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in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24.12.06 7시반 조형균 시라노, 나하나 록산, 임준혁 크리스티앙, 이하 원캐. 시라노 삼연 총첫공. 시라노 초재삼연 28차 관극. 시라노가 돌아왔다! 그렇지만 나의 시라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사랑했던 극으로 돌아오지도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넘버들도 돌아오지 못했다. 눈물은 흘렸으나 5년 전, 7년 전의 감정과는 사뭇 달랐다. 어떤 재회는 벅차올랐고 어떤 변화는 헛헛함을 자아냈다. 빈틈없이 꽉꽉 채워 넣은 개연성은 이해도와 피로도를 동시에 높였다. 새롭게 추가된 설정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느라 흥분했지만, 나의 영혼을 뒤흔들던 시라노가 돌아오지 않았음에 못내 슬퍼졌다. '달토끼였던' 관객으로서, 초연과도 재연과도 다른 극이 되어버린 삼연의 시라노가 반갑고..
입덕 이후로 가장 관극을 적게 한 해였다. 대한민국 밖으로 나도느라 돈과 시간과 체력과 여유가 없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 그러나 보고 싶은 혹은 볼 만한 극이 없다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연뮤 입덕 9년차로서 이미 관극한 작품이 많은데다가, 새롭게 올라오는 극들은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부담스러웠다. 자연스럽게 완덕에 가까운 탈덕의 단계에 접어드는 걸까. 올해는 운동을, 정확하게 말하면 헬스를 시작했다. 연초에 이미 퇴사를 결심했던지라,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루틴을 미리 잡아두고 싶었다. 헬스장을 제대로 이용하고 싶어서 과감하게 PT 수업을 결제했는데, 피티쌤과 아주 잘 맞아서 연말인 지금까지도 이어가고 있다. 총 80회 결제를 했는데,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아서 아쉬울 따름..
레베카 in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2023.11.12 3시 류정한 막심, 신영숙 댄버스, 이지혜 이히, 윤석원 잭 파벨, 윤사봉 반 호퍼, 이은율 베아트리체, 고철순 프랭크, 제병진 가일스, 김현웅 줄리앙, 이종원 벤. 레베카 자12, 류막심 자11, 신댄 자6. 류신 페어막. 신댄 막공! 신댄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다시 맨덜리를 찾았다. 익숙하지만 언제나 짜릿한 MSG의 맛에 안정적인 쾌감을 느꼈다. 등장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신댄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극장 전체를 휘어잡았다. 비웃음이나 의뭉스러운 미소 등, 이히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관객은 아주 잘 보이도록 표정을 크게 드러내는 디테일이 맛있었다. 강렬하고 위압적인 모습이 점차 광기로 물들어가는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표현되었고, 그래서 마지막 레베카..
레베카 in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2023.11.01 2시반 류정한 막심, 웬디 이히, 리사 댄버스, 김지선 반 호퍼, 홍기주 베아트리체, 윤석원 잭 파벨, 고철순 프랭크, 제병진 가일스, 최명경 줄리앙, 이종원 벤. 이번 시즌 자첫. 레베카 자11. 류막심 자10. 류웬리 페어막. 개인 사정으로 이번 7연 레베카 자첫이 조금 늦었다. 제작사는 거창하게 10주년을 내세우며 변화를 예고했으나, 이전 시즌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부분은 찾지 못했다. 일부 영상과 마지막 불맨의 무너지는 R 정도? 가사가 미묘하게 바뀐 것 같긴 한데, 이 극을 의외로 많이 보지 않아서 확언하기가 어렵다. '완벽을 넘어선 최고의 뮤지컬'이란 수식어에 이견이 없는 극이므로, 손을 많이 댔으면 오히려 번잡해졌으리라. 너무 완벽하기..
할란카운티 in 한전아트센터, 2023.06.21 3시 류정한 존, 이병찬 다니엘, 안세하 라일리, 정명은 나탈리, 강동우 배질, 지수연 엘레나, 김상현 페터슨, 김도신 토니 보일, 정아인 엠버, 이하 원캐. 류존 자둘. 첫공 이후 한 달 만에 광산을 다시 찾았다. 첫공과 캐슷이 거의 유사한 건 조금 아쉬웠으나, 오랜만의 마티네 공연을 놓칠 수 없었다. 비까지 내린 덕분에 촉촉하고 짱짱한 류배우님의 목소리를 양껏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 특히 1막은 완벽 그 자체였는데, 마지막 '우리 살아갈 세상' 넘버는 눈물이 주륵 흐를 정도로 벅차게 아름다웠다. 눈을 반짝이며 별을 좇는 류존의 모습에서, 만나보지도 못한 두도시의 시드니가 겹쳐 보였다. "저 하늘 반짝이는 별들 따라 끝까지 걸어가면 찾을 수 있을까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