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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Other Stage

2023 관극정산

누비` 2023. 12. 29. 12:21

입덕 이후로 가장 관극을 적게 한 해였다. 대한민국 밖으로 나도느라 돈과 시간과 체력과 여유가 없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 그러나 보고 싶은 혹은 볼 만한 극이 없다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연뮤 입덕 9년차로서 이미 관극한 작품이 많은데다가, 새롭게 올라오는 극들은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부담스러웠다. 자연스럽게 완덕에 가까운 탈덕의 단계에 접어드는 걸까.

 

 

 

 

올해는 운동을, 정확하게 말하면 헬스를 시작했다. 연초에 이미 퇴사를 결심했던지라,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루틴을 미리 잡아두고 싶었다. 헬스장을 제대로 이용하고 싶어서 과감하게 PT 수업을 결제했는데, 피티쌤과 아주 잘 맞아서 연말인 지금까지도 이어가고 있다. 총 80회 결제를 했는데,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이외에도 참여연대에서 진행하는 서울드로잉 강의를 신청했다. 수 년 전부터 듣고 싶었으나 혼자 들을 용기가 나지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연뮤 덕친을 꼬드겨 같이 수업을 들었다. 총 10주간 진행됐는데, 하필 토요일에 비가 자주 내리는 바람에 실내 수업이 잦아서 아쉬웠다. 드로잉 기술을 전수받기보다는, 그림 그리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스케치북과 수채화 물감을 사고 연필과 붓을 잡아보는 귀중한 경험도 했다. 연뮤 관극은 타인이 만들어내는 무대를 소비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수동적인 취미라는 점도 새삼 깨달았고.

 

 

 

 

지난한 시간을 거쳐 마침내 퇴사일을 결정하고 마지막 출근을 했다. 오랜만에 만끽하는 무한한 자유에 오히려 길을 잃었다. 간만에 전시회도 가고, 포레스텔라 콘서트도 갔다. 류정한 배우님의 새로운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홍콩 관광청 이벤트의 선착순 응모도 당첨되어 케세이퍼시픽 타고 마카오/홍콩 여행도 다녀왔다. 창조주 따님과 다녀온 해당 여행기는 여기.

 

 

 

 

드디어 오유 라센공을 봤다. 류령이 왔더라면 파리 지하감옥에서 여름을 났을텐데, 아쉽게도 동유령만 한 번 봤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외에도 국내여행을 몇 번 했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에서 1박도 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천 펜타포트를 하루 즐겼으며, 세븐틴 인더숲 때문에 당일치기로 청량산과 안동을 다녀왔다. 청량산 안갔으면 산티아고에서 고생 깨나 했으리란 점에서 아주 유익한 여행이었다. 해당 여행 후기는 이쪽.

 

 

내가 해냄,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그리고 드디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70일이라는 긴 일정으로 아빠와 단 둘이서 함께 한 여행이다. 프랑스 생장에서 시작하여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걸었고, 이후 포르투갈과 스위스, 오스트리아를 여행하고 왔다.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으나 건강하고 행복하고 무사하게 잘 즐기다 왔다.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는 브런치에 쓰고 있다. 이후의 여행은 아마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어갈 것 같다.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의 채널이 너무 다양해서 번잡스럽다.

 

 

 

 

돌아와서는 다시 꾸준히 운동을 나가고 있다. 순례길 초반에 너무 힘들어서 살이 쫙 빠졌었는데, 이후 여행에서 지나치게 잘 먹고 다닌 탓인지 몸무게는 그대로더라. 그렇게 걸었는데도 근육이 크게 늘지 않았으나, 근력 운동 위주로 열심히 하니 그래도 눈바디는 좋아지고 있어서 뿌듯하다. 10년 전 프로필 사진을 그대로 유지 중이신 류막심을 따라 맨덜리 저택을 또 방문했다. 수 년만에 만난 솜도 반가웠고, 혈압이 치솟던 영화 서울의 봄도 봤다. 노회찬 재단에서 진행하는 말하기 수업에 참여했는데, 해당 후기 역시 이쪽에 .

 

 

올해 관극 횟수가 24번이더라. 그래도 플앱이 비어보이지 않는 건, 70일을 꽉 채운 유럽여행 덕분이다. 아부지 환갑 기념 효도여행이라 명명했으나, 나에게도 다시는 없을 소중하고 감사한 추억이 되었다. 어쩐지 1년 관극 정산보다는 2023년을 정산하는 포스팅이 되어버렸네. 내년은 플앱을 어떤 이야기로 꾸며나갈지 기대가 된다. 관극만큼 행복한 취미가 생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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