 몸짓으로 차디찬 돌바닥에 무릎을 꿇고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한다. 



03. 언제나 그대 곁에 (I Will Be There)


무대 상수 앞쪽에 기도대가 세워지고 하얀 미사보를 뒤집어쓴 린아메르가 기도를 시작한다. 여앙들이 뒤에 앉아있는데 위에서 보면 스테인드글라스 조명을 비춰서 무척 아름답다. 1층에서는 안보이더라. 대각선 자리에 류드몽 감옥이 있다. 기대 이상으로 잘 어울리는 두 배우의 듀엣.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함께라는 두 연인의 믿음과 신뢰가 단단한 만큼 비극적인 상황이 더욱 비참하게 부각된다. 



04. 역사는 승리자의 작품 (A Story Told)


이 넘버 너무나 찰지다. 박자도 음정도 완벽한 음모론 넘버로 삼중창이 잘 어울린다. "항상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작품이니까" 요 부분이 입에 착착 붙는다. 상현몬데고는 덩치도 크고 노래가 시원시원하며 안정감 있었다. 당글라스와 빌포트를 대하는 태도가, 미남몬데고는 동업자이자 살짝 내려다보는 느낌이었는데 상현몬데고는 완벽하게 동등한 위치였다. 쨍 하고 위스키 잔 건배하는 모습도 그렇고 능글스러움의 정도가 나머지 두 캐릭터들과 대등했다. 미남은 독특한 음색과 특유의 아우라 때문에 단독악역이 무척 잘 어울리는 편이라서. 당글라스는 원래 원캐인데 이날은 스윙인 시호앙이 역할을 맡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배를 불룩하게 만들어서 캐릭터를 잡았는데 무척 잘하더라. 대웅당글라스와 비슷한 이미지로 위화감 전혀 없이 완벽하게 극에 녹아들었다. 



04A. 아무 소식도 없는 건가요 (Is There Any News?)


류드몽의 모자를 꼭 붙들고 벤치에 앉아있는 메르세데스. 몬데고가 건네는 꽃을 받아드는 느낌도 메르 배우 마다 달랐는데, 선녀메르는 온통 류드몽 생각 뿐으로 정신 없이 소식을 묻다가 꽃을 받아들긴 하는데 바로 옆에 떨어뜨리듯 내려놓는다면 린아메르는 순하고 의심이 없어 별다른 반발심 없이 착하게 받아든다. 똑같은 캐릭터인데 어쩜 이렇게 감정 결의 색깔이 다르지? 상현몬데고는 메르세데스를 진심으로 열렬히 사랑하더라. 



05. 하루하루 죽어가 (Every Day A Little Death)


이 노래도 좋다. 다리를 모으고 앉아있는 류드몽의 머리가 이미 산발이다. 하루가 지난 뒤 류드몽이 벌떡 일어나 벽에 선을 긋는 장면이 있다. 무대 앞쪽 벤치의 메르세데스와 몬데고 뒤에 불투명 막이 있고 그 뒤에 감옥이 있는 연출이고, 그 막에 영상을 쏴서 벽에 새겨진 선을 표현한다. 2층에서 볼 때는 영상에 선이 그어지는 것과 류드몽 손동작의 타이밍이 안 맞아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날 보니까 진짜 완벽하게 맞더라. 그동안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류배우님ㅎㅎ 



06. 파리아의 레슨 (Lessons Learned)


14년 후. 돌아누워 등을 벅벅 긁고 있는 류드몽, 아니 34번. 자첫 자둘 관극에서는 원희파리아였고 이날 종문파리아였는데, 역시 두 배우의 느낌이 달랐다. 원희파리아가 유들유들하면서도 세상을 날카롭게 본다면, 종문파리아는 보다 유하면서도 정신 사나운 노친네 이미지가 강했다. 류드몽도 원희파리아는 끌어올려주지 않고 벽에 붙어서서 고개만 도리도리하고 있었지만, 종문파리아는 구멍에서 끌어올려줬다. 종문파리아를 무서워한다기 보다는 경계하고 거리를 두려고 하더라. 종문파리아 대사를 살짝 급하게 소화하는 느낌이 있는 건 아쉬웠다. 


