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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in 국립극장 하늘극장, 2025.02.25 7시반
김아영 영란, 박채원 춘심, 허순미 인순, 이예지 분한, 김지철 석구, 하은주 가을.
SNS에서 공연 정보를 접하자마자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솔플 아니고, 창조주와 함께. 문해교육 선생님으로 수년 간의 현장 경험이 있으신 분이기에 당연히 극을 궁금해하셨다. <칠곡 가시나들>에 대해서도 당연히 알고 있었고. 일찌감치 날짜도 정해뒀기에 조금 일찍 퇴근해서 국립극장 내부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도 했다. 공연까지 좋아서 여러모로 완벽한 데이트였음.
극장 음향이 강당 수준이어서 극 초반 가사들이 잘 들리지 않았다. 배우들의 구성진 사투리 덕분에 이야기의 전개가 시작되면서 금세 몰입할 수 있긴 했지만. 재연은 부디 오케와 노래가 제대로 어우러지는 공연장에서 올라오길. 개인적으로는 철석구가 피식 웃으며 "말렸네?" 하는 순간부터 심장이 뛰었다. 지철배우 자주 봐요... 판 다시 해줄 거죠.. 푸시킨 시 낭송해 주는 교복 입은 동네 오빠도 좋았지만, 손자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아영영란과 철석구로 맞춰서 잡은 날인데, 다른 배우들도 역시 좋았다. 예지분한의 담백하고 사무치는 사연이 특히 찡하더라. 귀가한 뒤 광화문 영상을 보는데, 방금 무대 위에서 본 배우들이 광화문 무대 위에 고스란히 서있는 모습에 괜스레 찡했다. 이 파란만장한 시국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다는 연대감이랄까.
인생을 앞서 살아간 이들을 통해 얻는 깨달음이 많다. 지치고 힘든 좌절의 순간이 지독히 고통스럽더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과 희망을 느낀다. 망설이고 주저할 때마다,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를 노래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리라. 여기도 저기도 시가 천지삐까리인 세상을, 최대한 기쁘게 누리며 살아가야지.
커튼콜 때 창조주가 배우에게 받은 선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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