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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더리퍼

in 디큐브아트센터, 2016.07.20 8시 공연





류정한 다니엘, 조성윤(조강현) 앤더슨, 테이 잭, 정의욱 먼로, 김보경 글로리아, 정단영 폴리. 류다니엘, 엉더슨, 테이짹. 류다니엘 본공 첫공. 짹 자첫.



5월 관극을 빼고 생각하면, 3월 이후로 무려 4달 만에 만나뵙는 류배우님이었다. 배우님의 필모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정말 역대급으로 짱짱한 목소리에 귀와 심장이 뻥 뚫리는 짜릿함을 생생하게 느꼈다. 와, 이렇게 성량으로 압도당하는 기분은 처음이라서 새로이 반하고 왔다. 류지킬/류하이드의 지붕 뚫는 노래가 이런 거구나. 류팬텀 때는 절절한 감정선이 더 부각됐고, 라만차에서는 크게 성량을 뽐낼 넘버가 없었으며, 레베카 등은 공연장이 함정이었을 뿐 아니라 배역 자체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리고 완전히 새롭게 만난 류다니엘은, 정말이지 늦덕에게 있어 종합선물세트 같은 배역과 넘버와 대사와 비중이었다. 이토록 다양한 모습과 끝내주는 노래라니. 짹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배우님ㅠㅠ





일단 자리 얘기부터 간략하게. 표 받자마자 1열 1번을 확인하고 통로석ㅠㅠ이라고 비통해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드는 자리였다. 일단 오케피트가 넓어서 무대가 멀었기 때문에 무대 높은 건 그다지 힘겹지 않았고, 오블이 다니엘 보기 좋았다는 이전 버젼 리뷰들과는 다르게, 책상이나 연구실 입장 계단이 다 왼쪽이어서 매우 좋았다. 게다가 중간에 두 번 취조실에 앉아있는 다니엘의 의자가 딱 왼블과 중블 통로를 향하게 놓여져 있어서 마치 다니엘과 눈이 마주치고 있다는 착각이 들어서 무척 행복했다. 너무 좋은 자린데 내가 선택해서 갈 수가 없다는 게 그저 비극일 뿐. 올윈 진짜. 아오. 다음 티켓팅 땐 왼블 1열 통로석을 노려야하나. 기본 무대가 멀고 회전무대 때문에 구조물들이 깊숙하게 위치해 있어서 더 멀게 느껴졌다. 4열, 5열 한 장 씩 있는데 되게 멀 것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이다ㅠㅠ 



스토리는 자첫 전에 스포를 당하지 않으려 노력하긴 했지만, 결말 자체가 충분히 예상 가능해서 짐작하고 있었다. '중요한 반전' 을 운운하는데 뻔하지 뭐. 게다가 엠뮤 작품은, 이 타이밍이면 이제 저런 이야기 이런 류의 넘버가 나오겠구나, 하면 그 즉시 그런 씬이 펼쳐지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전개에도 동요 없이 관극할 수 있었다. 나쁜 뜻은 아니다. 삼총사와 짹 밖에 보지 못했지만, 이 제작사가 어떤 류의 작품을 좋아하고 어떤 연출을 추구하는 지가 너무나 명백해서 벌써 엠뮤 특유의 정체성을 이해했다는 뜻이니까. 개인적으로, 군무 등을 통해 앙상블을 가장 잘 활용하는 제작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연 뿐만이 아니라 주조연 캐릭터들에게도 아주 개성 넘치는 솔로 넘버 하나씩을 꼭 쥐어준다는 점도 모든 인물들에게 애정을 나눠준다는 인상이라서 만족스럽다. 최근 아이돌 '위주'의 캐스팅이 아니라서 더욱 애정이 가고 있다. 이 퀄리티의 캐슷을 모셔왔으니, 오슷 좀 부탁해도 될까요....? 엠뮤 넘버들은 대중성이 강한 느낌이 있어서 듣기 편하다. 이전 버젼의 음원들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해서 확언할 수는 없지만, 묘하게 프랑켄이 연상되는 편곡을 한 것 같았다. 오케피트에 이성준 음감님 계셔서 하는 말은 아니고ㅋㅋ 이제 음감님 얼굴도 알아보는 나란 덕후. 연출도 지나치게 가벼운 쇼뮤지컬 부분들이 거의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회전 무대 많이 써서 살짝 정신 없긴 했는데 지나칠 정도는 아니었고. 





입장 전에 앙상블 이름 쭉 훑는데 익숙한 이름이 많아서 반가웠다. 음감님 따라오신 프랑켄 앙들ㅋㅋ 얼굴을 바로 인지할 수 있었던 배나라 배우나 황장호 배우, 강완 배우를 비롯해서 이정선, 김태원, 고철순, 임동섭, 임지영, 신지혜 배우까지 엄청 많았다. 음감님 뿐만이 아니라 앙상블 배우들까지 익숙해지다니, 이제 진짜 뮤덕이구나. 익숙한 얼굴, 아는 목소리, 눈에 익은 춤선이 있으니 군무도 훨씬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었다. 