걸음수 재면서 적으라고 하는 대사를 종문파리아가 빠뜨린 건지 원래 안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 대사가 없으니까 글은 아나? 하는 물음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나저나 선원, 그것도 선장이 될만한 급의 선원이 글을 모른다는 설정 자체가 말도 안되긴 하다. 해도 안 읽어?.... 파리아가 인사시킬 때, 첫공에서는 엄청 잘생기고 고급진 목소리로 인사하던 류드몽이 그 이후에는 웃기게 발음해서 슬프다ㅠㅠ 류드몽 땅굴 파는 거 조명 잘 나왔고, 먼저 감옥으로 돌아온 파리아 신부가 잘 보여서 살짝 현입됐다. 가르침을 진행하면서 남앙들이 '하루하루 죽어가' 하며 장면전환할 때 류드몽이랑 파리아 자리 바꾸는 모습이 생각보다 잘 보이더라. 과거를 하나씩 짚어가며 누가 음모를 꾸며 죄를 뒤집어 씌웠는가를 밝혀낸다. 



07. 우리가 왕이 된다면 (When We Are Kings)


땅굴이 무너지며 죽음을 눈앞에 둔 파리아 신부. 세상을 용서하라며 숨겨뒀던 보물지도를 건네준다. 자기 대신 시체자루에 들어가라고 말한다. 그리고 몬테크리스토 섬에 숨겨진 수많은 보석들로 세상의 왕이 되라며 부르는 넘버. 죽음 직전의 종문파리아 감정선 무척 좋다. 류드몽의 어깨로 파리아 고개가 툭 떨궈지는 순간 정적. 울먹임을 참아내는 류드몽의 숨소리. 옅은 흐느낌 속에 안 돼, 라고 중얼거리는 탄식. 울먹이며 슬픔 토해내는 류배우의 목소리는 들어도 들어도 가슴을 저미듯 아파온다. 



07A. 에드몬드 탈출 (The Escape)


천장에서부터 와이어 매달고 내려오는 자루. 바닥에 안착해서 자루 뜯는데 찍찍이 뜯어지는 소리가 엄청 적나라하게 들려서 살짝 웃겼다. 수영하면서 위로 다시 치솟아오른다. 



07B. 해적선 (The Pirate's Ship)


해적선 영상 나오고 앙들에게 들려 나오는 류드몽. 잘생긴 모습 등장! 그 순간의 표정과, 한 사람 몫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짓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 왼쪽 입꼬리 슬쩍 올리는 얼굴, 너무 좋다. 이 장면부터 1막 끝까지가 제일 잘생긴 것 같아....♡ 루이자가 자신이 언제나 이 이름이었던 건 아니었다며 "네 이름은... 언제나... 뭐였지?" 하는 대사 번역이 조금 이상한 것 같다. 거짓말을 해보라는 말에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하는 류드몽. 



08. 진실 혹은 대담 (Truth Or Dare)


앙들 안무와 카랑카랑한 루이자의 목소리가 조화로운 넘버. 시선은 하수 끝쪽 류드몽에게 줄곧 고정되어 있었지만, 갑판을 뛰어 다니는 앙상블의 몸짓에 자꾸 마음이 뺏겼다. 앙들 구경하면서 안쪽 옷 바지에서 꺼내며 옷매무새 정리하는 류드몽. 



