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어제 일부러 일찌감치 침대에 올랐지만,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한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 가까스로 잠에 들었지만, 한 시간 단위로 계속 번뜩 눈을 뜨게 됐다. 밤새 굉장히 얕은 잠에 짓눌리며 불면에 시달렸다.
학창시절 이불을 뒤집어쓰고 이어폰을 낀 채 아주 늦은 밤 특유의 저음으로 진행하던 그의 라디오를 듣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귓가에 들려오는 듯한 마왕 특유의 조소 어린 말투도, 그 말투의 이면에 깔려있던 많은 것들에 대한 애정도, 생방을 하기만 하면 방송사고를 내지 않기 위해 수없이 삐- 소리를 넣으며 필사적인 노력을 해야만 했던 피디를 놀려먹던 그의 웃음도. 십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그 시간에 그 주파수를 맞추면 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고스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자기정체성 뚜렷하던 그의 음악도, 그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그립다. 부디 가신 곳은 평안하고 건강하시길.
정말이지 '죽음'이 많은 한 해다. 죽음이 이토록 가까이 있음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2014년이 채 끝나지도 않았건만, 열달 동안 이미 너무 많은 죽음을 목격했다. 앞으로 남아있는 두 달마저 벌써 아플 것 같아 걱정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무겁다.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