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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in 샤롯데씨어터, 2015.07.29 8시 공연





엄마 모시고 지크슈 5차. 거의 3주 만의 지크슈 관극이었고, 은저스는 한 달을 넘기고서야 다시 만났다. 





5차 관극인데 지금까지 지저스-유다 페어가 다 다르다ㅋ 이왕 이렇게 됐으니 은곰을 봐야하나 싶기도 하고ㅋㅋ 은한에, 김빌은 자첫이었다. 지빌과는 또다른 매력의 연기를 선보였는데, 지저스가 그에게 끌려오자 '꺼져'라며 단호하게 헤롯에게 쫓아내버리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고압적인 재판관의 모습을 보여주던 그가 채찍 숫자를 세다가 목이 메이고, 옷에 묻은 지저스의 피를 닦아내려 광기어린 몸짓으로 문질러대니 그 차이가 적나라하게 표현됐다. 근데 난 역시 지빌이 더 취향이야......ㅎ...... 대극장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과장된 연극적 표현들이 나는 참 좋더라고. 하지만 앞으로 남은 표는 다 김빌인게 함정ㅋ 김빌도 보다보면 더 좋아지겠지, 뭐.





오블 15열인데도 표정은 잘 보였다. 하지만 역시 음향은...... 음향이 중요하다면 샤롯데에선 1층 중블에 앉자.



※스포있음※



한유다는 개인스케쥴 때문에 오랜만에 지크슈 무대에 섰다. 그래서 짱짱한 목상태를 기대했는데, 아직 로딩이 필요해보였다ㅠ 그러나 유다데쓰는 정말, 5번의 관극을 통틀어 최고였다. 감정도, 목소리도 완벽했다. 이날의 노선은 약간 해설자의 위치였다. 첫곡 헤븐 때부터 무대 맨 앞쪽에서 계속 오른쪽 왼쪽을 왔다갔다하면서 마치 관객에게 자신의 입장을 알아달라는 듯 노래했다. 유다데쓰까지도 역시 이 노선이 이어져서, '당신이!!!!! 나를 죽이는 거야!! 날 봐!!!!!' 하며 절규하는 목소리가 비단 지저스 한 사람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대중들에게 쏟아내며 억울함과 비통함을 호소하는 듯했다. 이렇게 해석하게 된 근거는, 이날 한유다는 자신의 행동이 지저스의 죽음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외면하나, 이렇게-' 라며 무릎꿇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쏟아내는 목소리. 지저스가 손을 뻗어 만진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잠시 만져보고 헛웃음치는 모습. 퇴장 타이밍을 늦춰 가야바들이 등장하고 나서야 무대 뒤쪽으로 걸어가는데 그 와중에 그들과 분명히 시선을 마주하는 연기. 기도하는 지저스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고는 그 시선을 잠시 받다가 고개를 떨구기만 할 뿐, 평소처럼 도망가듯 뒷걸음치며 그에게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체포 장면에서 지저스 옆으로 내동댕이쳐졌을 때 자신의 배신으로 인해 지저스가 죽는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고 놀라기보다는, 그저 차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온몸을 부들대며 고통스러워하더라. 그는, 자신의 선택이 낳을 결과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배신은 속에서 고통스럽게 쥐어 짜냈다기보다는, 정말 자신이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그가 나에게 이런 일을 시킨다는 상황 자체가 믿기지 않아 허탈해하면서, 분명 후회하게 되리란 걸 잘 알면서도 뱉어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은저스. 1차 관극 때 같이 펑펑 눈물 쏟으며 흘러넘치는 그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었는데, 후기들을 보니 노선이 자꾸 내가 원치 않는 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차일피일 재관람을 미뤘다. 그리고 역시, 1차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지저스였다. 목 상태도 베스트는 아니어서 탁성이 조금씩 섞였고, 고음도 완전히 깔끔하진 않았다. 하지만 겟세마네. 라스트서퍼 후 제자들의 이름을 부르는데 베드로 부르고 요한, 하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반주가 시작되고 무릎을 꿇고 노래하는 은저스. 아이워너노우, 아주 절박하게 빌고 감정을 내뿜으며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치더니, 아이해브투노우, 하며 일어나 하늘에 삿대질을 했다. 얼마나 더 위대한 걸 이루시나요, 를 꾹꾹 눌러 이악물듯 내뱉더니 why에서 절규. 중간박수. 유난히 긴 텀. 여기서 정잴이 눈물을 훔쳤다는 리뷰를 어디선가 읽었는데 확실하진 않다. 그러나 텀은 확실히 평소보다 길었다. 잦아드는 중간박수 속에서 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 체념. 지금!!!! 하고 비명처럼 외치는 마지막 말. 감정을 쏟아낸 겟세마네 이후, 급변한 군중들의 태도에 은저스는 황망함보다는 허탈함을 더 명확히 보여줬다. 헤롯송은 내내 고개를 떨군 채 덤덤한 표정이었고, 유다데쓰 직후엔 하늘을 노려봤다. 그리고 채찍 직전 빌라도의 절규 같은 질문에, 그에게,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미소지어줬다. 반항하고 원망하다 체념하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1막 하우투럽힘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다. 기도하는 장소에 도달해서도 가만히 서있다가 쏟아지는 조명에 고개를 들어 그 빛을 잠시 바라보더니 아주 천천히 무릎 꿇고는, 또 한참 빛을 바라보다 가만히 두 손을 모아쥐고 천천히 고개를 떨궜다. 아, 인간이다. 아직은 인간이구나. 휘청거리며 십자가를 지고 가다가 정말 쓰러질 뻔했던 그의 뒷모습에 수많은 감정이 무가 되어 흩어지는 듯했다. 채찍 씬이나 십자가 씬에서 몸을 좀 과하게 흔드는데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이해는 하지만 동작 자체가 많이 어색해서 아쉬웠다. 몸 사용하는 것도 연기의 일부인데ㅠ 마음에 드는 부분과 영 아쉬운 부분이 공존하던 은저스였다.  