08A. 자코포와의 결투 (The Knife Fight)


자코포랑 싸울 때 합 맞춰서 취하는 류드몽의 동작들이 너무 귀여워보인다. 마지막에 일어나려는 김선앙을 무심한 척 발로 퍽 차고 빙그르르 돌아서 칼로 목을 겨누는 동작이 무척 우아하다. 이 장면 정적에서 자코포 숨소리 너무 크게 나는 거 아쉬우니 마이크를 음량을 좀 줄여줬음 좋겠다. 자리에 앉은 류드몽에게 다가가 "나도 너에게 가르쳐 줄 게 좀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 뺨을 쓰다듬다가 마이크 건드려서 움찔 했다. 대사 하면서 갑판 올라갈 때 류배우 본인도 음향 살짝 지직 거리는 거 느꼈는지 슬쩍 마이크 만져서 다시 고정시키더라. "몬테크리스토로!" 하면서 배 노선 확 돌리는 루이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류드몽. 아래로 내려와서 자코포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하! 하고 장면을 맺음 짓는다.    



08B. 보물 (The Treasure)


밧줄 타고 내려오는 사람이 죄수처럼 검은 자루를 얼굴에 뒤집어 썼길래 읭? 했는데, 아무래도 대역이었던 모양이다. 검고 넓직한 후드를 뒤집어 쓰고 앞으로 나오는 류드몽. "백작! 몬테크리스토 백작!" 이라고 짓씹듯 말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다. 



09. 우리가 왕이 된다면 리프라이즈 


당신의 꿈을 이뤄줬으니 이제는 편히 쉬라며 노래하는 류드몽. 그 끔찍한 곳에 파리아를 남겨두고 왔어야 하는 아픔과 고통이 절절히 묻어난다. 짱짱하고 기일게 뽑아낸 마지막 음. 



09.5. 알버트의 모험 (An Adventure)


이 넘버가 아마 이번 시즌에 새로 삽입된 곡일텐데, 별 매력이 없다. 임준혁 알버트는 프필 사진이랑 실물 얼굴이랑 이미지가 다르더라. 노래는 살짝 아쉽고, 몸 쓰는 건 많이 아쉽고, 넘버 자체도 아쉽다. 고작 로마에 가서 페스티벌을 즐기는 게 모험이라니, 우스울 정도다. 린아메르 왼손의 반지를 발견하고 아직도 에드몽이 준 반지를 끼고 있냐며 불 같이, 하지만 불쌍할 정도로 아프게 분노하는 상현몬데고. 헛웃음 치고 금화를 탁자에 쏟아내듯 내던진다. 결혼반지는 거의 테이블에 박아버리고 새빨간 눈가를 보이며 술병을 들고 퇴장한다. 진심으로 메르세데스를 사랑하는 몬데고다. 과거의 남자가 준 무언가를 그토록 오랜시간 동안 애틋하게 간직하는 메르세데스도 이상하고, 사랑하면서도 계속 어긋나기만 하는 몬데고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10.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 (When The World Was Mine)


과거의 아름답고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얼굴에 웃음을 띄워 올리면서도 현실에 짓눌린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린아메르. 초반의 어린 메르세데스와 이미지가 확 달라진, 어른스런 얼굴이다.



11. 우리의 별 (Dance The Tarantella)


떨리는 가성으로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긴 류몬테. 



11A. 언더스코어 


12.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Hell To Your Doorstep)


지옥송!!!!! 수염 없으니까 진짜 존잘인데ㅠㅠㅠ 2막에선 왜 때문에 수염을 그리나요..ㅠㅠ 자첫 자둘보다 분노가 살짝 덜해진 지옥송이었다. "어서와 기다릴게 지옥의 문 앞에!!!!" 하면서 몬데고를 향한 몸과는 다르게 옆의 메르세데스를 향해 고개를 돌려 고정시킨 채 비명처럼 소리지르는 부분이 늘 좋다. 이어서 "모두 거짓말, 영원한 사랑 모두 거짓말" 하는 부분은 울먹이면서 부르고. 완급조절이 극심하고 자극적인 넘버이기 때문에 1막 피날레로 너무나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는 이 지옥송보다 2막의 복수송이 더 취향인데, 복수송에 저음이 많아서 류배우님 장점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뮤비나 음원보다 현장에서 들을 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어마어마한 지옥송이기에 가장 인상깊에 남는 넘버이긴 하다.





