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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끝내고 맨체스터에서 글리콘서트를 본 뒤 스위스로 넘어와 몽뜨외에서 하룻밤 잤디. 다음날 21일 간 이용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를 개시하고 골든패스를 이용해서 (참고: http://tinuviel09.tistory.com/89) 취리히에 도착!!!!! 유럽 어디든, 취리히 역에서 갈 수 있다. 여기서 미리 예약한 4인실 야간열차에 탑승했다.
4인실이라고 하지만 실은 6인실에서 중간 2개의 침대를 비워놓은 것이었다. 같은 칸의 나이 지긋한 남유럽 출신 아주머니와 남미 출신이라던 아저씨와 인사 정도만 하고 기절하듯 잠들었다.... 야간열차는 정말 불편해서, 그냥 한 번 경험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참을 달려 슬로베니아 류블라냐 역에 도착!
3박 묵었던 호스텔. 방도 깔끔하고 공용 화장실도 한 사람이 문 잠그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 좋았다. 첫날 야간열차로 아침 일찍 도착해서 체크인이 불가능했지만 짐도 맡아주고 아래층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기억에 남는다. 남녀혼숙이었던 점도 기억나고ㅋㅋ
슬로베니아 구시가지 정중앙에 위치한 프리세리노프 광장이다. 유럽 광장 치고는 작지만, 공연도 펼쳐지고 바로 앞에 작은 강이 흘러 아기자기한 맛이 최고였다. 연한 분홍색 건물은 프란체스코 성당이다.
이 광장의 묘미는 바로 이 러브스토리! 가이드북에 꼭 적혀 있는데, 오른쪽 동상이 시인인 프레세렌이고 왼쪽이 그가 사랑했던 여인 율리스이다. 이루어지지 않은 그들의 사랑이 동상과 부조로 만들어져 서로를 바라보는 애틋한 모습으로 후세까지 남아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왼쪽이 율리스, 오른쪽이 프레세렌. 동유럽 여행할 때 느꼈던 건, 동상 관리가 정말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었다. 비를 맞아 더러워지고 녹이 슬어 있으면 공기관이 청소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두워질 무렵 찍은 광장. 아침에 비해 사람들이 보다 많아졌다. 여기서는 동양인 보기가 굉장히 힘들었고, 한국 여행객은 정말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일본인 가족 하나... 만난 것이 유일했다.....ㅎㅎ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잇는 다리 중 하나로, 세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트리플 브릿지. 다른 이름은 트로모스토비예(Tromostovje)라고 한다. 독특한 디자인의 다리. 어떻게 한 눈에 들어오게 잘 찍을 방법이 없었다ㅠㅠ
운 좋게도 슬로베니아에 있는 내내 날씨가 좋아서 작은 도시 구석구석을 발길 닿는 대로 걸어다닐 수 있었다. 강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작은, 하지만 동화 같이 아름다운 구시가와 신시가를 나누는 물줄기.
슬로베니아 시청.
세월의 흔적을 물씬 풍기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우물 하나가..ㅋㅋ 벽에는 고풍스런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강이 흐르는 좁은 길은 차가 다니지 못하는데다가 기본적으로 차도가 그리 많지 않은 동네다.
시가지를 잇는 다리들 중 하나. 푸른 나무들 사이로 류블라냐 성이 보인다.
독특한 조형물로 가득했던 다리. 처음에는 괴팍한 생김새가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류블라냐와 어울리는 구릿빛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동화같은 마을이라 이런 것마저 조화롭게 소화하는 게 아닐까.
성 니콜라스 성당. 전반적으로 옅은 파스텔 톤 외관의 건물이 많았다.
성당 내부. 마지막 날에는 서늘하고 고요한 이곳에서 한참을 멍때리며 앉아있었다.
성당 외부에 성경의 구절을 형상화한 문이 있다. 유럽 아저씨들 단체 관광객 가이드 주워들었는데 까먹었다ㅠ
드래곤 브릿지. 무엇을 상상하든 기대 이하인, 작은 다리다ㅋㅋ 용은 슬로베니아의 상징물이다.
류블라냐를 떠올리면 이 작은 강변부터 떠올리게 된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조깅도 하고 강변의 계단에 앉아서 수다도 떠는, 현지인의 일상적인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며 그들의 행복함을 전염받았기에 그 장면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 때 간접적으로 느꼈던 행복함이 가슴에 가득 차오른다.
시내 쪽 광장은 공사 중. 3박 중 일요일이 끼어 있어서 이 동네에서 쇼핑하려는 웅대한 포부가 실패로 끝났다ㅠ
첫날 저녁에 먹은 까르보나라와 슬로베니아 맥주, union. 파스타 대박 느끼했다ㅠㅠ
역시 슬로베니아의 대표 맥주, Lasko. 유럽 식사에서는 점심이든 저녁이든, 맥주가 빠질 수 없다!!ㅋㅋ
슬로베니아에 있는 동안 수차례 걸었던 길. 그러나 이 길을 이용해 류블라냐 성으로 올라가는 관광객, 혹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는 거ㅋㅋㅋㅋ 산행을 해야 성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길이 외길이고 찾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에 성에 오르내릴 수 있는 케이블카도 있다.
성에 올라가는 도중 내려다 본 도시. 동유럽 답게 주황색 지붕들이 많이 보인다.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정감가는 류블라냐 성 외관.
내부는 덜 투박하다!! 레스토랑도 있고, 무엇보다 정원 한쪽 구석에 작은 규모로 도서관도 마련되어 있어, 비록 슬로베니아어로 되어 있어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책장을 뒤적이며 잠시 광합성도 했다.
여기는 공짜로 올라올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런 느낌. 말했듯, 동유럽 특유의 분위기다. 3월에 갔던 프라하와는 사뭇 다른 느낌!
표를 구매하면 시계탑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슬로베니아의 상징인 용이 깨알같이 그려져 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시야로 류블라냐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성 내부를 내려다 본 모습.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그리 높지 않아보였는데,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건물들 사이에 숨어 있는 프리세리노프 광장도 보인다.
이 아름다운 류블라냐가 정말 한 나라의 수도란 말인가...! 너무 따뜻하고 포근한 마을이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펄럭이는 슬로베니아 국기.
성 내부에 있던 전시물. 파괴되는 자연을 상징하는 제목이었다. 바티칸의 정원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마지막 날은 교환학생 같이 했던 친구가 선물해준 크로아티아 여행기 책을 들고 류블라냐 성으로 올라가서 책을 읽었다. 따뜻하고 쾌청한 날씨에,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의 시끌시끌한 노는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한 두시간 독서하던 그 분위기가 소름 돋을 정도로 여전히 생생하다. 날씨가 너어어무 좋아서 나중에는 벤치 등받이에 기대 살짝 졸기까지 했다ㅋㅋ
학기가 끝나고 시작한 3주 간의 여행의 초반에 예상치 못한 난관들에 몇 번 부딪쳤기에, 류블라냐에서의 느긋한 일정은 심신에 지대한 위안을 주었다. 많이 방문하지 않는 도시이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기도 하고. 혼자 와도 한가롭게 거닐 수 있는, 안정감과 따뜻한 감정이 넘처 흐르던 앙증맞은 매력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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