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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에서는 2박을 했으나, 몸이 안 좋아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기차 타고 역에 도착해서 움밧 호스텔에 체크인을 하고 길을 헤매다가 절박한 굶주림에 일단 들어가고 본 모던한 카페에서 먹은 간단한 식사. 주인이 영어를 거의 못했지만, 바디랭귀지로 어떻게든 '식사가 될 만한 음식'을 부탁했고, 시금치 맛이 나는 독특한 건강식이 나왔다. 정말 맛있었음!! 독일어를 사용하기에 순간 여기가 빈이 아니라 독일이라는 착각마저 했다...ㅋㅋ 든든히 배를 채우고 박물관지구로 출발!
역 근처 호스텔에서 박물관 지구까지는 거리가 꽤 된다. 그래서 걷는 동안 '아, 이게 빈이구나!!!' 싶은 골목들을 구경해볼 수 있었다. 일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독특한 빈만의 분위기, 관광지가 아닌 길을 걷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 지구 Wien 이다.
널찍한 광장에 독특한 의자가 가득해서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그 중에서도 유명한 레오폴드 박물관. 아쉽게도 박물관 지구 내 박물관에는 방문하지 못했다ㅠㅠ
대신 들린 곳은 빈 미술사 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광장을 사이에 두고 바로 맞은편에는 똑같이 생긴 외관의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여기는 들어가보지 않았다.
€9의 입장료를 내고 미술사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2층이 뚫려있는 독특한 천장이 먼저 시선을 끈다.
라파엘 <초원의 성모>
바다, 겨울, 불, 여름을 형상화한 시리즈 작품. 16세기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독창성이 감탄을 자아냈다.
살해당한 직후를 그린 그림인데 작품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ㅠㅠ 색감이 청명해서 기억에 남던 작품.
뚝뚝 떨어지는 저 투명한 눈물이 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이라 한참을 눈을 떼질 못했다.
가난한 철학자의 모습을 정확히 그려낸 그림.
천사들의 짓궂은 장난기 어린 표정이 인상적이라 기념품샵에서 엽서까지 사게 만든 작품.
베르메르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화가 베르메르.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 그의 작품을 다 보기 위한 여행 루트를 짜는 사람도 여럿 봤다. 이 이야기 어디에서 했던 것 같기도....?!
주름까지 너무나 현실적인 렘브란트의 자화상.
루벤스의 그림 중 일부. 그가 직접 만난 조선인을 그려 넣었다. 한 면을 전부 차지하는 엄청난 크기의 캔버스다.
역시 루벤스 작품.
브뢰헬 <농부의 결혼식>
즐겁게 미술사 박물관을 관람하고 거대한 규모의 반원형 신궁전 외관을 구경했다.
정원 한귀퉁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을 찾았다면, 바로 거기에 모짜르트 전신상이 있다! 그리 크지 않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인 자태다. 엽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소이기도.
넓게 잔디밭이 펼쳐져 있으면, 그 위에 드러누워 여유를 즐기는 현지인이 있는 게 당연한 곳이 바로 유럽.
고풍스러운 박물관과 신왕궁을 뒤로 하고 오페라하우스의 외관을 구경한 뒤, 성 슈테판 성당으로 향했다. 수많은 이들이 오고가는 케른트너 거리는 명품샵이 즐비하기도 하지만, 더불어 거리예술가들도 굉장히 많다. 가난한 여행자라는 핑계로 늘 무료로 구경하고 자리를 뜨던 나였지만, 이 거리에서 만큼은 두 번이나 지갑을 열었다.
정말 유쾌하게 연주를 하던 음악가들. 동영상도 찍긴 했지만 개인소장용ㅋㅋㅋ 음악을 즐기며 절로 흥이 났기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그 시간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대사 하나 없이, 몸짓으로만 마술을 보여주던 행위예술가. 개그를 섞어 너무나 유쾌하게 이야기를 진행시켰기에 많은 사람들이 구경했다. 저 아가씨는 모자를 썼다 벗긴 후 뚫어뻥이 남은 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어서 구경꾼들의 웃음을 자아냈고ㅋㅋ 굉장히 즐거운 공연이었기에 역시 지갑을 열었다.
성 슈테판 성당은, 유럽답게 역시 공사중. 자세히 보면 현수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둥들..ㅠㅠ 너무 거대한 성당이기에, 어떻게 해도 성당 전체가 잡히지 않았다.
내부는 다른 성당들에 비해 의외로 밝은 편이다.
고유한 독특함이 묻어나는 성당 내부.
성당 곳곳에 숨겨진 건축가의 모습. 상당히 오묘한 모습인데, 2명만 찾고 나머지는 못찾았다...
아름다운 성당 외관의 모습. 창이 너무 예쁘다!!!!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향한 일본식 식당. 얼큰한 라멘을 먹으며 속을 달랬다. 의외로 주인분은 한국분이셨다. 빈은 정말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도시였다. 동유럽의 한적하고 외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기분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었기에 길을 걷다가도 한국어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빈은 어쩐지 정이 가지 않았다.
두 번째 날에는 뭘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할 게 참 많은, 관광명소로 넘쳐나는 도시, 빈이건만. 사람들에 치이는 게 너무 끔찍하게 느껴질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기에, 훈데르트바서 하우스(HundertwasserHaus)를 선택했다.
건축가이자 화가이자 환경운동가였던 그의 작품은 독특함이 넘쳐흐른다는 가이드북의 말에 혹해, 주저없이 여행지로 선택했다. 트램을 타고 이동해 내린 역에서 조금 헤맸지만, 친절한 유럽 노부부 관광객의 설명으로 찾아올 수 있었다. 짧게 빈에 머무는 한국인들은 보통 찾지 않는 관광지다.
동화같은 색감의 외관과 독특한 분수, 실제 아파트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까지. 마치 빈의 가우디랄까?!
기둥 하나 마저도 평범함을 거부한다!!
맞은편의 기념품 샵. 이것저것 많은데, 가격 대비 살만한 건 없어서 뭘 사지는 않았다ㅠㅠ
몇 블록 안으로 들어가면 쿤스트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7. 역시 동양인 관광객은 많지 않은지, 웃으면서 입장권을 끊어주었다. 그래도 방명록을 보니 한국어가 더러 보여서 내가 유일하지는 않다는 위안도 받았다. 내부는 촬영불가라 사진이 없지만, 전시 자체는 훌륭했다. 훈데르트바서의 그림과 건축물 뿐만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과정의 영상들이 자세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유럽에 오면 과거 유럽풍의 우아하고 성경내용을 다룬 그림들만 봐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 독특하고 현대적인 미술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훈데르트바서의 상징, 자연주의 깃발이다.
역시 독특한 외관의 쿤스트하우스.
한참 구경하다가 노천카페에 앉았다. 팬케이크를 시켰는데 저 잼이 정말 맛있었다. 혼자 먹기에는 상당한 양ㅋㅋ 먹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카페 안쪽으로 안내받았다.
내부 역시 깔끔. 대낮에 맥주 한 잔 하며, 그리운 동기들에게 엽서를 썼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다가 저녁 무렵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날은 짤쯔부르크로 향했고. 2박이라는 짧은 일정에, 몸이 좋지 않아 느긋느긋 움직였기에 본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런 여행이었고, 오히려 아쉬움이 분명히 남았기에 다음번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다음에는 음악의 도시에서 오케스트라 한 번은 꼭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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