13. 막간/타란텔라 (Carnival In Rome)


화려하고 매혹적인 넘버. 약혼자도 있으면서 여자한테 홀리는 알버트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14. 아, 여자들이란 (Ah, Women)


아, 여자~ 하는 목소리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남잔 다 그래, 하면서 과거의 아름답던 자신과 자신의 연인을 회상하는 얼굴이 반짝인다. 새하얀 옷을 입고 나풀나풀 춤추는 메르세데스와 발렌타인.



14A. 가짜 칼싸움 (The Fake Fight For Albert)


결투씬 합 맞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루이자 배에 칼 찔러 넣고 "어서가!" 소리 지른 뒤 마무리 포즈 짓고 나서 관객 호응 기다리는 류몬테 때문에 극 중간에 환호를 질러드렸다ㅋㅋ 칼 챙챙 부딪히며 일어나, 다 갔어! 이러는 류몬테 귀여우심. 루이자가 배 아픈 척 하니까 그만하라고 정색하며 말하는 류몬테ㅋㅋ 



14B. 언더스코어


15. 그렇게들 말하던데요 (That's What They Say)


이 넘버도 꽤나 매력적이다. "끝내주네~" 하는 반복 파트가 좋다. 갑작스럽게 파리에 호화롭기 그지 없는 자태로 등장한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대해 온갖 소문과 추측이 난무하는 파티장.



15A. 파티에서의 재회 (Party Announcement)


자신의 원수들과 인사를 나누다가도 정색하며 비아냥대는 류몬테의 목소리. 



16. 저 눈빛을 알아요 / 그 남자는 죽었소 (I Know Those Eyes / This Man Is Dead)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눈을 마주치자마자 에드몽을 알아보는 메르세데스. 흔들리는 류몬테의 눈빛. 특히 인사를 하면서 손가락의 반지를 발견하고 눈빛이 돌변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의 감정을 향해 짓씹는 목소리로 "착각은 마" 하며 분노를 꾹꾹 담아내는 얼굴. 크고 넓은 빨간 망토를 휘두르는 동작이 너무나 멋지다. 망토 쓰는 류배우는 진리죠. 



17. 덫 / 더 많이 더 높이 (The Trap / Too Much Is Not Enough)


최애곡, 복수송. "내가 원하는 건 정의일세!" 하는 류몬테의 목소리에서 류동키가 떠오른다. "당글라스 그 놈에게 내일 아침 일찍, 주식시장 모든 주식 사들이라고 해~" 하면서 시작되는, 악을 눌러담은 저음의 음성이 너무나도 완벽하다. 



17A. 덫 / 더 많이 더 높이 태그


17B. 덫 / 더 많이 더 높이 리프라이즈


빌포트에게 "쉿!" 하고 "샤또디로~" 하는 부분 진짜 너무 좋다ㅠㅠㅠ "더 많이 더 높이~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하는 류몬테의 노래에 심장이 녹아 없어질 듯하다. 넘버 끝 마지막에 류몬테 웃음소리 나는데 마이크 너무 일찍 끈다. 왜죠. 



18. 하루하루 죽어가 리프라이즈


검은옷을 입고 조의를 표하고 있는 메르세데스와 알버트, 발렌타인. 



19. 세월이 지나 (All This Time)


아들을 살려달라는 간청을 하기 위해 찾아온 메르세데스가 "알버트는 사실... 알버트는!!" 하는 부분부터 복선을 너무 깔더라ㅋㅋㅋ 사실 자첫 전부터 반전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실제로 그 반전을 마주하니 헛웃음이 저절로 나오더라. 아무튼 "하늘에 날고 있는 작은 새가 보이시오?" 하면서 한 방에 맞춰 떨어뜨리는 명사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류몬테. 탄약 소리랑 불꽃 되게 강하게 나더라. 몬테크리스토의 가장 유명한 대사가 여기서 나온다. "정의는 갖는 자의 것이오" 라는 몬테의 말에 "사랑은, 주는 자들의 것이죠." 라고 말하는 메르세데스. 류몬테가 성큼성큼 퇴장하고 홀로 남은 메르세데스의 솔로곡. 이 넘버 감정선은 선녀메르가 조금 더 짙었다. 린아메르는 넘버 후반부에서 고통스럽게 회한에 찬 감정을 조금만 덜어내면 좋을 것 같다. 


