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드윅을 마주한 건 이날이 두 번째였는데,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고통스러울만치 애틋하고 사랑스러웠다. 근래 '관극'을 통해 내보내지 못했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고, 마지막 Midnight Radio 장면의 여운이 짙고 깊어 gv 중반까지도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야만 했다. 그 와중에 거의 무반주나 다름 없는 작은 소리의 엠알을 배경으로 이 곡을 온전한 쌩라이브로 들려준 마이클리 배우 덕분에 더욱 크고 깊은 위로를 받고 왔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했던 건, 두말할 것 없이 헤드윅이었다. 영상은 고정이고, 노래 위주로 감상하기 위해 찍었다. gv를 통해서 마이클리가 보여줄 헤드윅에 대해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알찬 시간이었다. 처음 헤드윅 출연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생각했던, 한국인의 외..
헤드윅 in 홍익대아트센터 대극장, 2016.05.24 8시 공연 윤도현 헤드윅, 서문탁 이츠학. 윤드윅, 탁츠학. 윤탁 페어막. 페어막공에서야 비로소 자첫을 하게 된 윤탁 공연. 꽉 찬 공연장의 호응은 좋았지만, 후반부의 그 진지한 넘버들에서조차 웃음과 박수가 나오는 건 무척 안타까웠다. 자학하는 헤드윅의 말과 행동에 터지는 웃음소리가, 아프더라. wicked little town 부터 쭉, 눈물을 많이도 쏟았다. 윤드윅 특유의 짙은 체념, 순간적으로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절규가 무대 위를 가득 채웠다. 그 와중에 단단히 아래를 받쳐주는 탁츠학이 모든 넘버와 무대를 안정감 있게 만들어줬다. 단순히 둘 다 노래를 잘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서로의 음색과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서로에게 녹아드는 느낌이었다. ..
헤드윅 in 홍익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2016.04.28 8시 공연 조정석 헤드윅, 서문탁 이츠학, 뽀드윅, 탁츠학. 뽀탁 둘공. 뽀뒥 자첫이자 올뉴헤드윅 2차. 왜 그토록 많은 팬들이 뽀드윅을 사랑하는지 제대로 이해했다. 게다가 10주년 공연 때 반했던 탁츠학과 함께하니 애드립도 흥미진진했고, 귀도 시원시원하게 정화됐다. 감정선도 정말 좋아서, 공연 초반에는 뽀뒥 공연을 어떻게 해서든 또 잡아야겠다는 욕심이 들었지만, 후반부 long grift 부터는 거의 넋을 놓고 봤다. 헤드윅 공연이 매번 그랬듯, 공연 후 느껴지는 차오르는 충만감이 온몸에 힘을 불어넣었다. 가장 좋았던 넘버는, 의외로 the origin of love 였다. 눈부신 표정으로 노래하는 뽀드윅, 뒤에서 화음을 넣으며 깨알같은 연기..
헤드윅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2016.03.25 8시 공연 원래 지난주 윤탁을 예매했었는데, 근 2주 가까이 몸이 너무 안좋아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또 헤드윅이 미치도록 보고싶어서 꾸역꾸역 제대로 낫지도 않은 몸을 이끌고 홍아센으로 향했다. 덕분에 생각보다 늦어진 올뉴헤드윅 자첫이 되었지만, 이 날 공연이 참 좋아서 나름 위로가 됐다. 달라진 극장에서 조금 변한 연출과 많이 그리웠던 조명 및 실루엣을 보고 있자니 웃는데도 눈물이 차올랐다. 웃으면서 울고, 또 그러면서 웃었다. 이 극의 특성 상 중반까지는 관객석도 밝은 편이라서 괜히 민망했다. 아래는 스포주의 적을거니까 위에서 잠깐 자리후기. 오블 1열 시제석이었는데 나름 괜찮았다. 토미 노래 나오는 문이나 이츠학 앉아있는 자리가 무대 오..
헤드윅 in 백암아트홀, 2014.9.16 8시공연 이번 시즌 '마지막 공연'으로 삼아도 전혀 후회가 남지 않을 만한, 아름답고 훌륭하게 눈부신 완벽한 공연이었다. 그래서, 리뷰고 뭐고 그냥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되새기며 꾹꾹 심장에 새겨놓을까 한다. 설령 언젠가 내 심장을 잘라낼 일이 생길지라도 결코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심장 한가운데에 박아 끝까지 잊지 않으리라. 김동완 헤드윅, 서문탁 이츠학, 그리고 앵그리인치 여러분. 평생을 기억하고 추억할, 좋은 무대를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엄청 웃고, 한참을 소리죽여 울고, 신나게 뛰어놀며 많은 고민과 걱정들을 훌훌 털어내며 시원해졌습니다. 이렇게 여운 남는 말들을 써놓은 주제에, 이어지는 힘겨운 인생을 위안받고 싶어 또다시 백암을 찾고 싶어질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