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근처 도토루 매장에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아사쿠사 카미나리몬으로 향했다. 평일 아침이었는데도 일본인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카미나리몬 앞에서 북적대며 저마다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수학여행을 온 교복 입은 학생들 무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눈부신 날씨에 절로 흥이 났었다. 정확히 무슨 건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늘어진 버드나무가 매력적이었다. 카미나리몬의 뒷모습 양 옆에 잔뜩 들어선 온갖 가게들을 지나치면, 센쇼지 신사로 들어가는 문이 나타난다. 건물의 새빨간 색이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던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역시 빨간 옷을 입은 모자상과 불상. 신사 안에는 백엔에 점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백엔을 자발적으로 함에 넣고, 여러 개 놓인 스테인리스 통 하나를 들고 흔..
겨울의 추위가 조금은 익숙해지고 차가운 바람이 새삼스레 쓸쓸하다고 느껴질 때면 언제나 생각나는 곳이 있다. 순간순간 찾아드는 그곳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찡하고 울려올 때가 있다. 즐거운 기분으로 가득한 채 행복하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나오게 되는, 그런 여행을 했던 곳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해온 가족들과의 국내여행 덕분에 '여행'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불편함보다는 신기함이, 몸이 힘들어 지치는 것보다는 마음이 신나서 행복한 것이 항상 더 컸다. 하지만 여건 상 국외여행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결국 대학생이 되어서야 자유여행으로 외국에 나가게 되었다. 그 첫번째 여행지는 바로, 도쿄였다. 와이페이모어에서 비수기 덕분에 싸게 비행기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