결투 중에 뛰어드는 발렌타인. 젤/피 구9단 출신 아이돌이던데, 이날이 류몬테랑 막공이어서 진심으로 다행이다. 앞으로도 보지 맙시다. 국어책 읽기도 그거보단 감정이 들어가겠어요.... 그의 대사에 흔들리는 듯한 표정을 짓는 연기를 하는 류몬테가 새삼 대단해보였다...ㅎ... 



19A. 우리가 왕이 된다면 리프라이즈2


파리아 신부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자작나무 사이를 걷는다. 마지막 선물을 주겠다며 세상을 용서하라 말하는 목소리. 



20. 과거의 나 자신 (The Man I Used To Be)


세 번의 관극 중에서도 가장 좋았다. 넘버 시작할 즈음부터 감정선도 가득했고 정면으로 그 모습을 마주해서 더욱 절절하게 와닿았다. 몬테 보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떨궜다. 진정으로 모든 걸 용서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짝거림으로 눈부시게 빛난다. 



21.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리프라이즈


암전 없이 바로 이어지는 장면. 메르세데스가 찾아와 몬데고를 떠났다 말한다. 남은 여생을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는 메르세데스. 하지만 상현몬데고가 찾아온다. 어차피 다 죽을 거라며 악에 받친 목소리로 소리친다. 상현몬데고가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너한테 구걸하라는 거냐며 소리지르는데, 댁도 남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놨으면서 무슨 소리냐고 반박해주고 싶었다. 물론 돌아가서 세상을 용서하라는 류몬테의 말도 공감이 전혀 안되긴 마찬가지였고. 끔찍한 일을 당한 뒤에 '용서' 를 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인내와 고통과 해탈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걸 말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에드몽 본인도 파리에의 말에 감화 되었겠지. 



22. 최후의 결투 (Show Down)


펜싱하듯 주고 받는 합. 하수 안쪽으로 칼싸움 하다가 무대 가운데로 가라는 듯한 류몬테의 손짓이 무척 우아하다. 싸움 끝에 류몬테가 이기지만, 칼을 버리고 자리를 뜨라고 말하는 류몬테. 마지막 발악으로 달려드는 상현몬데고가 총성 하나에 동작을 멈춘다. 뒤로 떨어지면서 "메르세데스" 라고 중얼거리는 디테일 엄청 좋았다.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다는 게 마지막까지 보였다. 여기서 총을 쏘는 사람이 자코포인데, 예전 시즌에서는 알버트라고 들었다. 알버트 결말이 훨씬 매력적이야!!! 비극미를 한층 살리면서도 여운을 남길 수 있는데 왜 결말을 바꿨는지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23. 언제나 그대 곁에 리프라이즈


"네 아버지 일은..." 하면서 알버트를 위로하려는 류몬테에게 전달되는 진실. "알버트의 아버지는.... 아직 살아있어요!" 라는 메르세데스의 반전 아닌 반전. 여기서 무너지는 듯한 류몬테 표정 정말 좋아하긴 하는데, 꼭 이런 결말을 내야 했는지 싶긴 하다. 알버트를 끌어 안고 메르세데스를 향해 손을 뻗어 세 사람이 함께 포옹하는 결말. 완벽한 해피엔딩. 여지를 단 하나도 남기지 않는 마무리. 



(출처: 몬테크리스토 프로그램북)



변주나 디테일의 삽입은 가능하지만, 기본적인 틀 자체가 너무나 꽉꽉 닫혀 있는 극이다. 그래도 극 자체의 완결성이 너무 높아서 쉽게 지루해진 레베카와는 다르게,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그저 장면장면을 즐길 수 있는 극이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알차게 회전 돌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일단 남은 표가 4장인데 제발 늘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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