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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in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2016.12.06 8시 공연
전동석 팬텀, 이지혜 크리스틴 다에, 신영숙 카를로타, 이희정 카리에르, 이창희 샹동, 황혜민 벨라도라, 엄재용 젊은 카리에르, 이윤우 어린 에릭, 이상준 숄레. 동팬텀/동에릭, 지혜크리, 신카를, 희정카리에르, 동지혜 첫공 (동팬텀 첫공이 단관이었는데 크리스틴이 누구였는지 모름), 재연 팬텀 자첫.
이 극은 여러모로 내 뮤덕 인생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생애 첫 덕통사고를 당했고, 본격적인 뮤덕임을 자처하는 시발점이 된 극이다. 다양한 해석으로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좋게 말하면 열린 극이고 나쁘게 말하면 구멍 많은 극이다. 처절하고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비극을 가장 사랑하는 내 취향에 정확히 부합하는 극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류배우님이 연기하신 캐릭터를 직접 본 뒤에 다른 시즌 다른 캐슷으로 만나게 된 첫 번째 경험이었다. 동일한 캐릭터라도 배우마다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 당연하기에 비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팬텀의 에릭은 오로지 류팬텀/류에릭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관극을 할 때 어느 정도의 선입견과 기준점을 가지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정도만 언급하고 넘어가려 한다. 아래 이어질 후기에는 류팬텀 이야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전반적인 것부터 이야기하고 넘어가면, 일단 무대가 엄청 높다. 왼블 2열 통로에 앉았는데 목과 허리가 엄청 아팠다. 1열은 도저히 못 앉을 것 같아서 2차 티켓오픈 때 잡았던 오블 1열통 자리는 인터미션 때 취소해버렸다. 그 이엠개가 1열이랑 사블 쪽을 R석으로 책정한 이유가 있다. 지금 표가 하나도 없긴 한데, 고속도로 앞쪽 vip 자리나 이날 앉았던 왼블통로 쪽 위주로 구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팬텀 배우 팬이면 오블보다는 왼블을 강하게 추천한다. 음향은 블퀘 치고 괜찮은 편이다. 이 정도면 emk 음향 팀은 팬텀에만 몰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다만 편곡 때문에 넘버들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살짝 과하다 싶게 촌스럽지만 그래도 클래식한 웅장함이 주를 이루던 원곡들을, 부드럽고 세련됐지만 팽팽한 긴장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늘어지도록 바꿔버렸다. 모든 넘버에서 성악 발성이 주를 이루는 이 극의 매력이 반감되는 느낌이어서 많이 아쉬웠다. 물론 오케 박자는 초연에 비해 훨씬 정확하고 좋았다. 역시 칼박 문정음감님! 조명은 조명팀이 집중 안하는 게 느껴질 정도라 별로였다. 오버츄어에서 절반 가까이 동팬텀 조명 전혀 없어서 그림자 실루엣만 봐야 했고, 꺼져야 하는데 늦게 꺼져서 배우가 한참 멀뚱히 서있는 등의 타이밍 오류가 더러 있었다. 소품은, 가로등 여전히 미친 듯이 흔들리더라. 그리고 비스트로에서 동팬텀이 3층에 앉아 있는 왼쪽 무대장치가 크리스틴 노래하는 내내 쉼없이 흔들려서 동팬텀 감정선에 전혀 집중이 안됐다. 무슨 안마의자나 흔들의자 앉아있는 줄. 극 중간중간 팬텀이 바꿔 쓰는 가면에 대해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서 생각보다 거슬리지 않았다. 다만 하얀 가면이 초연 때와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초연 때 하얀 가면은 정확히 기본적인 모양 그 자체였던 거 같은데, 이번 가면은 배우의 옆쪽 광대 모양과 딱 떨어지게 디자인해서 제작한 것 같았다. 개취로는 역시 클래식한 초연 가면이 더 예뻤던 것 같다. 블퀘 무대 넓이가 충무보다 커서 초연 때 느꼈던 꽉 차고 답답하던 인상은 없어졌다. 무대를 넓게 쓰니까 배우들도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위쪽도 높아서 샹들리에 들어올릴 때 불필요할 정도로 오래 걸리는 건 아쉬웠다. 워낙 러닝타임이 길어서 쓸데 없는 시간을 좀 줄였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1막 시작하는 안내방송까지 다 나왔는데 그제야 마지막 조율을 꽤나 길게 맞춰보는 오케라던가. 정각 넘어서 30초 넘게 그러니까 잔뜩 흥분하고 긴장했던 감정에서 김이 좀 빠졌다. 마지막으로 폰트. 정가 가격 다 받아먹으면서 설마 폰트 살 돈이 없어서 그딴 글씨체를 고집하는 건지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몬테도 그렇고, 엠개의 미적감각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스포주의, 불호주의※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이날 캐슷 관련해서 불호 언급을 아주 많이 할 예정이다. 주로 개취의 영역이지만 아쉬운 소리도 많으니 불편할 듯 싶으면 아예 안 읽는 걸 추천한다.