※스포있음※



1막 초반에 류다니엘이 코빼기도 안 비쳐서 배우님 언제 나오시나 바짝 긴장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목소리에 심장 떨어질 뻔했다.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너무나 상큼하고 귀여운 청년이 잘생긴 목소리와 생생한 표정으로 무대를 걸어다니니까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가 없었다. 심쿵사가 이런 기분인가 싶기도 하고...ㅋㅋ 너무 사랑스러운 청년이라서 글로리아가 귀여워하는 게 아주아주 공감이 됐다. 근데 또 목청은 어마어마해서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려주시니 또다시 반하지 않고 배기겠냐고. 배우를 좋아한다는 것이 이토록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일임을 새삼 느꼈다. 물론 2막 캐릭터가 더 취향이긴 합니다만ㅎㅎ 위에서 '종합선물세트' 라는 비유를 했는데, 늦덕이라 보지 못했던 류배우님들의 전작 캐릭터들 지뢰를 여러 번 밟았기 때문이다. 일단 프랑켄슈타인. 극 자체의 대사에 "프랑켄슈타인 박사" 를 대놓고 운운하는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진실을 알아버린 글로리아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는 류다니엘의 표정에서, 만약 그가 자살이라도 한다면 그 땐 장기이식을 넘어서 생명창조를 하겠다는 각오가 스쳐지나갔다. 어두운 분위기의 넘버와 초고음으로 내지르는 애드립도 그렇고, 케이프 및 코트와 쓰리피스 수트 의상도 그렇고, 무엇보다 엘리트 이미지의 이지적인 섹시함(....)도 그렇고, 여러모로 류빅을 못 본 한을 짹 돌면서 풀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도 캐릭터 특성 상 지앤하의 류하이드 이미지도 있었다. Alive는 훨씬 저음이니까 넘버 자체는 전혀 다른 느낌이겠지만, 광기에 찬 얼굴로 미친 듯 웃는 표정과 희번뜩한 눈빛으로 충분히 "고급스럽게 미친 캐릭터" 의 최정점을 엿볼 수 있었다. 먼로가 건네는 칼을 빼앗듯 손에 쥐고 안광을 번뜩이며 휘파람을 살짝 부는 모습에서 스위니토드의 '내 친구' 가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앤더슨의 총을 맞고 목을 뒤로 확 젖히는 순간 앞머리가 뒤로 넘어가며 하얀 얼굴이 온전히 드러나는 순간, 류큘 지뢰도 밟았다. 물론 전부 타인의 후기를 바탕으로 상상했던 이미지를 가져다 붙이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이런 다양한 모습을 실제로 보고 들을 수 있음에 행복하고 영광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짹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류배우님ㅠㅠ♡ 



엉더슨은 바로 전작의 멀병미가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진지하고 우울했다. 조성윤 배우 노래 목소리에 비브라토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어서 썩 취향은 아니지만, 안정감도 있고 날카롭고 예민한 느낌이 살아있어서 불편하진 않았다. 연기도 앤더슨 캐릭터를 잘 표현해냈고. 박성환 배우가 조기하차 하시는 바람에 다니엘과 앤더슨은 강제로 원캐가 되었는데 두 배우의 합이 잘 맞는 편이라 만족스럽다. 테이 배우는 뮤지컬에서 처음 뵌 건데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소화해주셔서 감탄했다. 첫 등장 씬에서 큰 키와 큰 눈으로 살인마 잭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바로 잭' 넘버에서 소심하고 자기방어적인 류다니엘의 정체성을 잠깐 연기하는데 그 부분도 좋았다. 테이짹 표가 많은데 다행이다. 킴글로리아는 여전히 예쁜 목소리였지만 성량의 아쉬움이 조금 컸다. 1막 넘버 '어쩌면' 에서 류다니엘과 듀엣을 하는데 목소리 정말 하나도 안들리더라. 레베카 때는 안 그랬잖아요... 류배우님 성량 짱짱하게 노래하실 수 있도록 조금만 힘내 주세요!! 연기도 좋고 표정도 좋았는데ㅠㅠ 단영폴리는 원캐인데 호 쪽이라서 다행이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애처롭고 노래도 잘하고. 의욱먼로는 정말 찰졌다. 로딩이라는 게 전혀 필요 없어보이는 완벽한 모습이라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아. 역시 덕질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번주 내내 무척 빡빡해서 몸은 피곤하고 힘들지만, 가슴만은 충만함으로 가득하다. 디큐브가 워낙 멀기도 하고 1막까지는 확 치고 들어오는 부분이 없어서 회전을 많이는 돌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공연 끝나고 나오면서는 역시 잡은 거 다 보고 더 잡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흥분감과 열띤 박수로 인해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공연장 나오는 길에 구매한 지 사흘 밖에 안 된 새폰을 대차게 던지듯 떨어뜨리기까지 했다ㅠ 그러게 왜 커튼콜까지 멋지고 그러세요. 휴우. 작년에 이어 올해 여름 역시 디큐브에서 지내야겠다. 류배우님, 이렇게 다시 마주하게 되어 한없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자주자주 뵈러 갈게요♡ 멋진 첫공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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