이날 앙들 컨디션이 참 좋았는데, 특히 시몬!!! 와 시몬질럿 정말 좋았다. 앙들의 깨알같은 표정연기들도 좋았고. 안나스 배우도 삑 안났다ㅠㅠb 초반 노래들은 음을 조금 낮추긴 했는데, 그래도 후반부 근본없는 고음도입부를 무사히 넘겨줘서 좋았다. 한유다도 노래 엄청 낮춰 부르더만. 헤븐 마지막 파트를 그렇게 죄다 낮춰 부를 줄은. 은저스는 어딘지 기억 안나는데 가성 한 번 쓰고 하이드 수준으로 낮은 음을 쓰고 그래서 놀랐다. 유두리 있게 음을 변형시켜 넘버 소화하는 능력이 멋지더라. 정말 지크슈 넘버는 자비가 없어도 너무 없어. 





파란을 일으킨 가야바의 학다리 하트ㅋㅋㅋㅋㅋ 기겁하며 말리려드는 안나스 때문에 더 빵 터졌다.





영미마리아. 목소리가 참 좋다.







폰카를 확대까지 해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구리지만ㅠㅠ 윙크도 손하트도 어색하기 그지 없는 은저스ㅋㅋ










커튼콜 찍기보다는 박수를 보내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이 사진들은 다 엄마가 찍으신 거다ㅋㅋㅋ 내가 찍은 건 한유다의 슈퍼스타. 본공 슈퍼스타는 냉랭하고 시니컬했지만, 커튼콜의 슈퍼스타는 '사랑해'가 넘쳐났다ㅋㅋ 





음향이 거지고 화질도 거지고 구도도 거지네ㅠ 커튼콜 보고 나오며 엄마의 총평은 "쎅씨한 유다" 하나였다ㅋㅋ 일반인 영업하기에는 한유다 커튼콜이 최고인 듯. 유다데쓰에서도 울컥하셨다고 했고.



포스팅 마치기 전,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유다데쓰 관련해서 한 마디.



"내가 죽으면, 예언대로 당신이 메시아가 되는 겁니까!"



유다데쓰의 이 대사는 지나치게 직설적이라 썩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날 공연의 한유다 목소리에서 뚝뚝 묻어나오는, 허망함과 무력감을 섞은 악에 받친 감정이 이 대사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유다의 배신' 은 믿었던 제자에게 배신당한 지저스의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배신자의 죽음까지 이어진 후에 비로소 '끝없이 후회로 점철된' 배신자 유다와 '고통스런 희생을 통해서 영원히 추앙될 선구자' 지저스의 극명한 대비가 완성된다. 자발적으로 한 '선택'이 아니라 극단에 내몰려 어쩔 수 없이 정해진 '결말'을 행한 유다에게 쏟아지는 말은 오직 이것 뿐. "잘했다 유다, 불쌍한 유다." 그런 유다가 결국 가게 된 곳은 결국 지옥ㅋ 참 허망하다. 





마지막 티켓팅도 거하게 말아먹어서 가슴이 아프다....ㅠ 1차 티켓팅 때 은재 중블2열을 잡았던 게 나였을리가. 11년째 아이돌 빠수니를 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티켓팅을 못하다니. 비록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8월 평일 마재 공연 2개와 9월 재저스 막공을 잡아놨다. 은저스는 일단 보류. 마저스가 미국 돌아가기 전에 머리 풀고 열심히 같이 달려야 하는데, 현실은 왜 이토록 잔인하기만 할까. 흡. 그나저나 헤드윅 4차가 가장 많이 회전문 돌았던 거였는데, 이번 공연으로 기록을 경신했네. 이렇게 뮤덕의 인생극은 늘어만 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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