동팬텀은 연기와 관련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게 티가 나는데, 오히려 그 고민의 흔적이 배우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노래에 썩 유쾌하지 않은 영향을 끼쳐서 아쉬웠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캐릭터의 일관성이 부족했고, 장면장면을 이어주는 감정선의 개연성이 떨어졌다. 감정의 결이나 깊이를 보면 공연을 거듭하면서 다듬어진 이후에는 무척 매력적인 노선과 캐릭터성을 보여주리라 확신할 수 있을 정도지만, 본공은 이미 시작됐고 이날 공연이 벌써 네 번째 무대였다는 점이 안타깝다. 물론 이건 이 배우에게 걸었던 나름의 '기대치' 와 비교했을 때 조금 실망한 것 뿐이고 공연 자체가 별로였다는 건 결코 아니다. 동톧과 동빅을 통해 점차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비록 중간의 한 작품을 생략하긴 했지만 그 이후에 또 얼마나 더 좋아져있을지 내심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주전공인 음역대에서의 그 짱짱한 음색과 성량은 간만의 시원한 귀르가즘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감정의 완급조절과 노래의 강약조절이 만족스럽게 조화되지 않아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대사톤은 확연히 능숙해졌는데 몸 쓰는 건 여전히.......ㅎ... 극 후반부에 샹동이 주먹질 해서 나가떨어지는 장면이 가장 놀라웠다.... 기럭지가 길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많은 동작에 허우적거리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지만, 묘하게 동빅 때보다도 어색하단 말이지. 인생에서 처음 누군가에게 주먹을 맞아본 에릭을 실감나게 표현해낸 고도의 연기인 건가. 흠. 아무튼 길쭉길쭉하니까 비극맆에서 크리스틴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뻗으며 바닥을 기는데도 안쓰럽고 처절한 이미지가 약했다. 너는 내 아들에서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는데, 늘씬하고 바짝 말랐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꽤 크고 듬직한 피지컬이 놀랍기까지 했다. 너무 크고 훤칠한데다가 잘생김이 가면 밖으로 뚝뚝 묻어 나오는 배우라서 어쩔 수 없이 가지고 가는 불이익이 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뭐, 이 점을 잘 활용하면 또 색다른 팬텀이 나올 것 같기도 하지만. 그리고 신기하게도 아직 만나보지 못한 은팬텀과 이미지가 너무 비슷했다. 처음에는 두 배우가 의외로 하관이 닮았던가?? 싶었는데, 세시간 내내 바라보니 자세나 행동거지가 많이 닮아서 전체적으로 풍기는 인상이 비슷해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습하면서 서로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데, 적절히 합의점을 찾아서 고유한 동팬텀을 완성시켰으면 좋겠다.
동팬텀이 손동작 및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건 좋았다. 손 끝의 망설임 같은 게 기대 이상으로 잘 전달됐다. 파밍아웃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며 하늘을 향해 오른손을 뻗는 순간, 온 세상에 홀로 남겨진 에릭의 절망과 고독이 절절하게 전달되며 그 손을 잡아주고 싶단 생각에 눈물이 주룩 쏟아졌다. 이날 가장 좋았던 동팬텀의 넘버는 2막 뱃노래 끝나고 어머니 벨라도라 초상화 앞에서 부르는 노래였다. 이 끔찍한 세상을 저주하며 시작하고 이어지는 절절하고도 아름다운 감정선이 아주 유려하게 넘버에 녹아들었다. 무척 눈부시더라. 여기 광기가 한 스푼 정도 추가되면 카리에르가 다급하게 크리스틴을 지상으로 꺼내가려는 이유에 보다 개연성이 생길 것 같다. 동팬텀은, 음, 지금은 완전히 정제되지 않아서 정확한 단어로 정의를 내릴 순 없지만, 아무튼 남한테 크게 해를 끼칠 것 같은 캐릭터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사람을 죽이기도 했고 오페라하우스를 통째로 무너뜨리겠다는 협박도 하지만, 적절한 말 한 마디만 들으면 금세 의지를 꺾고 움츠려들기 때문이다. 고집이 세지만 쉽게 반성할 줄 아는, 미묘한 수준의 애어른이랄까. 아오 근데 정확하게 표현이 안되는게, 배우 노선이 아직 들쑥날쑥 하다고. 1막 초반 푸가 레슨씬까지만 해도 오유 팬텀이 연상될 정도로 위압감을 옅게 깔고 선생의 역할에 집중하다가 비스트로에서 딱히 감정선의 변화를 전달해내지 못하고 이그그품을 부르며 아프게 우니까 감정 연결이 안됐다. 이건 상대역인 크리스틴의 연기에도 원인이 있다. 지혜크리는 레슨씬에서 동팬텀이 배에 힘을 주라며 손을 올린다던가 백허그하듯 뒤에서 자세를 잡아준다던가 하는, 무의식적으로 레슨을 위해 행하는 스킨십에 영향을 받으며 마음을 열고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유아뮤직에서 살짝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동팬텀은 처음 느끼는 감정에 미묘하게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며 연애감정의 여지를 가까스로 만들어낸다. 하지만 비스트로와 이그그품 직전 넘버에서 완전 이상해졌다. 샹동의 고백을 받고 혼란과 당혹에 물든 지혜크리의 표정에서 팬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는데, 바로 샹동과 달달한 듀엣을 부르니까 저게 뭐하는 어장관리인가 싶었다. 그 짧은 순간의 감정변화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렇게 두 배우가 상대의 캐릭터에 대한 감정선을 명확하게 짚어내질 못하니까 극 전체가 붕 떠버렸다.
지혜크리스틴은 1막 초반에 노래가 생각보다 불만족스러워서 멀뚱히 보고 있었는데, 비스트로부터 그 이후 넘버들은 엄청 좋았다. 꾀꼴거리는 소프라노의 아름다운 음색에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이 정도라면 앞에서 넘버를 일부러 좀 못 부르는 거 같은데, 연기노선으로 잡은 이유가 이해는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첫 넘버 파리의 멜로디에서 사랑스러움이 덜 부각되니까 크리스틴에 대한 애정이 쉽게 생기질 않았다. 내 고향도 그래서 동팬텀과의 듀엣이 상당히 아쉬웠고. 이 배우도 살짝 로딩이 덜 된 듯 전반적인 연기 자체는 그저 그랬는데, 대사할 때 발음과 톤, 호흡이 정말 내 취향이었다. 둥글면서도 울리는 듯한 이미지의 무대 위 발성인데 과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아주 유려하고 우아했다. 노선을 확실하게 하고 연기를 살짝 다듬어주면 좋을 것 같다.
신칼롯은 그냥 완벽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몇 번 만났지만, 이날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입덕한 것 같다. 다 내꺼야를 비롯하여 모든 넘버에서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신챠밍 언니였다. 노래 못 부르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감탄과 고통이 나왔다ㅋㅋㅋㅋㅋ 커튼콜 때 좋아죽겠단 얼굴로 방방 뛰면서 환호 보내니까 잠깐 눈 마주쳐주신 거 같은데, 신챠밍의 새우젓이 되어 행복했습니다☆ㅋㅋㅋ 더불어 푸딩 상준숄레 역시 무척 반갑고 귀여우셨다. "열 시간은 너무 적게 자는 거니 잘 먹고 열다섯 시간은 자야한다♡" 는 젤리 푸딩의 애드립도 사랑스러웠고.
창희샹동은, 역시 불호였다. 연기도 그렇고 넘버 부를 때 힘겹게 부르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전혀 공감이 되질 않았다. 짹 분장을 안하니까 배우는 선해보이는데 대사톤과 행동이 너무 들떠 있다. "당신을 알기 전 내 삶이 기억 안 나" 하는 부분 진짜 좋아하는데...ㅠㅠ.... 희정카리 역시 불호에 가깝다. 캐릭터 노선과 연기는 안정감 있지만, 배우의 목소리 자체를 썩 좋아하지 않아서 내내 불편했다. 그래도 감정선 자체가 짙어서 감정 몰입하기에는 충분했다. 어린 에릭 내가 아는 그 윤우 맞지? 어째 더 어려진 느낌인데. 꾀꼴한 목소리로 감정을 잘 표현해줘서 좋았다. 발레는 역시 좋았고. 원래 캐슷이 주원벨라였는데 혜민벨라로 변경이 됐다. 엠개야, 내가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댁들 공연을 네 개를 봤는데 그 중에 세 개의 공연에서 캐슷변경이 있었고 심지어 그 중 하나는 변경 건이 2개라고! ㅅㅂ 일 좀 똑바로들 합시다. 세 달 전에 티켓팅 하는 관객들이 아무 생각 없이 막 돈을 쓰는 줄 아나ㅡㅡ
편곡 중에서 이그그품이 제일 별로였다. 관악기인 것 같은데, 클라이막스에서 지금까지의 넘버 전개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 뜬금없는 소리가 분위기 전환 느낌으로 삽입되는 것이 늘어짐에 한 몫을 했다. 또한 배우 노래 중간 중간의 반주가 과할 정도로 잦아서 넘버 자체가 나이브해지는 느낌이었다. 이그그품은 진짜 위기-절정 부분에서 발랄하고 무뜬금한 텀이 몰입을 확 깨는데, 그게 너무 충격적이라서 전반적인 편곡 자체가 거의 휘발됐다. 비극맆도 후반부는 좋았지만, 초중반은 정말 별로였고. 동팬텀 넘버 맺음하는 거나 마지막 음 늘일 때 오케랑 타이밍 안 맞는 거 두어 개 있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위에서는 스포라서 넘어갔는데, 샹들리에 떨어질 때 폭죽 소리랑 스파크가 너무 심하더라. 번쩍거리는 게 관객석 1열까지 튀어서 내심 철렁했고, 화약 냄새가 1막 끝날 때까지 진동을 했다.
비스트로에서 신칼롯 노래할 즈음에야 등장해서 자리 잡고 앉다가 소음 수준의 노래에 괴로워하는 동팬텀 모습이 귀여웠다. 졤크리 노래에 푹 빠져든다기 보다는 여전히 선생 느낌인 건 살짝 아쉬웠고, 희정카리의 입에서 나온 '벨라도라' 라는 이름에 난간에 손을 얹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디테일은 좋았다. 피크닉 씬에서 얼굴 없는 사람들 보고 "이 사람들은 누군가요?" 하고 묻는 크리스틴의 물음에 대체 저 질문이 무슨 뜻이지 여기 사람이란 존재가 있었던가, 하듯 한참 고민하며 정적이 흐르다가 "아아, 제 친구들이요" 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와아! 여기 올빼미도 있네!" 하는 것도 사랑스러웠고. 전반적으로 동팬텀 대사들이 구어체적이었는데, 소위 말하는 '연극적'인 언어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살짝 아쉬웠다. 정제되고 절제된 문장들이 어둠 속에 홀로 갇혀 사회생활을 전혀 하지 못한 팬텀과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데, 역시 개취겠지. 그래도 반말 존댓말 사용은 통일 좀 했으면 좋겠다. 정신 사나워.
"때로는 꿈이 현실이 됩니다."
유아뮤직 직전 황홀한 표정으로 '완벽한' 크리스틴의 목소리를 듣던 동팬텀의 저 대사가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벅찬 목소리로 "크리스틴 다에, 신이 당신을 빚을 때 분명 미소 짓고 있었을 거예요" 라고 이어가는 부분도 아주 떨렸고.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무언가를 접한 순간의 감동을 고스란히 표현해줘서 무척 가슴이 떨렸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에 숨어사는 미스터리한 존재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모양이다. 1막을 보면서는 사라지지 않는 류팬텀의 잔상에 재연은 많이 보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는데, 2막에서는 펑펑 눈물을 쏟아내며 그래도 이 아름답고 비극적인 극을 가능한 많이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보고 있자면 감정몰입이 심해서 아프고 힘들긴 하지만, 묘한 행복과 벅참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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